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와 나타샤와 흰 당나귀 나와 나타샤와 흰 당나귀 -백석- 가난한 내가 아름다운 나타샤를 사랑해서 오늘밤은 푹푹 눈이 나린다. 나타샤를 사랑은 하고 눈은 푹푹 날리고 나는 혼자 쓸쓸히 앉어 소주를 마신다. 소주를 마시며 생각한다. 나타샤와 나는 눈이 푹푹 쌓이는 밤 흰 당나귀 타고 산골로 가자 출출이 우는.. 글의 향기/주머니속의 애송시 2012.12.20
나는 외로웠다 / 이정하 나는 외로웠다 / 이정하 바람 속에 온몸을 맡긴 한 잎 나뭇잎... 때로 무참히 흔들릴 때 구겨지고 찢겨지는 아픔보다 나를 더 못견디게 하는 것은 나 혼자만 이렇게 흔들리고 있다는 외로움이었다. 어두워야 눈을 뜬다. 혼자일 때... 때로 그 밝은 태양은 내게 얼마나 참혹한가 나는 외로웠.. 글의 향기/주머니속의 애송시 2012.12.20
물은 흘러감에 다시 못 온다 해도 / 조병화 물은 흘러감에 다시 못 온다 해도 / 조병화 헛되고 헛된 것이 생이라 하지만 실로 헛되고 헛된 것은 그렇게 생각을 하는 생각일 뿐 언젠가 너와 내가 강가에서 이야기한 것처럼 물은 흘러감에 다신 못 온다 해도 강은 항상 그 자리흐르고 있는 것 이 세상 만물 만사가 헛되고 헛된 것이라 .. 글의 향기/주머니속의 애송시 2012.12.20
살아온 세월은 아름다웠다 ...유안진 살아온 세월은 아름다웠다 ...유안진 살아온 세월은 아름다웠다고 비로소 가만가만 끄덕이고 싶습니다. 황금저택에 명예의 꽃다발로 둘러 싸여야만이 아름다운 삶이 되는 것은 아니라고 길지도 짧지도 않았으나 걸어온 길에는 그립게 찍혀진 발자국들도 소중하고 영원한 느낌표가 되어 .. 글의 향기/주머니속의 애송시 2012.12.17
내겐 모두 은혜인 것을 / 오광수 내겐 모두 은혜인 것을 / 오광수 내가 아픔을 몰랐다면 이렇게 간절한 기도를 할 수 있었을까? 새날이 기다려지고 아침과 함께 찾아온 햇살이 저리도 고운 것을 내가 알기나 했을까? 사랑하는 이들의 목소리가 반갑고 함께할 수 있음에 너무나 감사한데 더하여 또 다른 하루를 선물로 받.. 글의 향기/주머니속의 애송시 2012.12.10
첫눈-이정하 SNOW IN THE MORNING -ANDANTE 첫눈 아무도 없는 뒤를 자꾸만 쳐다보는 것은 혹시나 네가 거기 서 있을 것 같은 느낌이 들어서이다. 그러나 너는 아무데도 없었다. 낙엽이 질 때쯤 나는 너를 잊고 있었다. 색바랜 사진처럼 까맣게 너를 잊고 있었다. 하지만 첫눈이 내리는 지금, 소복소복 내리는 눈.. 글의 향기/주머니속의 애송시 2012.12.07
우리가 눈발이라면 /안도현 우리가 눈발이라면 /안도현 우리가 눈발이라면 허공에서 쭈빗쭈빗 흩날리는 진눈깨비는 되지 말자 세상이 바람 불고 춥고 어둡다 해도 사람이 사는 마을 가장 낮은 곳으로 따뜻한 함박눈이 되어 내리자 우리가 눈발이라면 잠 못 든 이의 창문 가에는 편지가 되고 그이의 깊고 붉은 상처 .. 글의 향기/주머니속의 애송시 2012.12.06
가고 오지 않는 사람...김남조 가고 오지 않는 사람...김남조 가고 오지 않는 사람이 있다면 더 기다려 줍시다 더 많이 사랑했다고 부끄러워 할 것은 없습니다 더 오래 사랑한 일은 더군다나 수치일 수 없습니다 부디 먼저 사랑하고 더 많이 사랑하고 더 나중에까지 지켜주는 이 됩시다 과거 진행형으로 우는 음악 ...문.. 글의 향기/주머니속의 애송시 2012.12.05
12월... 오세영 12월 ... 오세영 불꽃처럼 남김없이 사라져 간다는 것은 얼마나 아름다운 일인가 스스로 선택한 어둠을 위해서 마지막 그 빛이 꺼질 때 유성처럼 소리없이 이 지상에 깊이 잠든다는 것은 얼마나 아름다운 일인가 허무를 위해서 꿈이 찬란하게 무너져 내릴 때 젊은 날을 쓸쓸히 돌이키는 눈.. 글의 향기/주머니속의 애송시 2012.12.0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