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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테마여행] 초원여행

vincent7 2012. 6. 18. 00:59

[테마여행] 초원여행
◇ 양떼 목장 전경

◇ 양떼 목장의 양들

몇년전 뉴질랜드를 다녀온 적이 있습니다. 주변 산들이 모두 거대한 왕릉처럼 나무 한그루 없는 초지인데다 도시를 조금만 벗어나도 펼쳐지는 푸르른 초원이 가히 환상적이었죠.

특히 별장같은 예쁜 집 앞에 넓은 초지가 펼쳐지고 그곳에 수십마리의 양들이 한가로이 풀을 뜯고 있는 모습은 `동화속 한장면'이라는 말이 잘 어울리는 풍광이었습니다.

당시 뉴질랜드로 효도관광을 온 한 60대 부부가 가이드의 손을 잡고 "이렇게 좋은 곳을 안내해 줘서 너무 고맙다"고 인사를 하는 모습이 아직도 눈에 선합니다. 그만큼 뉴질랜드의 광활한 초원지대는 온통 산으로 둘러싸인 우리에게 분명 별천지였습니다.

이 뉴질랜드 같은 풍경을 우리나라에서도 간접 체험해 볼 수 있는 곳이 있습니다. 강원도 평창에 있는 대관령 삼양목장과 양떼목장이죠. 여름 휴가때 동해안을 찾을 계획이라면 오가는 길에 한번 방문해보면 분명 특별한 추억이 될 것입니다.


◇ 양떼 목장 능선에서 바라본 전경

1.대관령 양떼목장
5월하순~10월초가 방문적기
양떼목장을 찾으려면 풀이 무성하게 자라고 기온도 올라가 양들을 방목시킬 시기가 좋습니다. 그래야 푸른 초지위에 한가로이 풀을 뜯는 목가적인 풍경을 볼 수 있죠. 대관령은 기온이 낮기 때문에 보통 5월 하순부터 10월초까지로 방문 적기라 할 수 있습니다.

옛 풍전목장이었던 양떼목장은 인근 대관령 삼양목장에 비해 규모면에서는 상대가 되지 않습니다. 그렇지만 220마리의 양들만 키우는 특화목장인데다 목장을 한바퀴 도는 산책로가 잘 조성돼 있어 목장길을 쉬엄쉬엄 거닐며 목가적인 분위기에 취하기에 안성맞춤입니다. 연인들의 경우 좋은 데이트 코스죠.

양떼목장을 가려면 영동고속도로 횡계??용평 IC에서 나와 우회전하면 앞에 `대관령 옛길'이라고 큰 이정표가 보입니다. 그곳으로 들어가면 옛 영동고속도로와 이어지고 이내 옛 대관령 휴게소가 나옵니다. 길 건너편 상행선 휴게소로 들어가야 하는데, 중앙선을 넘어 좌회전 해도 되지만 앞에 있는 하행선 휴게소로 가서 도로위 다리를 통해 상행선 휴게소로 안전하게 들어갈 수 있습니다.

옛 상행선 휴게소는 크게 두부분으로 되어있는데, 오른쪽 건물에서 산쪽으로 가면 왼쪽으로 양떼목장 이정표가 보이죠. 이정표에서 100m로 표시되어있지만 실제로는 200~300m쯤 됩니다. 비포장 길을 따라 차가 곧바로 목장안까지 들어갈 수 있는데 맨처음 나오는 관리건물 앞 주차장에 차를 세워놓고 걸어서 목장을 둘러보면 됩니다.

양떼목장 입장료는 없지만, 양떼먹이주기 체험에 의무적으로 참가해야 합니다. 그래서 건초(어른 2500원, 어린이 2000원)를 구입해 50여m 앞에 있는 축사로 가 양들에게 먹이를 줍니다. 220마리의 양중에서 50마리 정도가 축사에서 손님들이 주는 건초를 맛있게 받아먹기 위해 항시 대기중이죠.

손님들이 먹이를 주는데 배가 부른 양들이 받아먹지 않으면 `먹이주기 체험'이 안되기때문에 목장측에서는 사람들이 많이 몰리는 주말의 경우 하루전에 축사에 들어갈 양들을 굶긴다고 합니다.

