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의 향기/산행교실-안전대비

산에서의 응급처치법 정리

vincent7 2013. 10. 31. 12:20

 

[왕초보를 위한 등산특강ㅣ응급 처치_등산교육원 박태원 교수]

 

 났을 때 비비지 말고, 삐었을 땐 라이스 요법을

 

'왕초보가 응급상황을 맞을 일이 있을까?' 싶지만 산에서의 응급상황은 초보자와 베테랑을 가리지 않는다. 등산을 하지 않더라도 응급처치는 상식으로 알아두는 것이 좋다. 응급처치에 대한 작은 지식이 누군가의 안전을 지키고 목숨을 구하는 밑바탕이 될 수 있다.


보통 응급상황이라 하면 바위에서 추락하는 대형 사고를 떠올린다. 그러나 현실에선 무기력증이 많다. 무기력은 탈진을 비롯한 복합적인 증세로 정상적인 산행을 할 수 없는 상태를 말한다. 무기력은 먹고 입고 걷는 것, 세 가지의 조화가 깨졌을 때 온다. 즉 영양을 잘 섭취하고 체온 조절을 하고, 무리한 산행을 피해야 하는 것이다. 이때 가장 처음 찾아오는 것이 무기력 증세고 이로 말미암아 조난이나 저체온증 같은 사고로 연결된다.

무기력 극복의 왕도, 휴식

무기력할 땐 쉬어야 한다. 누워서 다리를 심장보다 높게 해야 한다. 바닥은 매트리스나 옷을 깔아 체온이 떨어지지 않도록 하고 발아래에는 배낭 등을 받쳐 높여 주어야 한다. 이렇게 10분 정도 휴식 후 행동식을 먹으면 기력을 회복할 수 있다. 이때 주변 사람들은 환자가 불안하지 않게 편안한 분위기를 유도해야 한다.

무기력한 사람의 다리를 높여 주는 것은 피곤할수록 혈액이 다리에 집중되기 때문이다. 심장에서 보내는 피는 많은데 혈관을 돌아 들어오는 피가 적으면 몸은 피곤을 느끼게 된다. 체중이 많이 나가는 사람은 산에서 업고 내려오기가 어렵다. 이렇게 다리를 높여 휴식을 취하면 여간한 경우에는 무기력에서 회복해 자기 발로 걸어갈 수 있다.


 

쥐났을 때 마사지 금물



 

산행 중 다리에 쥐가 났을 때(강직 상태) 가장 흔한 모습이 주물러 주는 것이다. 그러나 강직된 상태에서 주무르는 것은 절대 금물이다. 근육에 산소 공급이 부족할 경우 강직 증상이 오고 근육이 속의 혈관을 꽉 잡아 마비된 상태인데, 이때 주무르면 부종이 심해질 수 있다. 주무르지 말고 이완시켜 줘야 한다.

발끝을 지그시 눌러 근육을 늘려 주는 것이 효과적인 방법이다. 종아리와 허벅지 뒤에 쥐가 온 경우 발 앞꿈치를 환자 몸 쪽으로 눌러 줘야 한다. 종아리와 허벅지 앞쪽에 쥐가 온 경우 발 앞꿈치를 지면 방향으로 눌러 줘야 한다. 이렇게 10분 정도하면 재발 없이 하산할 수 있다.

이때 강하게 하지 말고 부드럽게 해야 한다. 동시에 환자에게 따뜻한 물을 먹여 체온이 떨어지지 않도록 해야 한다. 간혹 일행이 쥐가 난 경우 무턱대고 마사지하고 아스피린을 주는 사람이 있다. 이는 근육을 파열하고 위장 장애를 일으킬 수 있으므로 삼가야 한다.


스트레칭이 응급상황을 막는다

산행 전 스트레칭은 근육을 풀어 쥐가 나는 걸 막고 심혈관 질환을 예방하는 효과가 있다. 스트레칭 동작을 할 때는 빠른 박자로 몸을 누르지 말고, 지그시 눌러 근육을 이완시켜 준다. 지그시 누른 상태에서 정지하고 천천히 열을 세도록 한다. 계단을 활용해 스틱으로 균형을 잡고 아킬레스건을 이완시켜 주는 것도 효과적이다. 이때 체중을 실어 10초 정도 지그시 누른 상태로 정지해야 한다. 5~10분 정도로 약간 땀이 나게 해야 혈액 순환에 효과적이다.





