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야봉
프롤로그
사랑과 기침이 예정없이 찾아오듯 기억에 남을 산행도 예정 없이 이루어지는건가.
물론 긴 산행을 철저한 준비 없이 떠난다는건 교만한 짓이다.
예측할 수 없던 일정 중에 금요일 '부처님 오신 날' 일하기로하고 전날인 목요일 쉬는 바람에
수요일 밤 11시경에 지리산 간다는 친구에게 전화한 뒤 새벽 3시에 일어나 합류했다.
이번에도 둘이서 간다.
요즘 이 친구는 지리산 개척산행에 흠뻑 빠진듯 싶다.
오늘도 뱀사골 2/3지점부터 우회하여 원시림을 거닐고, 풍광의 백미였던 이끼폭포에 감탄해 했다.
어쩌다가 만나는 시그널이 그리 반가울 수 없는 산행길이었다.
뱀사골-이끼폭포-반야봉 산행 2013.5.16.
오늘 산행 일정 & 코스
03:00 기상 - 03:30 해운대 출발 - 04:30 합류후 하단 출발 - 07:40 뱀사골 탐방안내소 주차장(반선) -
07:50 산행 시작 . 안내소 언저리옆 다리(와운교) 건너 부운마을로 2km
(코크리트 임도를 피한다고 들어선 이 길이 30분 알바였으나 오히려 산길이 더 좋았다) -
08:20 콘크리트 다리를 만나 이정표를 따라 화개재방향으로 계곡숲길로 들어섬(뱀사골 본격코스 시작) -
요룡대- 박문교-탁용소-병풍교-월선교-옥류교-대웅교-제승대-재승교-
10:00 간장소 가기전 심장마비 경고 팻말에서 우회전하여 숲비탈길로 -
14:30 묘향대 가는 고개 도착 (중간에 점심 포함. 이곳까지 1시간 급경사. 이후 완만한 경사 능선길) -
헬기장, 큰 뫼-중봉-또 헬기장-반야봉-
15:10 반야봉 도착 15:20 출발 -
15:40 노루목 -
15:50 삼도봉 -
16: 20 화개재 -
19:00 반선마을 주차장 도착 (원점회귀)
~20:00 10분가량 차타고 나오다가 식당촌에서 산채비빔밥에 더덕주 한잔
~23:00 부산 도착
산행시간 : 총 11시간 10분 산행거리 : 24km
위치 : 전북 남원/ 전남 구례
제승대 위에서 묘향대 위까지는 출입금지구역입니다. 죄송합니다.
지리산은 넓고 깊어 수많은 봉우리를 품고 있지만 그 중 반야봉은 대개 천왕봉 다음으로 지리산의 제2봉으로 칩니다.
노고단 천왕봉과 함께 지리산의 3대 주봉에 속하는 반야봉은 해발 1,732m로서 천왕봉(1,915m), 중봉(1,875m), 제석봉(1,806m), 하봉(1,781m)에 이어 높이로는 다섯번째이지만 나머지 봉우리들이 모두 천왕봉과 가까이 있는 반면 서쪽에 뚝 떨어져 있는 반야봉은 누가 뭐래도 지리산의 제2봉입니다.
늘 육산의 넉넉함을 느끼게 만드는 지리산은 5월 중순은 신록의 기운이 가득하여 그야말로 초록산소를 가득 품어내어 산행내내 온 몸이 푸름으로 충전된다는 느낌을 받게 만들었습니다
♣ 반야봉
해발 1,732m로 지리산 3대 주봉의 하나인 지혜를 얻는다는 뜻의 반야봉은 노고단에서 임걸령으로 뻗어 나가는 높은 능선으로 이어지는 동북방 약 8㎞지점 지리산권의 중심부에 위치하고 있어 지리산의 전경을 한눈에 조망할 수 있는 곳입니다. 지리산 어느 지점에서나 그 후덕한 모습을 볼 수 있는 반야봉(1732m)은 지리산의 얼굴과도 같습니다. 수치상의 높이로는 지리산에서 천왕봉(1915m), 중봉(1875m), 제석봉(1806m), 하봉(1781m)에 이은 다섯 번째지만 지리산 전체의 지형적으로나, 상징적 높이로는 천왕봉에 버금갑니다.