아무튼 배고픈 양들에게 먹이를 주고나면 목장 울타리를 따라 목장을 한바퀴 둘러보는 본격적인 목장 투어시간. 참, 목장투어를 시작하기 전에 축사 앞에 있는 큰 느티나무를 거쳐가는 것이 좋습니다. 나무에 그네가 걸려있는데, 가족이나 연인을 그네에 앉혀 사진을 찍으면 분면 멋진 사진을 얻게되죠.

목장 산책은 축사에서 울타리를 따라 오른쪽이나 왼쪽 등 어느쪽으로 하든지 무방한데, 오른쪽은 경사가 다소 급하기 때문에 왼쪽부터 시작하는 것이 수월합니다.

◇ 양떼 목장의 화성에서 온 사나이 촬영세트장


영화 '화성으로 간 사나이' 촬영한 오두막 보존
간이 화장실이 있는 곳 옆으로 난 길을 따라 산길을 조금 오르면 왼쪽에 작은 능선이 나타납니다. 봄이면 이곳에 노란 민들레꽃로 뒤덮혀 장관을 이루죠. 꽃이 떨어지면 하얀 홀씨가 남아 햇빛에 반짝이는 장면은 환상적입니다.

민들레 동산 오른쪽 옆은 버들강아지처럼 생긴 범꼬리꽃 군락지. 초여름을 전후해 목장을 찾으면 이곳에 하얀 범꼬리가 바람에 살랑이는 환상적인 풍경을 볼 수 있는데, 뒷편의 나무를 넣어 사진을 찍으면 좋은 작품이 나옵니다.

이곳을 지나면 구석기인들의 집처럼 보이는 오두막 한채가 서 있고 그 옆에 벤치가 그림처럼 놓여있습니다. 벤치에 앉으면 멀리 태백산맥의 산군들이 머리를 조아리고 있어 괜시리 어깨가 으쓱해집니다.

오두막은 영화 `화성에서 온 사나이' 촬영에 사용된 세트. 언덕을 오르면서 오두막과 벤치있는 곳을 바라보면 경관이 아주 좋습니다. 언덕배기에 접어들면 양들의 울음소리가 들여오기 시작하고 방목한 양들이 풀을 뜯는 모습도 보이기 시작합니다. 햇빛이 따가운 한낮에는 산쪽 나무숲에서 쉴때가 많아 햇빛이 강한 낮시간을 피해 찾으면 풀밭에 앉은 양들의 모습을 제대로 볼 수 있습니다.

언덕 정상에 서면 목장 전경이 한눈에 들어오고 시야가 거침없이 탁 트여 상쾌합니다. 6만여평 규모여서 목장 산책로를 쉬엄쉬엄 둘러보는데 40분이면 충분하고, 아직 양떼 먹이주기 외에 뚜렷한 체험행사가 없어 넉넉잡아 2~3시간 정도면 투어를 끝낼 수 있습니다.

양떼목장에는 야생화들이 많습니다. 전영대 대표에 따르면 희귀한 제비동자꽃을 비롯해 30여종이 야생화가 계절별로 피고 진다고 합니다. 요즘 디지털카메라는 접사 기능이 뛰어나니 야생화 사진을 찍어 이름을 확인해보면 좋은 자연체험 여행이 되겠고, 스케치북을 준비해 목장 풍경을 그려보는 것도 좋습니다.


여행정보=목장에 민박 3개가 있다. 4인기준 1박에 8만원. 25명 단체용 방도 있다. 목장내에 식사시설이 없다. 다만 단체의 경우 양 바비큐, 숯불구이 등 양고기 요리를 미리 주문하면 맛볼 수 있다. (033)335-1966

◇ 대관령 목장 관객

◇ 대관령 목장 등산로

◇ 대관령 목장 전망대

◇ 대관령 목장에 들어서면 영화속 주안공이 된다

◇ 대관령 목장의 대공산성쪽 초원길

◇ 대관령 목장길을 달리는 오토바이

2.대관령 삼양목장
◆ 600만평 광활한 초원지대

제가 대관령 목장을 제대로 구경한 것은 지난 5월 선자령에서 백두대간을 따라 대관령 목장을 횡단할때 였죠. 선자령 정상 아래 초원에 서면 멀리 대관령 목장의 풍력발전소의 거대한 바람개비가 세개 보입니다.