↑ [월간산]

일사병 대처법

일사병은 무더운 날 수분이 많이 빠져나가면서 전해질 손실이 심할 경우 발생한다. 이로 인해 두통이 오고 머리가 멍해지며 심각할 경우 의식을 잃을 수도 있다. 일사병 증세가 있을 경우 그늘에서 쉬면서 이온음료를 마시도록 한다. 전해질 불균형으로 생기는 증상이므로 직접적으로 전해질을 보충하는 이온음료를 마시는 것이 가장 효과적인 방법이다. 그러므로 산행 시에는 물과 더불어 이온음료를 필히 챙겨야 하며, 갈증을 느끼기 전에 미리 수분을 보충해야 한다.

열사병 대처법

열사병은 태양에 장시간 노출되어 발생하며 노약자나 만성질환자에게 많이 발생한다. 열사병은 열 발산이 원활이 이루어지지 않아 체온이 올라가면서 발생한다. 갑작스럽게 발생하며 무력감, 어지러움, 구토, 두통, 신경질 등 다양한 증상이 나타난다. 가장 일반적인 증상은 체온이 40℃ 이상으로 올라가고 의식을 잃고 피부가 건조해지는 것이다. 그늘진 곳으로 이동해 등을 기대고 앉혀 옷깃을 풀고 허리벨트도 풀어 줘야 한다. 열을 낮춰 줘야 하므로 상의를 벗겨 수건에 물을 적셔 닦아 주고 부채질을 해주는 것이 좋다.

일행이 정신을 잃었을 때





↑ [월간산]

119에 전화한다. 상황을 얘기하면 안내원이 대처법을 알려 준다. 스피커폰으로 한 상태에서 119 지시대로 응급처치를 한다. 전화가 안 될 때는 호흡을 하는지 확인할 것. 정신을 잃고 쓰러진 경우 가슴의 기복만으로 호흡을 하는지 알 수 있다. 호흡이 있으면 바른 자세로 편하게 눕혀 혀가 기도를 막지 않도록 한다. 체온을 유지하도록 바닥에 매트리스나 옷을 깔아야 한다. 환자 뺨에 손을 대고 지속적으로 호흡 유무를 확인하며 구조대가 오기를 기다려야 한다. 호흡이 없을 때는 바로 심폐소생술을 한다.

휴대전화가 안 되는 곳에서 정신을 잃었다면

일행이 3명 이상일 경우 한 명은 하산해 구조요청을 해야 한다. 이때 조난지점을 정확히 알려 줘야 한다. 요즘 스마트폰에는 GPS칩이 내장되어 있으며, GPS 기능은 전화가 안 되는 곳에서도 사용가능하다. 그러므로 평소에 스마트폰 GPS 기능을 활용할 수 있는 앱을 다운받아 이용법을 익혀 둬야 한다. 좌표만 알려 주면 헬기가 바로 출동할 수 있기 때문이다.

다른 일행 없이 환자와 자신 두 명만 있다면 환자 곁을 지켜야 한다. 환자가 의식이 없는 경우 떠나선 안 되며 체온을 유지해 의식이 돌아오도록 해야 한다. 의식이 회복되었다면 음식을 먹여 함께 내려가도록 유도해야 한다.


저체온증 대처요령





↑ [월간산]

사람은 체온이 2도만 떨어져도 심각한 증세가 온다. 저체온증 초기에는 피부가 차가워지고 몸을 떨며, 질문에 제대로 답을 못 하는 등 반응속도가 느려지는 증상이다. 그러다 두통, 시력 저하, 갑작스러운 발작 등을 일으킨다. 악화되어 체온이 35℃ 이하로 떨어지면 주요 장기의 기능이 저하되어 사망에 이를 수 있다. 저체온증은 비를 맞고 옷이 젖은 채 산행하다 탈진한 경우 흔히 찾아온다. 바람과 비, 낮은 기온, 심한 피로, 영양 부족, 정신적 스트레스 등이 저체온증을 유발한다.

저체온증 증세가 있을 때 추운 곳에서 그대로 잠들면 사망할 수 있다. 그러므로 비나 바람이 불지 않는 따뜻한 장소로 옮겨야 한다. 옷이 젖었다면 마른 옷으로 갈아입히고 불을 지피고 따뜻한 물을 마시게 하고, 당분이 있는 음식을 먹여 기운을 차리도록 해야 한다. 이때 술을 줘서는 안 된다. 술은 남아 있는 에너지를 소모시킬 뿐 체온을 올리지 못한다. 핫팩처럼 뜨거운 것이 있다면 배, 팔꿈치 안쪽, 목 뒤, 손목을 찜질한다. 이곳은 혈관이 피부와 가까운 곳이므로 열을 빠른 시간에 온몸으로 전달할 수 있다. 환자를 침낭 속에 눕히고 사람의 체온을 나누어 주는 것도 한 방법이다.

