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의 향기/주머니속의 애송시

사랑하는 사람이 미워지는 밤에는 / 도종환

vincent7 2012. 10. 2. 20:01

      사랑하는 사람이 미워지는 밤에는
      / 도종환
      사랑하는 사람이 미워지는 밤에는 몹시도 괴로웠다 어깨위에 별들이 뜨고 그 별이 다 질 때까지 마음이 아팠다
      사랑하는 사람이 멀게만 느껴지는 날에는 내가 그에게 처음 했던 말들을 생각했다
      내가 그와 끝까지 함께하리라 마음 먹던 밤 돌아오면서 발걸음마다 심었던 맹세들을 떠올렸다 그 날의 내 기도를 들어준 별들과 저녁 하늘을 생각했다
      사랑하는 사람이 미워지는 밤에는 사랑도 모르면서 미움을 더 아는 듯이 쏟아버린 내 마음이 어리석어 괴로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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