선자령 정상을 지나 철쭉군락지 너머 선자령 나즈목을 거치면 서서히 대관령 목장의 대평원이 하나둘 모습을 보이기 시작합니다. 이곳에서 대공산성 이정표를 거쳐 대관령 목장 동해전망대까지 초원길이 백두대간과 겹쳐지는데, 일반 관광객이 찾지 않는 곳이어서 한적한 대초원의 진수를 만끽할 수 있습니다. 이따금 산악오토바이(ATV)가 비포장 초원길을 달리는데, 먼지를 풀풀 날리는 이것조차도 이국적인 풍경을 더해줍니다.

푸른 초원 위 하늘은 한없이 푸르고, 하얀 뭉개구름이 기기묘묘한 형상을 만들며 떠 내려가 목장 다운 풍경을 그려냅니다. 이후 자동차를 타고 대관령 목장길을 다녀봤지만, 역시 `목장길 따라~'를 흥얼거리며 초원을 걷는 재미에는 못미쳤죠. 그래서 자동차를 타고 이동하는 대관령 목장 관광객들에게, 한두시간 정도 시간을 내어 전망대쯤에서 선자령쪽 백두대간 길을 걸어볼 것을 권하고 싶습니다. 전망대에 차를 세워놓고 오른쪽(전망대를 바라보고)으로 간뒤 이어 나오는 두갈래길에서 왼쪽으로 가면 선자령 방향 백두대간 길인데 대공산성 등산로 이정표 있는 곳까지 다녀오면 2시간 정도면 넉넉합니다. 이 구간은 사람들의 발길이 뜸해 목장 울타리도 없는 대평원이어서 연인이라면 자연스럽게 `나 잡아 봐~라' 놀이를 할 수 있습니다. 한편 동해전망대를 바라보고 왼쪽으로 선자령방향 반대쪽 능선을 따라 가면 매봉(1173m)을 지나 소황병산(1,07m)까지 이어지는데, 이쪽은 본격적인 산행 목적이 아니면 갈 필요가 없습니다.

대관령 목장은 황병산과 선자령, 발왕산 등 백두대간의 산군들이 빚어낸 곳에 조성된 600만평의 광활한 구릉지대입니다. 이들 구릉지대는 온통 들풀로 뒤덮혀 `이곳이 진정 대한민국인가'라는 생각이 들 정도로 이국적인 풍광을 연출합니다.

워낙 규모가 크다보니 목장 투어는 자동차를 타고 이동하며 경관 좋은 곳이 나오면 차를 세우고 구경하는 식입니다. 초원 곳곳에 임도와 주도로가 나 있는데 자동차로 목장을 한바퀴 둘러볼 수 있는 주도로만 22㎞에 달합니다. 비포장 목장길을 따라 자동차로 쉬지않고 목장을 한바퀴 둘러보는데만 1시간이 족히 걸릴 정도니 규모가 엄청나죠.


곳곳이 영화, 드라마 촬영지
목장은 크게 1단지, 2단지, 전망대 등 세 부분으로 나눠집니다. 목장 입구에 매표소를 지나 조금만 올라가면 매점과 찻집 등 편의시설이 있는 광장이 나옵니다. 이곳 광장에서 오른편으로 가면 1단지, 왼편으로 가면 2단지임니다. 가장 일반적인 투어코스는 1단지를 거쳐 전망대에 오른뒤 내려와 2단지를 둘러보는 것이죠
1단지 우사를 지나면 두그루의 나무가 고즈넉히 서 있는 것이 보입니다. 드라마 `가을동화'에서 밀월여행을 떠난 주인공 송승헌(준서)과 송혜교(은서)가 사랑을 확인하던 곳으로 `준서나무', `은서나무’라는 이름을 갖게됐죠. 목장에서 흔히 볼 수 있는 나무중 하나지만 드라마에 출연한 유명세 덕분에 각별한 감동으로 다가서는 나무입니다. 연인들이 드라마속 준서-은서처럼 나란히 앉아 사진을 찍는 곳이기도 하죠.

