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위가 한풀 꺾이면서 아침·저녁으로 날씨가 시원하다. 산을 찾는 사람들도 늘어나고 있다. 상쾌한 공기를 마시며 하는 등산은 몸과 마음을 가볍게 해준다. 하지만 자칫 무리하면 관절에 무리가 될 수 있으니 각별한 주의가 필요하다.
외모·체력 관리에 힘쓰는 중·장년, 혹은 노년층의 증가로 요즘은 겉만 보고는 나이를 판단하기 힘들게 됐다. 하지만 일평생 사용해온 관절의 나이까지 바꿀 수는 없는 법, 등산을 쉽게 생각하여 무리하다 관절 질환으로 병원을 찾는 사람들이 증가하는 추세다. 그중 가장 많이 다치는 부위는 단연 발목이다.
등산 중 갑자기 가파른 코스를 지나거나 디딤돌을 건널 때가 있다. 이런 경우에는 발목을 다치기 쉬우니 주의해야 한다. 순간의 방심으로 발목을 삐끗하는 순간, 발목 인대는 손상을 입고 부분적으로 파열되는데 이것을 발목 염좌라 부른다. 발목을 접지르는 순간은 너무나 고통스럽지만 시간이 지나면 조심스럽게나마 걸을 수 있고 파스를 붙이거나 간단한 찜질을 하면 통증이 호전되는 듯 느껴지므로 대수롭지 않게 생각하기 쉽다.
물론 즉각적으로 올바른 조치를 취해주면 증상이 나아질 수 있다. 하지만 발목을 삔 지 여러 주가 지나도 원래 상태로 회복되지 않는다면 인대가 파열됐거나 연골이 손상된 것은 아닌지 MRI, 초음파 등과 같이 보다 정밀한 검사를 받아보는 것이 좋다. 만약 이미 만성화된 발목 염좌라면 발목 연골 손상을 의심해야 한다. 치료하지 않고 방치하면 장기적으로 관절염을 가져와
인공 관절 치환술<>을 해야 할 지경에 놓일 수 있기에 주의해야 한다.
'걷는 것이니까 괜찮겠지' 싶겠지만, 등산도 운동인 만큼 산을 오르기 전에는 스트레칭으로 다리 근육과 발목 그리고 무릎 관절을 풀어줘야 한다. 평소 스트레칭과 같은 유연성 운동을 지속적으로 하면 더욱 좋다. 예를 들어 바닥에 수건을 펴고 그 위에 무게 감이 있는 책을 올린 후, 양 발을 이용해 수건을 밀고 당기는 동작을 하면 좋다. 하루 2~3번씩, 매회 30번씩 한다. 엄지발가락을 이용해 하루 3번 글자 쓰는 것도 한 방법이다. 발목 주위의 근육을 발달시켜 발목 부상을 예방한다. 이 밖에 의자에 앉아 발가락을 이용해 책 넘기는 훈련을 해도 좋다. 50회씩 하루 2~3번이 적당하다.
1. 언제나 발바닥 전체를 디뎌서 걸어라. 오를 때나 내려올 때도 발바닥 전체를 디뎌서 같은 페이스로 천천히 걸으면 무릎에 부담을 줄일 수 있어 관절을 보호할 수 있다.
2. 리드미컬하게 걸어라. 한 발자국 동작의 반복이 연속되는 리드미컬한 주기를 유지하도록 하는 것이 중요하다.
3. 보조를 호흡에 맞춰 걸어라. 한 호흡과 한 걸음의 걸음걸이를 탄력적으로 하면 피로감이 덜 쌓이게 된다.
4. 휴식을 너무 취하지 않는다. 처음엔 천천히 걷고 20~30분 후에 한 번씩 쉬어 주는 것이 몸의 균형을 이루게 한다.
5. 물과 음식은 적당하게 먹는다. 너무 마시면 혈액 성분이 희박하게 되어 전신이 노곤하게 되며, 적게 마시면 전해질의 불균형으로 쥐가 나는 등 증상이 나타날 수 있다.
<이호진 | 연세사랑병원 족부센터 진료부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