쓸쓸한 편지/ 정호승 쓸쓸한 편지 정호승 오늘도 삶을 생각하기보다 죽음을 먼저 생각하게 될까봐 두려워라 세상이 나를 버릴 때마다 세상을 버리지 않고 살아온 나는 아침햇살에 내 인생이 따뜻해질 때까지 잠시 나그네새의 집에서 잠들기로 했다 솔바람소리 그친 뒤에도 살아가노라면 사랑도 패배할 때가 있는 법이다 .. 글의 향기/주머니속의 애송시 2011.03.23
긴 겨울에 이어지는 봄이 우리인 것을 - 고은 // 긴 겨울에 이어지는 봄이 우리인 것을 우리나라 사람 여싯여싯 질겨서 지난 겨울 큰 추위에도 얼어죽지 않고 무사히 보냈습니다 그러나 삼한사온 없어진 그런 겨울 백 번만 살면 너도 나도 겨울처럼 산처럼 깊어지겠습니다 추위로 사람이 얼어죽기도 하지만 사람이 추위에 깊어집니다 우리나라 사.. 글의 향기/주머니속의 애송시 2011.03.23
어떤 결심 ㅡ 이해인 마음이 많이 아플 때 꼭 하루씩만 살기로 했다 몸이 많이 아플 때 꼭 한순간씩만 살기로 했다 고마운 것만 기억하고 사랑한 일만 떠올리며 어떤 경우에도 남의 탓을 안하기오 했다 고요히 나 자신만 들여다보기로 했다 내게 주어진 하루만이 전 생애라고 생각하니 저만치서 행복이 웃으며 걸어왔다 글의 향기/주머니속의 애송시 2011.03.23
봄길 ㅡ 정호승 길이 끝나는 곳에서도 길이 있다 길이 끝나는 곳에서도 길이 되는 사람이 있다 스스로 봄길이 되어 끝없이 걸어가는 사람이 있다 강물은 흐르다가 멈추고 새들은 날아가 돌아오지 않고 하늘과 땅 사이의 모든 꽃잎들은 흩어져도 보라 사랑이 끝난 곳에서도 사랑으로 남아 있는 사람이 있다 스스로 사.. 글의 향기/주머니속의 애송시 2011.03.15
봄의 금기 사항 / 신달자 봄의 금기 사항 / 신달자 봄에는 사랑을 고백하지 마라 그저 마음 깊은 그 사람과 나란히 봄들을 바라보아라 멀리는 산 벚꽃들 은근히 꿈꾸듯 졸음에서 깨어나고 들녘마다 풀꽃들 소근소근 속삭이며 피어나며 하늘 땅 햇살 바람이 서로서로 손잡고 도는 봄들에 두 발 내리면 어느새 사랑은 고백하지 .. 글의 향기/주머니속의 애송시 2011.03.15
봄날의 아침 // 봄날의 아침 아아, 열린 방문 저쪽 저기 있는 것은 아몬드나무 불꽃 같은 꽃을 달고 있다. 이제 다투는 일은 그만두자 아아, 열린 방문 저쪽 저기 있는 것은 아몬드나무 불꽃 같은 꽃을 달고 있다. 이제 다투는 일은 그만두자 이제는 정말 봄 ! . . . 보라 저 참새는 자기 혼자라 생각하면서 그 얼마나 .. 글의 향기/주머니속의 애송시 2011.03.02
49%의 그리움과 51%의 기다림 49%의 그리움과 51%의 기다림 당신으로 향하는 내마음이 진정한 사랑이기에 그리움보다 더한 기다림이란 색깔로 온통 제마음을 물들이겠습니다. 조금 모자란 그리움이면 어떠하겠습니까? 기다림이 숙성되어 언제까지나 당신과 함께 할 수 있는 사랑이라면 당신이 가진 그리움마져도 내몫으로 알고 이.. 글의 향기/주머니속의 애송시 2011.03.02
너에게 띄우는 글 / 이해인 너에게 띄우는 글 - 이 해인 - 사랑하는 사람이기 보다는 진정한 친구이고 싶다. 다정한 친구이기 보다는 진실이고 싶다. 내가 너에게 아무런 의미를 줄 수 없다 하더라도 너는 나에게 만남의 의미를 전해 주었다. 순간의 지나가는 우연이기 보다는 영원한 친구로 남고 싶었다. 언젠가는 헤어져야 할 너.. 글의 향기/주머니속의 애송시 2011.03.02
아침 기도/ 유안진 아침 기도/ 유안진 아침마다 눈썹 위에 서리 내린 이마를 낮춰 어제처럼 빕니다. 살아봐도 별 수 없는 세상일지라도 무책(無策)이 상책(上策)인 세상일지라도 아주 등 돌리지 않고 반만 등 돌려 군침도 삼켜가며 하늘로 머리 둔 이유도 잊지 않아가며 신도 천사도 아닌 사람으로 가장 사람답게 살고 싶.. 글의 향기/주머니속의 애송시 2011.03.0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