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사화 / 구재기 상사화 / 구재기 내 너를 사랑하는 것은 너와는 전혀 무관한 일이다. 지나는 바람과 마주하여 나뭇잎 하나 흔들리고 네 보이지 않는 모습에 내 가슴 온통 흔들리어 네 또한 흔들리리라는 착각에 오늘도 나는 너를 생각할 뿐 정말로 내가 널 사랑하는 것은 내 가슴 속의 날 지우는 것이다 글의 향기/주머니속의 애송시 2012.09.16
어느날의 커피 / 이해인 어느날의 커피 / 이해인 어느날 혼자 가만히 있다가 갑자기 허무해지고 아무 말도 할 수 없고 가슴이 터질 것만 같고 눈물이 쏟아질 것만 같아 누군가를 만나고 싶은데 만날 사람이 없다 주위에는 항상 친구들이 있다고 생각했는데 이런 날 이런 마음을 들어 줄 사람을 생각하니 수첩에 .. 글의 향기/주머니속의 애송시 2012.09.16
그대 침묵으로 바람이 되여도 / 이해인 그대 침묵으로 바람이 되어도 이해인 눈을 감아도 마음으로 느껴지는 사람.. 그대 침묵으로 바람이 되어도.. 바람이 하는 말은 가슴으로 들을 수가 있습니다.. 아침 햇살로 고운 빛 영그는 풀잎의 애무로.. 신음하는 숲의 향연은 비참한 절규로.. 수액이 얼어 나뭇잎이 제 등을 할퀴는 것도.. 글의 향기/주머니속의 애송시 2012.09.16
작정 / 유안진 작정 유안진 모르며 살기로 했다 시린 눈빛 하나로 흘러만 가는 가을강처럼 사랑은 무엇이며 삶은 왜 사는 건지 물어서 얻은 해답이 무슨 쓸모 있었던가 모를 줄도 알며 사는 어리석음이여 기막힌 편안함이여 가을 하늘빛 같은 시린 눈빛 하나로 무작정 무작정 살기로 했다 글의 향기/주머니속의 애송시 2012.09.16
가을 고백 / 문정희 가을 고백 문정희 지금 와서 무엇을 속이랴 내 가슴 속에는 가난과 기침말고는 사랑이 가득 숨어 지난 여름 내내 불볕이었던 것을 어떻게 하랴 바람 불어오는 벌판 가만히 만삭으로 물드는 수밖에 글의 향기/주머니속의 애송시 2012.09.06
산, 귀를 닫다 / 김제현 산, 귀를 닫다 김제현 보내지 않아도 갈 사람은 다 가고 기다리지 않아도 올 사람은 오느니 때없이 서성거리던 일 부질없음을 알겠네 산은 귀를 닫고 말문 또한 닫은 강가 느끼매 바람소리, 갈대 서걱이는 소리뿐 한종일 마음 한 벌 벗고자 귀를 닫고 서 있네 글의 향기/주머니속의 애송시 2012.09.06
침묵이 사랑이라 하시오면 / 주현중 침묵이 사랑이라 하오시면/주현중. 잊고 살았다 하리다 잊혀지는 그대를... 무얼 했냐고 물으시면 꽃 파는 임에 손길 외면할 자신이 없었다 하리다 그들도 삶이었다고... 찾아주지 않았다 하오시면 방황속에서 배회하고 있을 때 내 이름 한번 아니 불렀다 하리다 그저 바라보고만 있지 않.. 글의 향기/주머니속의 애송시 2012.09.06
힘들어 하는 너에게 힘들어 하는 너에게 힘들어 하는 너에게 마음속에 배수로를 수시로 점검하지 않으면 자괴감의 이물질이 이끼처럼 쌓여서 답답해지고 차츰 차츰 자신을 잃게된단다 자신을 돌보지 않으면 소리도 없이 자취를 감추기도 하지 찾으려면 더 숨어 버려 지치고 힘들어 지게 된단다 우리, 자신.. 글의 향기/주머니속의 애송시 2012.08.31
운명처럼 다가온 당신 운명처럼 다가온 당신 처음 만났을 때부터 전혀 낯설지 않은 이상하게 오래된 친구 같고 오래된 연인 같은 당신... 이 세상 어느 곳에 마음 둘 곳 없는 나에게 이토록 가슴 벅찬 기쁨을 준 당신이 있어 좋습니다. 어느 누구의 사랑도 담을 수 없을 것 같은 허전한 가슴속에 운명처럼 다가 .. 글의 향기/주머니속의 애송시 2012.08.30
작은 의자이고 싶습니다 작은 의자이고 싶습니다 나는 잎이 무성한 느티나무 그 아래 작은 의자이고 싶습니다 그래서 당신이 지치고 곤하여 의기소침해 있는 날 내가 당신에게 편한 휴식이 되었으면 좋겠습니다 그저 아무런 부담 없이 왔다가 당신이 자그마한 여유라도 안고 갈 수 있도록 더 없는 편안함을 주었.. 글의 향기/주머니속의 애송시 2012.08.3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