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의 향기/주머니속의 애송시

살다가 문득...김경훈

vincent7 2015. 1. 1. 17:11

 

 

 

 

    살다가 문득
    김경훈

      살다가 보면 문득
      안부가 궁금해지는 사람이 있다
      어쩔 수 없이 비켜간 사람
      다 읽지도 못하고 접어버린 신문처럼
      그 마음을 다 읽지도 못하고 접어버린 인연

      살다가 보면 문득
      그 사람을 다시 한번 만나보고 싶은 순간이 있다
      산다는 것이 그런거야
      혼자만의 넋두리처럼 흥얼거리다가
      다시 펼쳐보는 앨범속 사진처럼
      다시 걸어가보고 싶은
      그 때
      그 길
      그 사람

            붉은 노을에 기대어
            조용히 물들어가는 저녁 무렵
            그 어깨 그 가슴에 다시 기대어
            한번 울어보고 싶은
            살다가 보면 문득
            그런 기막힌 순간이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