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의 향기/주머니속의 애송시

호수 / 이형기

vincent7 2012. 9. 26. 01:08


호수
 
 

어길수 없는 약속처럼
나는 너를 기다리고 있다

나무와 같이 무성하던 청춘이
어느덧 잎 지는 이 호숫가에서
호수와 같이 눈을 뜨고 밤을 새운다

이제 사랑은 나를 울리지 않는다
조용히 우러르는 눈이 있을 뿐이다

불고가는 바람에도
불고가는 바람같이 떨던것이

이렇게 고요해 질수 있는 신비는
어디서 오는가


참으로 기다림이란 호수와 같은것을
또하나 마음속에 지니는 일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