추락했을 경우 대처법

추락해서 외상을 입은 경우 육체적·정신적으로 충격이 동반된다. 더불어 체온이 떨어지고 심장이 불규칙하게 뛰고 얼굴이 창백해지며 몸에 쇼크가 온다. 동료가 추락한 경우 절대 움직이게 해선 안 된다.

우선적으로 목의 경추를 보호해야 한다. 사고자가 누워 있다면 자신의 무릎으로 머리를 고정하고 매트리스 방석을 목에 대고 손수건 등으로 묶어 고정한다. 경추를 다치면 중추신경이 마비될 수 있으므로 경추가 움직이지 않게 해야 한다. 구조요청을 하고 경추만 고정한 상태에서 환자를 안정시키는 것이 침착한 대처법이다.





↑ [월간산]

출혈이 있을 정도로 심한 외상을 입었을 때 사고자에게 물을 줘서는 안 된다. 물을 마시면 그대로 상처 부위로 흘러갈 우려가 높아 목마르다고 애원해도 물을 주지 않는다. 다만 깨끗한 타월에 물을 적셔 입가를 적시는 정도만 해야 한다.

산에서 가장 흔한 상황, 염좌 대처법

염좌란 인대가 늘어난 발이 삔 것을 말한다. 염좌는 산에서 가장 흔하게 겪는 부상이다. 이땐 휴식(Rest)과 냉찜질(Ice), 압박(Compression), 올림(Elevation) 네 가지를 해야 한다. 이를 라이스(RICE) 요법이라 한다. 일단 다리를 삐면 움직이지 말고 안정을 취해야 한다. 이때 다리를 심장보다 높게 올려 휴식을 취한다. 무리하게 절뚝거리며 하산하려 하면 악화된다.

등산화를 벗고 냉찜질을 한다. 물을 발목에 붓거나 손수건에 적셔 발목에 대고 있어야 한다. 이렇게 냉찜질을 20분 정도 하면 부종이 생기는 걸 막을 수 있다. 물이 없거나 부족할 때는 비닐에 북사면의 흙을 담아와 대고 있으면 시원해진다. 꼭 북사면이 아니더라도 수분을 함유해 차가운 흙을 담으면 된다. 여름이라 해도 물의 온도와 그늘진 곳 흙의 온도는 비슷하다.

붕대로 발목을 감을 때 너무 심하게 압박하면 혈액 순환에 장애가 생긴다. 보통 발이 삐었을 때 발 안쪽으로 꺾이며 염좌가 생긴 경우가 많다. 붕대를 감을 때는 발이 돌아간 방향으로 감으면 더 악화된다. 발 안쪽에서 바깥으로 감아야 한다. 발바닥과 발목을 교차하며 묶는다.





↑ [월간산]

붕대를 묶은 후에는 다시 양말을 신고 등산화를 신으면 된다. 이때 신발끈을 최대한 당겨서 발목이 움직이지 않게 해야 한다. 발목이 짧은 등산화를 신었다면 스카프를 신발을 신은 상태에서 발목 부위까지 묶어 준다. 이렇게 하면 발목을 꽉 잡아 주는 효과가 있어 하산이 가능하다. 하산 중 다시 통증이 심해지고 열이 나면 휴식과 냉찜질, 붕대 감기를 반복하며 내려가야 한다. 이 과정을 귀찮아해서는 안 된다.

사람들이 가장 많이 저지르는 실수는 삔 부위에 파스를 바르거나 뿌리는 것이다. 파스를 바르면 혈관을 확장시켜 부종을 촉진시킨다. 냉찜질은 최소 12시간에서 72시간을 해야 한다. 산입구에 내려온 다음에는 '쭈쭈바찜질'도 응급조치에 도움이 된다. 가게에서 빙과류 2개를 구입해 차로 이동하는 동안 찜질을 한다. 발이 삔 상태에서 하산주를 마시게 되면 혈관을 더 확장시켜 부종이 심해지게 된다. 이렇게 증상이 악화되면 뼈에 이상이 없어도 다시 산에 가는 데 1년이 걸릴 수도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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골절상 대처법

보통 팔이나 다리가 부러졌을 때는 환자 본인이 알 수 있다. 넘어질 때 "뚝" 하는 소리가 나거나 움직일 수 없을 정도로 고통스럽다. 부러진 부위를 고정하는 것이 중요하므로 매트리스 방석을 부목으로 활용해 양쪽에 대고 스카프로 묶어야 한다.

