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나라 식량의 문제점과 개선 방향
(1) 우리나라 식량의 문제
우리나라의 식품은 우리의 입맛에 맞고 영양도 풍부한 우수한
식품이지만 등산식량으로서는 많은 문제점을 안고 있다.
조리시간이 길고 여러가지 재료와 많은 양념을 필요로 한다.
코펠, 버너등의 취사도구도 많이 필요하다.
식사 후에 남는 음식이 많으며 설거지하기도 불편하고
해야 할 그릇도 많다. 장점은 값이 싸다는 것이다.
결국 식량과 조리기구, 연료가 많이 필요하고
따라서 중량도 많이 나간다.
'등산은 중력과의 싸움이다' 라고 할 정도로 등산에 있어
무게를 줄이는 일은 매우 중요하다.
전체적인 취사 시간도 많이 소요되는데, 보통 1-2시간이
기본인 것 같다. 이러한 중량과 시간의 문제가 목표로 한
등반의 성패에 큰 영향을 주는 경우가 많고, 실패(또는 조난)의
원인이 식량에 있었다는 것도 자각하지 못한다.
이러한 우리나라 식량의 문제는 원정 등반 중 만나는
외국팀과의 비교로 명확하게 드러난다.
외국팀은 새벽2시에 기상하여 뜨거운 차와 영양가가 높고
바로 먹을 수 있는 1-2가지의 식품으로 30분만에
아침 식사를 마친다.
소요된 장비는 소형개스버너1개, 작은 코펠1개, 그리고 개인컵이다.
이들은 눈사태와 낙석의 위험이 적은 새벽과 오전 중에 등반을
마치기 위해 새벽3시에 등반을 시작한다.
우리나라팀은 새벽5시에 기상하여 먼저 뜨거운 차를 한잔 마시고,
국과 밥을 끓여 식사를 하고 설거지까지 하면 아침 6시30분,
등반 시작은 오전 7시이다.
소요 시간은 2시간인데, 매우 경험이 많고 빠르게 행동하는 팀이나
가능한 시간이고, 동계등반시 기상에서 출발까지 걸리는 시간은
3시간이 보통이다.
결국 늦은 출발로 한낮에 등반을 하며, 낙석과 눈사태의 위험에
시달리게 되어 등반 시간도 외국팀에 비해 더 걸리게 된다.
중량과 시간의 문제 외에 또 다른 문제는 주.부식과 취사도구를
공동으로 분담하여 준비해야 한다는 것이다.
계획성 있는 사전 준비와 약속 준수의 개념이 부족한 우리나라 사람들은
참가 예정인 동료 1명만 무단 불참하여도 취사의 어려움이 따른다.
버너가 없어 밥을 못먹거나 코펠이 부족하여 취사 시간이
곱절로 소요되기 일수다.
(2) 등산식량의 개선방향
앞서 지적한 문제로 인해 등반에 장애가 될 수있는 우리나라의
등산식량과 산에서의 취사방법은 개선해야 할 필요가 있다.
우선 산에서의 영양섭취에 대한 개념을 바꾸어야 한다.
식욕과 포만감을 충족시키는 스타일에서 '등산에 필요한 체력을
유지하기 위한 최소한의 영양섭취'로 바꾸어야 한다.
등산 전 일상 생활 중 영양을 잘 섭취하여 등산 중에는 평소에
축적된 영양을 소비하고, 다시 영양을 보충해야 한다.
하루나 이틀 또는 며칠을 부족한 듯 먹었다고 해서 체력과
건강의 유지에 심각한 문제가 발생되는 것은 아니다.
한꺼번에 많이 먹는 것이 아니라 조금씩 자주 섭취해 가는
훈련을 해 가면 식량의 섭취량을 줄일 수 있다.
하루 3끼의 식사로만 영양 섭취를 하지 말고 간식을
보다 적극적으로 섭취한다.
즉 끼니 때의 식사를 간소화하고 간식을 자주 많이 먹는
습관을 갖도록 한다.
밥/찌개/국/밑반찬의 전통적인 식사스타일을 과감하게 버려보자.
가벼운 개스버너1개, 작은 코펠1개만을 준비하여 따뜻한 차와
간단하게 바로 섭취할 수 있는 몇가지 식품으로 식사를 해 본다.
빵/햄버거/소세지 등과 같은 서양식만 있는 것은 아니다.
떡.약과 등 우리의 전통 음식중에도 간편한 등산식량으로
좋은 것이 많다.
처음에는 입맛에 안맞고 허전함이 따르지만, 고통스러울 정도는
아니며 점차 익숙해 진다. 등산식량을 공동으로 준비하지 말고
각자가 개별식량을 준비하는 것이 좋다.
버너 1개, 작은 코펠1-2개만 지정하여 준비하고 나머지 식량은
각자의 취향과 구미에 맞는 식량을 섭취하도록 한다.
이렇게 함으로써 등산 중에 누릴 여유와 자유는 좋은 등반에 투자한다.
자료출처:코오롱등산학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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