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의 향기/주머니속의 애송시

나는 외로웠다 / 이정하

vincent7 2012. 12. 20. 17:30

 
나는 외로웠다
 
                                                                                   / 이정하
 
 



바람 속에 온몸을 맡긴
한 잎 나뭇잎...


때로 무참히 흔들릴 때
구겨지고 찢겨지는 아픔보다

나를 더 못견디게 하는 것은


나 혼자만 이렇게

흔들리고 있다는 외로움이었다.

 


 

 

 

어두워야 눈을 뜬다.
혼자일 때...

때로 그 밝은 태양은
내게 얼마나 참혹한가


나는 외로웠다.
어쩌다 외로운아니라

한순간도
빠짐없이
외로웠다.

 

 


 

그렇지만 이건 알아다오.

외로워서

너를 사랑한 건

아니라는 것

 


그래...
내 외로움의 근본은 바로 너다.

 


다른 모든 것과 멀어졌기 때문이 아닌
무심히 서 있기만 하는 너로 인해

그런 너를 사랑해서 나는 나는

하염없이 외로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