처음처럼 ...용혜원 처음처럼 - 용혜원 - 우리 만났을 때 그 때처럼 처음처럼 언제나 그렇게 순수하게 사랑하고 싶습니다 처음 연인으로 느껴져 왔던 그 순간의 느낌대로 언제나 그렇게 아름답게 사랑하고 싶습니다 퇴색되거나 변질되거나 욕심부리지 않고 우리 만났을 때 그 때처럼 처음처럼 언제나 그렇게.. 글의 향기/주머니속의 애송시 2018.05.20
그대 머문 숲으로 가면 ... 배월선 그대 머문 숲으로 가면 배월선 나의 숲에는 맑은 인연으로 숨쉬는 그대 있어 하늘과 구름이 손짓하는 모양 대로 서툰 햇살이라도 내려서 이름모를 꽃으로 피어도 어깨를 맞대어 푸르게 웃는 풀잎인 것은 오직 그대라서 그래요 칭칭 동여맨 붕대 풀어 마른 풀섶에서 노을로 떠나고 계절을.. 글의 향기/주머니속의 애송시 2018.05.20
별을 따러 간 남자 ...... 장시하 세상에 온통 사랑이 가득한 날 나 사랑의 노를 저어 저 하늘 별 하나 따러 하늘로 올라 가리라 나 그 별에 유칼림투스 나무 곱게 심고 그 별 이름 유칼립투스 별이라 하겠다 유칼립투스 나무 아름드리 자라나면 나 그 별에 사랑집 한 채 예쁘게 짓겠다 그집 앞에 작은 우체통 하나 만들어 .. 글의 향기/주머니속의 애송시 2018.05.05
빗소리를 들으며... 안도현 빗소리를 들으며... 안도현 . . 1970년대 편물점 단칸방에 누나들이 무릎 맞대고 밤새 가랑가랑 연애 얘기하는 것처럼 비가 오시네 나 혼자 잠든 척하면서 그 누나들의 치마자락이 방바닥을 쓰는 소리까지 다 듣던 귀로, 나는 빗소리를 듣네 빗소리는 마당이 빗방울을 깨물어 먹는 소리 맛.. 글의 향기/주머니속의 애송시 2018.04.23
오후... 유안진 그림/천경자 * 오후 / 유안진 천천히 담담하게 조용히 객쩍고 미안하게 …… 이런 말들과 더 어울리는 오후(午後) 그래서 오후가 더 길다 그런 오후를 살고 있다 나는 지는 해가 더 처절하고 더 장엄하고 더 할말 많고 더 고독하지만 그래서 동치미 국물보다 깊고 깊은 맛이여 그런 오후를 .. 글의 향기/주머니속의 애송시 2018.03.19
내 마음에도 봄이 오면 ...김용화 내 마음에도 봄이 오면 김용화 내 마음에도 봄이 오면 노랗고 빨간 꽃들이 지천으로 필까.. 파아란 하늘 아래 연한 바람이 불고 연녹색 환희로 가슴 벅찰까.. 오손도손 웃음 소리가 들리고 포근한 정이 보드랍게 쌓일까.. 내가 순수했던 어릴적엔 몰랐네 마음에도 오솔길이 있었고 마음에.. 글의 향기/주머니속의 애송시 2018.02.16
생명 - 김남조 생명 - 김남조 생명은 추운 몸으로 온다. 벌거벗고 언 땅에 꽂혀 자라는 초록의 겨울보리 생명의 어머니도 먼 곳 추운 몸으로 왔다. 진실도 부서지고 불에 타면서 온다. 버려지고 피 흘리면서 온다. 겨울나무들을 보라. 추위의 면도날로 제 몸을 다듬는다. 잎은 떨어져 먼 날의 섭리에 불려.. 글의 향기/주머니속의 애송시 2018.02.1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