지리산 제2봉으로 산세가 웅장하고 계곡이 깊으며 수목이 울창하여 고산식물과 기암절벽이 장관을 이룹니다. 지리산의 모든 능선을 한눈에 볼 수 있는 지리산의 중심부로, 특히 저녁무렵 낙조는 신비로운 선경의 경지를 이룹니다.
반야봉(般若峰)은 그 높이와 관계없이 지리산의 제2봉이며 지리산을 상징하는 대표적인 봉우리입니다. 지리산 어느곳을 가덕 오롯이 솟아 있는 두 봉우리를 볼 수 있습니다. 보는 각도에 따라 다소 다른 모습을 하고 있으나 대개 여인의 엉덩이와 흡사하다는데 공감합니다.
주봉(1,732m)과 중봉이 절묘하게 빚어낸 지리산의 대표적인 봉우리답게 노고단은 물론 멀리 천왕봉에서도 선명하게 조망돼 그 독특한 모습을 배경으로 사진 촬영을 많이 합니다. 그 누가 보아도 두 봉우리의 정다운 모습을 보면 금방 지리산 사진임을 알 수 있을정도입니다. 반야봉은 또한 신비로운 낙조(落照)의 장관을 연출해 내는 지리산 8경중의 하나로 손꼽힌다. 특히 여름날 작열하던 태양이 지루한 하루를 보내고 저편 너머로 숨어들 무렵이면 반야의 하늘은 온통 진홍빛으로 물들어 보는 이들을 감동케 합니다.
지리산이 그토록 아름다울 수가 있는지를 끝없이 되뇌여도 반야봉의 낙조는 모자람이 없습니다. 화려한 불꽃잔치와 더불어 반야봉은 운해와 함께 우리에게 인식됩니다. 늘 발아래 운해를 거느리고 우뚝 솟아 있는 반야봉의 장관은 비경 그것입니다. 태산준령들 사이사이에걸려 있는 지리산의 운해는 아마도 주봉인 천왕봉과 반야봉에 얽힌 마고할미와 반야의 애틋한 마음을 그대로 전해주려는 듯 심오함을 갖고 있습니다.
반야봉 정상에서 동쪽으로 조금 내려가면 절벽 아래에 묘향대가 있는데 이곳은 옛부터 불도들이 수도하는 유서깊은 선암으로 유명합니다.
반야봉의 장엄한 낙조의 경관을 찾아 나서는 길은 여러 갈래이지만 대개 종주 등반길에 잠시 들르는 방식을 택합니다. 주릉상의 노루목 또는 삼도봉에서 오를 수 있는데 모두 2km거리에 해당됩니다.
종주산행을 하면서 반야봉은 어쩌면 선택 사양 품목과도 같습니다.종주등반 과정에서 반야봉을 생략하기도 하는데 이는 그곳에 오를 경우 1시간이라는 시간적 부담이 따르기 때문입니다. 그러나 지리산의 진면목을 살리기 위해서는 반야봉은 반드시 올라야 합니다. 반야봉을 오르지 않고는 지리산의 참된 모습을 보았다고 할 수 없기 때문입니다. 탁트인 사방의 전경을 살펴볼 수 있는 반야봉에 오르면 신선이 된 느낌을 받습니다. 5월이면 화려한 철쭉의 향연이 베풀어집니다. 그리고 이름모를산야초가 운무와 뒤섞여 있을 때면 탄성이 절로 나오는 곳이 반야봉입니다.
♣ 뱀사골
지리산 뱀사골은 전북 남원시 산내면에 위치해 있으며 지리산 반야봉에서 빔사골 입구 반선까지 14km의 길고 긴 계곡을 말합니다. 지리산은 수 많은 능선과 계곡,소,담을 품고 있지만 그중 백미로 치는 곳은 단연 지리산 뱀사골입니다.
지리산 뱀사골에는 빽빽하게 들어선 원시림,유유하게 흘러내리는 물줄기,짙푸른 녹음이 우거진 골짜기엔 한폭의 수채화를 연상케 합니다. 뱀사골에는 수목이 울창하여 여름에는 기온이 낮아 시원하고 수 많은 폭포와 소,반석, 절벽등 뛰어난 경관을 표출하고 있습니다.