뱀에 물렸을 때





↑ [월간산]

뱀에 물렸을 때 흔히 칼로 물린 부위를 절개해 빨아서 독을 빼내야 한다고 알고 있지만 이는 잘못된 상식이다. 빨아내는 사람이 독에 감염될 수 있고 절개하면서 2차 손상을 입을 수 있다. 우리나라 뱀은 혈액독, 즉 피를 타고 독이 퍼진다. 그러나 독이 체내에 들어오면 몸이 방어 작용을 하므로 바로 사람이 죽지는 않는다. 뱀에게 물렸을 때 주의사항은 첫째도 안정, 둘째도 안정, 셋째도 안정이다. 피를 타고 독이 퍼지므로 당황해서 뛰어서 하산해선 안 된다. 혈액순환이 빨라지지 않도록 움직임을 최소화해 안정을 취해야 한다.

물린 흔적을 봐야 한다. 독이 없는 뱀은 사람 이빨자국처럼 여러 개가 자국이 남거나 표시가 나지 않는다. 반면 독사는 큰 이빨자국 두 개가 생긴다. 전화가 되지 않는 곳에서 물렸다면 자기 힘으로 하산해야 한다. 이때 정맥지혈을 해야 한다. 느슨하게 물린 부위에서 심장으로 피가 올라가지 않도록 해야 한다. 동맥이 차단되면 괴사해서 팔이나 다리를 잘라야 할 수도 있으므로 묶은 데까지 부어오르면, 그 위를 묶고 아래는 풀어 주기를 반복해야 한다.

나무나 스틱을 돌려 동맥을 완전히 차단해서는 안 된다. 이는 전쟁 중 제대로 된 치료를 할 수 없을 때 심한 출혈로부터 팔을 자르더라도 목숨은 살리기 위한 방편이다. 아무것도 먹게 해서는 안 되며 술은 독을 빨리 퍼지게 한다.


벌에 쏘였을 때

먼저 추가로 쏘이지 않도록 환자를 벌이 없는 안전한 장소로 이동한다. 벌침을 제거해야 하는데 벌침 끝에 벌독이 있으므로 손으로 뽑지 않도록 한다. 신용카드의 모서리로 살살 긁어 낸다. 말벌과 황벌은 그냥 찌르기만 하므로 피부에 침이 남지 않고 꿀벌은 침이 피부에 박혀 있다. 침을 제거하지 않으면 독이 계속 나와 증상이 악화될 수 있다. 손으로 침을 뽑으려 하면 독을 짜는 행위가 되어 독이 몸 안으로 더 들어갈 수 있다.





↑ [월간산]

인근에 화장실이 있다면 비눗물로 상처부위를 세척해 2차감염을 예방하고 얼음찜질을 하여 부종을 감소시킨다. 알러지 반응으로 온 몸이 붓고 호흡곤란이 있다면 즉시 119에 신고해야 한다. 벌에 대한 알러지 반응이 있는 사람은 기도가 부어 호흡곤란으로 죽을 수도 있다. 벌에 대한 과민반응이 있는 사람은 평소에 자신이 이를 알고 있어야 한다.

벌집을 건드렸다면 무조건 뛰어서 500m 이상 도망가야 한다. 낭떠러지가 있어 도망갈 수 없는 상황이라면 옷으로 머리를 감싸고 엎드려 엉덩이를 들어야 한다. 얼굴을 심하게 쏘여 부종이 생기면 호흡기 계통의 질식사 우려가 있기 때문이다.

화상 시 대처법

야영이나 비박, 오토캠핑 인구가 크게 늘어나면서 화상도 빈번하게 일어나는 사고가 되었다. 먼저 화상부위를 흐르는 물에 대어 통증을 덜어 줘야 한다. 간혹 화상 부위에 술을 붓기도 하는데 열을 너무 빨리 빼앗아가 모세혈관을 확장시켜 부종을 유발할 수 있으므로 삼가야 한다. 흐르는 물로 통증을 덜어 주고 깨끗한 손수건 등으로 감싸 감염을 막은 후 병원으로 이동해야 한다.

조난 시 대처법





↑ [월간산]

산에서 길을 잃었을 때는 왔던 길을 되돌아가는 것이 우선이다. 잘못된 길로 계속 가는 것은 꼬인 실타래를 더 복잡하게 만들 수 있다. 혼자 산에 갈 때는 목적지와 코스를 반드시 가족이나 지인에게 알려야 한다. 작은 산에서 길을 잃었다면 계곡만 따라가면 인가와 도로를 만난다.

