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크릿 홀/살짝 펼친 일기장

대답 없는 사랑 2012.10.10.

vincent7 2012. 10. 10. 21:44

 

 

 

대답 없는 사랑

 

 

 

강을 건너 찾아 갔다.

문밖으로 나서는 그녀의 미소를 길건너에서 보고

들킬세라 그냥 돌아서 왔다

돌아서며 만지작거리는 핸드폰...

주고받는 문자 없어 배터리 꽉 채워진

내 눈빛에 닳아버린 핸드폰

 

 

 다가서는 내 눈빛이

그렇게도 무거웠을까

뒷걸음치며 멈칫하던 그녀

언젠가 보고픔에 달려간 아침

그녀는 밖으로 나오지 않았다

오늘은

부담줄까 두려워 바보는

길건너에서 말도 못하고 돌아섰다

 

 

보고프다고

보고픔을 강요할 수는 없다

사랑한다고

사랑을 강요할 수는 없다

밝게 웃던 그녀가, 뜨겁게 안기던 그녀가

깊어지는 사랑을 무게로 느끼고는

말이 없어졌다

대답이 없다

 

 

산을 건너 돌아 왔다

어두운 고속도로도

들어선 도시의 네온불빛도

온통 그녀의 얼굴이 뒤덮고 있다

행여나하고 또 들여다보는 핸드폰

어두운 집앞

들어서질 못하고

스산한 바람에

 별도 없는 하늘로 고개를 들어본다

 

 

The door is open / Oystein Sevag