습관처럼-高 煥坤 습관처럼 습관처럼 ; 詩 / 高 煥坤 어쩌다가 사랑을 하고 어쩌다가 이별을 하여 바람처럼 스치는 추억을 안고 다시 어제 같은 오늘을 살았습니다 난 습관처럼 하늘을 보고 또 습관처럼 거울을 보며 이슬처럼 흐르는 눈물을 닦고 다시 심장에 살고 있는 너와 함께입니다 하루는 사랑을 떠.. 글의 향기/주머니속의 애송시 2012.05.12
다 잊고 사는데도/원태연 다 잊고 산다 그러려고 노력하며 산다 그런데 아주 가끔씩 가슴이 저려올 때가 있다 그 무언가 잊은 줄 알고 있던 기억을 간간이 건드리면 멍하니 눈물이 흐를 때가 있다 그 무엇이 너라고는 하지 않는다 다만 못 다한 내 사랑이라고는 한다. 글의 향기/주머니속의 애송시 2012.05.11
사랑은 불이 아님을 / 문정희 사랑은 불이아님을 문정희 사랑은 불이 아님을 알고 있었다 잎새에 머무는 계절처럼 잠시 일렁이면 나무는 자라고 나무는 옷을 벗는 사랑은 그런 수긍 같은 것임을 그러나 불도 아닌 사랑이 화상을 남기었다 날 저물고 비 내리지 않아도 저 혼자 흘러가는 외롭고 깊은 강물 하나를 글의 향기/주머니속의 애송시 2012.05.11
사람들은 왜 모를까 / 김용택 사람들은 왜 모를까 / 김용택 이별은 손 끝에 있고 서러움은 먼데서 온다 강 언덕 풀잎들이 돋아나며 아침 햇살에 핏줄이 일어선다 마른 풀잎들은 더 깊이 숨을 쉬고 아침 산그늘 속에 산벗꽃은 피어서 희다 누가 알랴 사람마다 누구도 닿지 않은 고독이 있다는 것을 돌아앉은 산들은 외.. 글의 향기/주머니속의 애송시 2012.05.11
그대 우는 것을 보았지/G G 바이런 그대 우는 것을 보았다. 굵고 반짝이는 눈물이 그대의 푸른 눈에서 흘러내리는 것을, 제비꽃에 망울진 이슬처럼 그대 초롱히 웃음 짓는 걸 보았다. 청옥의 광채조차 그대 곁에선 비할 바 없어라, 그대 눈동자에 비친 영롱한 빛 앞에, 구름이 저 먼 태양으로부터 깊고 부드러운 노을을 받아.. 글의 향기/주머니속의 애송시 2012.05.11
허락된 과식 / 나희덕 허락된 과식 나희덕 이렇게 먹음직스러운 햇빛이 가득한 건 근래 보기 드문 일 오랜 허기를 채우려고 맨발 몇이 봄날 산자락에 누워 있다 먹어도 먹어도 배부르지 않은 햇빛을 연초록 잎들이 그렇게 하듯이 핥아먹고 빨아먹고 꼭꼭 씹어도 먹고 허천난 듯 먹고 마셔댔지만 그래도 남아도.. 글의 향기/주머니속의 애송시 2012.05.11
산경 / 도종환 산경 도종환 하루 종일 아무 말도 안 했다 산도 똑같이 아무 말도 안 했다 말없이 산 옆에 있는 게 싫지 않았다 산도 내가 있는 것 싫어하지 않았다 하늘은 하루 종일 티 없이 맑았다 가끔 구름이 떠오고 새 날아왔지만 잠시 머물다 곧 지나가버렸다 내게 온 꽃잎과 바람도 잠시 머물다 갔.. 글의 향기/주머니속의 애송시 2012.05.11
길 말리기 / 김규성 46 http://cafe.daum.net/sonpoet/2C0E/23557 길 말리기 김규성 애써 길을 내지 마라 길이 있으면 또 곧 떠나야 한다 빈집에 군불을 지피지 마라 머물 곳이 없어야 떠날 곳도 없다 길에 이름을 달지 마라 이름이 없어야 애먼 발길 모여들지 않는다 산은 천년을 가부좌한 채 모였다 흩어지는 먼지를 지.. 글의 향기/주머니속의 애송시 2012.05.11
사랑이 그대를 부르면/칼릴지브란 사랑이 그대를 부르면 사랑이 그대를 부르거든 그를 따르라. 비록 그 길이 힘들고 가파를지라도. 사랑의 날개가 그대를 감싸안거든 그에게 온 몸을 내맡기라. 비록 그 날개 안에 숨은 칼이 그대를 상처 입힐지라도. 사랑이 그대에게 말할 때는 그 말을 신뢰하라. 비록 북풍이 정원을 폐허.. 글의 향기/주머니속의 애송시 2012.05.11
눈물 / 유안진 눈물 / 유안진 그는 내 뼈 중의 뼈요 내 살 중의 살이라 뼈가 녹아 물이 되고 살이 녹아 물이 되고 살아가는 길 긴 여과의 과정에서 하늘이 쪼개지고 땅이 울부짖는 날이 날마다 사랑도 시도 그리고 학문도 배신을 일삼는 수치와 약점일 뿐 녹아도 녹아도 녹지 않는 뼈와 살 오직 그 하나 .. 글의 향기/주머니속의 애송시 2012.05.1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