사고를 당해 움직일 수 없는 상태라 해도 당황해선 안 된다. 정신적인 쇼크는 몸이 다쳤을 경우 더 악화시키는 원인이 되기도 하므로 '반드시 살 수 있다'는 확신을 가지고 침착하게 대처해야 한다. 사람은 식량이 없이도 물만으로도 한 달가량은 버틸 수 있다. 체온을 유지해 구조를 기다려야 한다.

심폐소생술하는 법


심폐소생술은 심장이 마비된 상태에서도 혈액을 순환시켜, 뇌의 손상을 지연시키고 심장이 다시 뛰도록 하는 응급처치법이다. 양쪽 어깨를 잡고 가볍게 흔들면서 큰소리로 불러 반응이 있는지 확인한다. 의식과 호흡이 없는 것을 확인했다면 흉부 압박을 시작한다. 흉부를 압박해야 할 부위는 양쪽 젖꼭지를 연결한 가상의 선 중앙이다. 양손을 깍지를 끼고 누른다. 체중을 실어 적어도 5cm는 눌릴 정도로 압박한다. 팔은 수직이 되어야 하며 1분당 100~120회 속도로 한다. 이때 깍지를 낀 손가락이 가슴에 닿지 않게 해야 효과적인 흉부압박이 가능하다. 압박 시 숫자를 헤아려 30회 압박 후 입을 열고 코는 막은 상태에서 두 번 숨을 불어 넣어 준다. 다시 30회 압박 후 반복한다. 호흡이 돌아올 때까지 혹은 119가 올 때까지 계속한다. 일행이 있다면 교대로 반복한다. 심폐소생술은 빠른 대처가 중요하므로 환자가 의식과 호흡이 없음을 확인했다면 바로 해주는 것이 중요하다.

박태원 대한산악연맹 등산교육원 교수
"미리 알고 준비하면 막을 수 있는 사고예요
"


박태원(50) 등산교육원 교수는 발가락이 없다. 그는 1992년 구소련 포베다(7,439m)를 등정하고 탈진한 후배를 데리고 내려오느라 3일간이나 비박해야 했고, 그 사이 점점 악화된 동상으로 발가락 열 개를 모두 잘라야 했다. 등산화가 애초에 너무 작았고 후배는 탈진해서 기력이 없었다. 그래도 그는 "후배와 함께 살아 내려왔으니 만족한다"며 "그때 후배가 죽었더라면 아마 다시는 산에 못 갔을 것"이라 말한다. 발가락을 잃고도 그의 산행은 계속 이어져 1996년 매킨리(6,194m)를 등정했고, 2000년 아이거 북벽을 오르는가 하면 2008년에는 엘부르즈(5,642m)를 올랐다. 발가락이 없다는 것은 그에게 장애가 되지 못했다.

박태원 교수는 "나와 같은 사람을 더 이상 만들면 안 되겠다는 생각에 응급처치에 더 관심을 갖게 되었다"고 응급처치 전문가가 된 배경을 말했다. 그는 서일대학교, 여주대학교, 경기도등산학교,
한국산악회 등산학교, 코오롱등산학교를 포함해 여러 기관과 단체에서 응급처치 강의를 하고 있지만 여전히 배움에 목말라 대학원에서 석사과정을 밟고 있다. 그는 "응급처치 분야를 체계적으로 확립하기 위해 배우는 것"이라 설명한다.

그가 산에 빠진 건 적십자 때문이었다. 수원적십자와 그는 떼려야 뗄 수 없는 인연이다. 중학생 시절 적십자 암벽등반 프로그램을 접하며 "충격적으로 암벽등반에 빠져들었다"고 한다. 이후 1983년 적십자 산악안전 지도자 강습으로 산에 입문해 적십자 산악안전강사회에서 활동했다. 적십자 특성상 응급처치와 산악구조에 대해 깊이 배울 수 있었다. 구조대 대장을 하면서 자연스럽게 경기도산악연맹에서 활동하게 되었고 구조연맹이나 등산학교까지 활동 영역을 넓히게 되었다.

응급처치의 전문가인 그도 가슴 아픈 기억이 있다. 설악산에서 눈사태로 사망한 코오롱등산학교 김형주 강사다. 당시 그는 양폭산장에 있다가 사고 소식을 듣고 부리나케 달려갔다. 그가 도착했을 때는 숨이 멈춘 지 30분이 지난 상태였지만 심폐소생술을 계속 했다. 그는 "내가 응급처치를 평생 해왔는데 정작 내가 좋아하는 형은 살리지 못했다"며 안타까워했다.

박태원 교수는 "산은 아름답지만 악재도 많다"며 "미리 알고 준비하면 다 막을 수 있는 사고"라고 강조한다. "응급처치에 대한 작은 준비와 배움이 사람의 목숨을 살릴 수도 있다"고 말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