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의 향기/주머니속의 애송시

나뭇잎 하나 - 신달자

vincent7 2012. 6. 19. 18:43

나뭇잎 하나



          - 신달자


막 떨어진 나뭇잎 하나
밟을 수 없다.
그것에도 온기 남았다면
그 스러져가는 미량의 따스함 앞에
이마 땅에 대고 이 목숨 굽히오니
내 아버지 호올로 가시는
낯설고 무서운 저승길
내 손 닿지 않는 먼 길
비오니
그 따스함 한가닥 빛이라도
될 수 있을까 몰라
울 아버지
동행길의 미등이 될 수 있을까 몰라

막 떨어진 나뭇잎 하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