뱀사골에는 소룡대,닥룡소,뱀소,병풍소,간장소,단심폭포등 명소가 많지만 게곡의 면적이 크고 모든 물줄기가 하나의 계곡으로 집중되기 때문에 뱀사골내에 집중호우가 쏟다지면 계곡의 물은 쉽게 불어나고 급류를 이루기 대문에 등산객 야영객은 조심하여야 합니다.
빔사골은 지금으로 부터 1300여년전 현 지리산 북부 사무소 자리에 송림사라는 절이 있었습니다.
송림사에서는 1년에 한 번찍 스님 한 분을 뽑아 칠월백중 날 신선바위에서 기도 드리게 하면 신선이 되어 승천한다고 합니다. 이 행사를 계속 하였는데 이를 기이하게 여긴 고승이 독약이 묻은 옷을 스님에게 입히게하고 신선바위에서 기도드리게 하였습니다.그 날 새벽에 괴성과 함께 기도드린 스님은 온데간데 없고 계곡내 용소에는 용이 못된 이무기가 죽어 있었습니다. 그후 이 계곡을 뱀이 죽은 골짜기라 하여 뱀사골이라 부르게 되었고 억울하게 죽은 스님의 넔을 기리기 위해 절반 신선의 준말로 마을을 반선이라 부르게 되었습니다.
♣ 이끼폭포
설명이 필요습니다. 직접 봐야 합니다.
미국 CNN이 선정한 "한국 방문시 꼭 가봐야할 곳 TOP 50"에 선정된 "지리산 뱀사골 이끼폭포"
반야봉 - 이곳에는 재미있는 전설이 있고 지리산 10경중 제3경인 반야낙조(盤若落照)를 볼 수 있는 곳
▲ 장터목에서 바라본 반야봉 일몰
멀리 안개속에 희미한 왕시루봉
지리주능선과 노고단
뱀사골 이끼폭포
뱀사골 이끼폭포
일어난 시간. 님그리워 잠들 시각입니다.
해운대 도시고속도로 입구-원동인터체인지
2시간반을 달려 함양 도착. 여기서 40분 더 달립니다.
함양으로
지리산 정기 받아 흐르는 경호강계곡의 폭포-차타고 가다가 한 컷
도착 - 왼쪽 다리로 산행을 시작합니다. 와운교입니다.
차타고 계속 올라가려다가 참고, 되돌아와서 주차장으로 들어섭니다.
여기는 빔사골에 있는 지리산 북부사무소입니다.여기서 부터 계곡을 올라 화개재까지 갈 수있습니다.
우리는 바로 오른쪽에 있는 주차장에 주차했습니다.
지리산 국립공원 마크 곰돌이입니다,
원래 곰은 깊은 산 속에서 살고 있습니다.
빔사골 입구(지리산 북부사무소)에서 화개재까지는 9.2km입니다.
뱀사골에서 바라본 반야봉입니다. 운무현상이 시야에 들어옵니다.
지리산 뱀사골에 있는 천년송입니다.이 노송은 흐르는 세월을 지켜 본 장본인입니다.
지리산 뱀사골 산행 출발지인 반선입니다.
이런~ 창피하게~~ 스타트부터 30분 알바 ㅠㅠ
결과론적으로 콘크리트임도를 피할 수 있어 더 좋았습니다. 다음에도 이 길로 들어설겁니다 ㅎ ㅎ
이 길은 와운마을로 가는 숲길입니다.
드디어 30분 산행후 화개재로 향하는 본격 뱀사골로 들어섭니다. 길은 잘 정비되어 있고, 경사도 없는 산책로입니다.
다리마다 사진찍다간 오늘 못 내려올 정도로 많습니다.
바위를 뚫고 피어난 철쭉...
맑은..그래서 푸른...
가야할 곳이 해발 1732m인데 이리 평탄한 산책로가 이어진다니...ㅋ 왠지 모를 공포감이 문득문득 떠오릅니다.
그 예상은 기가 차게 나중에 적중합니다.ㅠㅠ
지나는 분께 부탁하여 처음으로 함께 한 컷! 산행시작 2시간만에 처음으로 만난 산객이었습니다.
이 공포스런 표지판 뒤로 올라갑니다. 오전 10시. 평온하던2시간10분의 산행이 끝났습니다.
