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의 향기/주머니속의 애송시

찔레꽃 / 이상인

vincent7 2014. 8. 10. 11:27


찔레꽃
이상인 

 

 

 

 

 

 

 

 

흰 눈물 몇 잎 떨어뜨리고 강 모퉁이를 돌아가는 그녀가 슬프다. 휘늘어진 어깨를 힘껏 짓누르는 젖은 솜뭉치 같은 강물소리 자갈자갈 사는 것이 자갈밭 같을 때 그녀는 서슬 푸른 가시도 내보였으리. 연한 새순도 세상 속으로 끈질기게 밀어 넣어 보았으리라. 언제 다시 온다는 기약도 없이 무엇이 서운했다는 말도 남기지 않고 서둘러 강안을 돌아가는 그녀, 열두 폭 치맛자락의 강물이 푸르게 펄럭이며 지운다, 길게 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