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의 향기/주머니속의 애송시

사랑한다는 말은 / 서정윤

vincent7 2014. 8. 21. 08:56




 

 



사랑한다는 말은 - 서정윤
사랑한다는 말은 
기다린다는 말인 줄 알았다. 
가장 절망적일 때 떠오른 얼굴 
그 기다림으로 하여 
살아갈 용기를 얻었었다. 
기다릴 수 없으면 
사랑한다고 말하지 않는 줄 알았다. 
아무리 멀리 떠나있어도 
마음은 늘 그대 곁에 있는데 
만날 수 있으리라는 기대로 살았다. 
그대도 세월을 살아가는 한 방황자인 걸 
내 슬픔 속에서 알았다. 
스스로 와 부딪치는 삶의 무게에 
그렇게 고통스러워한 줄도 모른 채 
나는 그대를 무지개로 그려 두었다. 
사랑한다는 말은 하고 
떠나갈 수 있음을 이제야 알았다. 
나로 인한 그대 고통들이 아프다. 
더 이상 깨어질 아무것도 없을 때, 나는 
그래도 사랑한다는 말을 하고 
돌아설 수 있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