고난의 행군이 시작됩니다. ㅠㅠ 저 비장한 눈빛..ㅎㅎ
거친 된비알이 이어집니다. 길이 아니라 길 같은 곳을 찾아갑니다.
지난번 국골 오를 때처럼 길이 없어 계곡중앙을 돌파합니다.
물을 뛰어넘고...
쓰러진 나무가 일부러 만든 계단처럼 누워 있습니다.
산행길이 어렴픗합니다. 길이 아~니~무니다~~
오~ 쓰러진 나무에 걸린 시그널이 반갑습니다
가까이 가 보니 누군가 녹슨 아이젠을 매어두었습니다. 어쨌든 감사합니다.
드디어 이끼폭포에 도착하였습니다. 오늘 최고의 비경입니다. 감탄에 못 이겨 카메라를 눌러댑니다. 찰칵 찰칵!
미국 CNN이 선정한 "한국 방문시 꼭 가봐야할 곳 TOP 50"에 선정된 "지리산 뱀사골 이끼폭포"
늦을까 두려워 이내 출발을 서두릅니다.
이 분은 누구신지 정말 궁급합니다. 국골 개척산행때에도 헤맬만하면 나타나 미소를 짓게 해 주셨습니다.
이런~ 비탈이 완전히 무너져 길이 막혀 버렸습니다. 당황해하다가 12시가 되었길래 일단 바로옆 폭포앞에서 점심을 듭니다. 지친몸을 추스리고 난 뒤 쓰러진 나무를 넘고 넘어 올라갔습니다.
쓰러진 나무가 즐비합니다.
앞나무는 넘고 뒷나무는 밑으로 기어서...
이름 모를 생명입니다. 외로운 곳에서 생경감을 불러 일으킵니다.
5월16일인데 얼음이 있습니다. 그것도 하트모양을 그리고서 방긋이~~^^
틈틈이 얼음을 안고있는 바위들.
드디어 능선에 도착했습니다. 2시30분.
그늘진 계곡을 벗어나니 눈부신 햇살이 고사목을 달구고 있습니다.
어떨게 이런 높은 곳에..봉분에 감탄해 하는데..헐~ 그보다 높은 곳에 또 하나 더 있습니다. 대단합니다.
반야봉 근처엔 나름 롸사한 철쭉이 노곤함을 달래듯 곳곳에서 반겨줍니다.
해발 1.732m의 반야봉입니다. 드디어 정상. 3시10분. 개척산행인지라 무려 7시간 20분이나 걸렸습니다.
고산지대에서 식생하는 구상나무와 고산식물들...
안전선 지주와 백색라인이.....
주위엔 운무현상이 바로 이곳이 반야봉 정상쪽입니다.
고산지대엔 이상기온으로 이렇게 잎이 없는 죽은나무가
많습니다.
이런 나무는 고산지대에서만 흔히 볼 수 있습니다.
전망이 좋은 삼도봉입니다.
지치고 피곤한 산행으로 잠시 쉬어가는 곳입니다.
삼도봉 표시판입니다.
표시판엔 해발 1.499m가 찍혀 있습니다.
멀리 천왕봉이 보입니다.
노루목 삼도봉을 거쳐 화개재로 내려가는 길.
화개재
지리 주능선과 노고단이 보입니다.
여기는 뱀사골 지원센터(대피소)입니다.
바로 화개재에서 뱀사골쪽으로 약간 내려와서
있습니다.
고산지대에서 자라는 구상나무입니다.
정말 멋지게 자태를 포출하고 있습니다.
에필로그
힘든 산행이었다.
그런데 전번 국골 산행보다는 나았다.
훈련이 되었기 때문일까. 친구와 함께 했기 때문일까.
아무튼 번잡한 마음을 떨치고 무엇이든 감사하는 마음으로 채웠다.
참, 출발할 때 깜박하고 주차장에 선글라스를 두고 올라가 내내 땡빛에 고생했는데
11시간만에 돌아오니 고스란히 그대로 있었다.
속세에 내려와도 이리 고마운 일이 이어지는구나.
아~그냥 행복하다.
여름햇살을 훔쳐 온몸에 휘감고
행복이 넘쳐 붉게 물들
가을의 뱀사골을 상상하며 발길을 돌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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