준서, 은서나무를 지나 조금더 올라가면 약간 경사가 진 중동에 이릅니다. 이곳은 겨울에 천연 눈썰매장으로 변하는 곳인데, 오른쪽에 나무 한그루가 운치있게 서 있습니다. 영화 ‘연애소설’에 등장했던 `차태현 나무'입니다. 나무를 배경으로 사진을 찍으면 엽서에 나오는 그림같은 장면이 나옵니다.

중동을 지나 계속 올라가면 해발 1165m 지점에 강릉시내와 동해바다가 한눈에 들어오는 전망대가 있습니다. 이곳에서 바라보는 동해 일출이 장관이어서 연말연시에 일출관광객이 몰리죠. 전망대 주변 초원은 영화 `태극기 휘날리며'의 촬영지로 등장했는데, 당시 압록강 주변까지 진격한 국군이 중공군의 공격으로 후퇴하는 겨울풍경으로 등장했기 때문에 푸른 초지와 쉽게 매치가 되지 않을듯.

목장을 둘러보다 보면 광활한 초원에 비해 소떼가 별로 보이지 않아 의아해 합니다. 목장은 한때 잘나갈땐 6000여마리의 소가 있었으나 낙농업이 사향길에 접어들면서 최근엔 10분의 1 정도로 줄어들었기 때문이죠. 그런데다 낮에는 산기슭 나무그늘에서 쉴때가 많아 한가로이 풀을 뜯는 소떼 모습을 보기란 쉽지가 않습니다.

2단지는 `가을동화'에서 준서와 은서가 밀월여행을 떠났던 그림같은 별장이 있는 곳으로, 드라마 방영이후 별장에서 주인공들처럼 둘만의 시간을 보내려는 커플들이 많다고 합니다. 2단지 길목 주변에선 드라마 ‘야인시대', 영화 ‘중독’등이 촬영되기도했죠. 특히 `중독'에선 남녀주인공이 초원으로 피크닉을 떠나는 장면을 찍어 목장의 분위기가 잘 드러났다고 평가받고 있습니다.

2단지쪽은 2003년 수해를 당한뒤 복구를 한 곳이어서 1단지쪽만큼 도로 사정이 좋지는 않습니다. 그러나 2단지 정상인 소황병산 정상 동쪽 끝에 서면 드넓은 초원지대가 발아래 펼쳐져 장관입니다. 이곳 벤치에 앉아 광대한 초원을 바라보면 녹색 융단같은 풀발위를 데굴데굴 굴러가고싶을 정도로 평화롭죠. 뉴질랜드에 온듯한 느낌 그대로 입니다.

목장은 특히 이른 아침 풍경이 좋습니다. 상큼한 풀빛내음이 바람에 실려오고, 풀위에 맺힌 이슬하며, 아련한 안개 등이 몽환적인 분위기를 안겨주죠. 여름 휴가시즌을 이용, 목장내 숙박시설에 묵으면 이같은 생생한 목장체험을 할 수 있으니, 올여름 휴가를 초원에서 보내는 것이 어떨런지요.


여행정보= 목장 입장료 5000원. 산악오토바이(ATV) 목장투어, 송어낚시체험 등 목장측이 마련한 프로그램을 이용하는 것도 좋다. 삼양목장 안에 연수원을 개조해 만든 숙박시설이 있다. 일반형 6만~8만원, 고급형 13만원. 콘도형은 방 2개에 취사시설을 갖췄으며 주말 20만원선. 은서-은서방으로 불리는 별장은 17만원. (033)336-0885
가는길=영동고속도로 횡계IC를 나와 용평리조트 쪽으로 간뒤 고가 아래 갈림길에서 횡계읍쪽(직진)으로 빠진뒤 횡계읍 로터리를 지나(직진) 하천이 있는 3거리에서 다리를 지난뒤 좌회전해 곧장 직진하면 삼양목장이 나온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