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의 향기/찻잔 속의 글

지금도 쓸쓸하냐

vincent7 2010. 3. 3. 19:28

 

동화작가인 이현주님의 수상집 「지금도 쓸쓸하냐」중에

이런 내용이있습니다

 

          “선생님, 오늘 종일토록 참 쓸쓸했습니다.”

          “알고 있다. 축하한다.”

          “축하한다구요? 무엇을 말입니까?”

 

 

          “네가 하루 종일 쓸쓸했다는 사실을.

          쓸쓸함도 너에게 온 손님이다. 지극정성으로 대접하여라.”

          “어떻게 하는 것이 쓸쓸함을 대접하는 것입니까?”

          “쓸쓸한 만큼 쓸쓸하되,

          그것을 떨쳐버리거나 움켜잡으려고 하지 말아라.

          너에게 온 손님이이 때가 되면 떠날 것이다.”

 

 

         그렇지요. 슬픔, 두려움, 공포나 고통 같은 것도

         우리에게 겨울이 찾아오듯

         그렇게 손님처럼 우리를 찾아왔다가,

         때가 되면 또 우리 곁을 떠나는

         손님 같은 것으로 생각하며 견디면 좋을 것 같습니다.

         그러다보면 새로운 희망과 기쁨이 또 새로운 손님이 되어

         봄꽃처럼 환한 미소로 우릴 찾아오겠지요.

         마치 눈 속에서 얼굴을 내밀며 배시시 환한 미소를 보내던

         ‘snowdrop'처럼 말입니다.

         오늘은 따사로운 봄바람이 뺨에 와 닿습니다.

         프랑스 시인 폴 발레리의 시 중에

         ‘바람이 분다, 살아봐야겠다’ 라는 구절이 있습니다.

  오늘은 제 맘대로 한 글자를 더 보태서 그 시를 읊조립니다.

         ‘봄바람이 분다, 살아봐야겠다’라고....

 

 

                      -참소중한 당신에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