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의 향기/주머니속의 애송시

나를 길들이는 시간/ 이해인

vincent7 2012. 6. 19. 18: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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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를 길들이는 시간
             / 이해인
홀로 있는 시간은 
쓸쓸하지만 아름다운 호수가 된다
바쁘다고 밀쳐두었던 나 속의 나를 
조용히 들여다볼 수 있으므로 
여럿 속에 있을 땐
미쳐 되새기지 못했던 
삶이 깊이와 무게를 
고독 속에 헤아려볼 수 있으므로 
내가 해야 할 일 안해야 할 일
분별하며 내밀한 양심의 소리에
더 깊이 귀기울일 수 있으므로 
그래
혼자 있는 시간이야말로
내가 나를 돌보는 시간
여럿 속의 삶을 
더 잘 살아내기 위해 
고독속에 
나를 길들이는 시간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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