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의 향기/주머니속의 애송시

가을 문안 / 김종해

vincent7 2011. 10. 2. 00:48

    가을문안 김종해 나는 당신의 어디가 아픈지 알고 있어요 알고 있어요, 하지만 나는 말할 수 없습니다 오오, 말할 수 없는 우리의 슬픔이 어둠 속에서 굳어져 별이 됩니다 한밤에 떠 있는 우리의 별빛을 거두어 당신의 등잔으로 쓰셔요 깊고 깊은 어둠 속에서만 가혹하게 빛나는 우리의 별빛 당신은 그 별빛을 거느리는 목자가 어디 있는지 알고 있어요 종루에 내린 별빛은 종을 이루고 종을 스친 별빛은 푸른 종소리가 됩니다 풀숲에 가만히 내린 별빛은 풀꽃이 되고 풀잎의 비애를 다 깨친 별빛은 풀꽃이 됩니다 핍박받은 사람들의 이글거리는 불꽃이 하늘에 맺힌 별빛이 될 때까지 종소리여 풀꽃이여.... 나는 당신이 어디가 아픈지 알고 있어요 알고 있어요, 하지만 나는 말할 수 없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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