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거짓과 진실
어느 임금이 백성들에게 꽃씨를 나누어주고
가을에 심사하여 상을 주기로 했다.
백성들은 정성을 다해 키웠지만 이상하게도 꽃이 피질 않자
꽃집에 가서 새 꽃씨를 사서 심겨서 예쁜 꽃을 만들어
약속 날에 임금 앞에 내 놓았다.
하지만 임금은 그 꽃들을 보고 큰 실망을 하고 있을 때
어느 한 소년은 아무 꽃도 피지 않은 빈 화분을 들고
두려움 속에 떨면서 임금에게 용서를 구했다.
“임금님, 죽을죄를 지었습니다...”
그런데 임금은 화를 내지 않고 오히려 기뻐하며
모든 백성이 듣도록 큰 소리로 말했다.
“아니다, 너야말로 정직하게 꽃을 키웠구나!”
임금은 백성들이 얼마나 정직한지를 시험하고자
처음부터 볶은 꽃씨를 그들에게 주었던 것인데
그 시험에 통과한 사람은 한 소년밖에 없었다.

익히 아는 이 동화를 어느 라디오에서 들을 때
나는 마치 무엇을 훔치다가 들킨 사람처럼
가슴이 얼마나 뛰었는지 모른다.
어쩜 절대자는 그 임금처럼 우리에게 볶은 씨를 주었음에도
우리는 거짓으로 아름다운 인생의 꽃을 피워놓고 흡족해하지만
속은 허하기 그지없다.
그래서 고슴도치처럼 가까이 하려면 가시로 찌르고
또 그냥 놔두면 얼마나 보기 흉한지 모른다.
가끔 사람들이 내 모습을 보든
아니면 무슨 일만 보고 좋은 평가를 할 때
나는 기분 좋은 것이 아니라
속에서는 이런 탄식이 들리는 듯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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