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간이역으로 떠나는 추억여행

vincent7 2012. 6. 21. 20:14

시간이 멈춘 듯…간이역으로 떠나는 추억여행

서울 용산역에서 무궁화호를 타고 2시간35분을 달려 도착한 충남 보령시 청소면 진죽리의 청소역(靑所驛). 이름대로 푸른 기와를 얹은 역사가 아담하고 소박하다. 대합실의 고즈넉한 풍경 또한 정겹다. 지난 80여년의 긴 세월 동안 숱한 이들이 이곳에 머물러 휴식을 취했을 것이다. 한때 육상 교통의 중추였던 기차가 승용차에 밀리면서 이 역도 옛 영화를 잃은 지 오래지만, 아름다운 풍광 덕분에 등록문화재로 지정되면서 이곳을 찾는 발길은 여전하다. 장항선 직선화 사업으로 역사 이전을 앞두고 있으나 지금의 역사는 보존된다고 한다. 잊혀져가는 추억의 명? 청소역으로 떠나보자.

▶간이역으로 떠나는 추억여행=장항선에 남아 있는 가장 오래된 역사인 청소역은 지난 1961년에 지어졌지만 역이 처음 생긴 때는 이보다 30여년 더 거슬러 올라간다. 1929년 12월 지금의 청소역 자리에 진죽역(眞竹驛)이 들어섰고, 이후 1988년 12월 청소역으로 간판을 바꿔달았다. 건물은 79.95㎡(약 24평) 한 동으로 돼 있으며 역무원 2명이 근무하고 있다.

이 역에는 1일 8회 무궁화호가 정차한다. 용산발 청소행 열차는 오전 5시30분과 10시35분, 오후 2시28분과 7시40분 등 총 4회 운행된다. 용산행 열차는 오전 8시14분과 10시23분, 오후 1시8분과 7시35분에 탑승할 수 있다. 기차표는 좌석은 성인 1만100원, 어린이 5000원, 경로는 7100원에 구입 가능하다.







청소역

하지만 열차 편수가 워낙 적다 보니 이용객은 갈수록 줄어드는 상황이다. 청소역보다 인근의 광천역, 대천역이 훨씬 붐빈다. 이 역을 찾는 발길은 하루 평균 20~30여명. 이 중 대부분은 인근에 사는 지역민들이다. 여느 시골과 마찬가지로 젊은이들은 일감을 찾아 떠나고 노인만 남아 있다. 그러다 보니 청소역에 가면 도시에 나가 사는 자녀 집에 들르려고 양손 가득 짐을 든 어르신들을 쉽게 볼 수 있다. 청소역은 드라마나 인근 대학 졸업앨범 및 사진 촬영지로도 각광받고 있다. 오는 13일부터 하루 최대 350명이 탑승할 수 있는 관광열차가 이곳을 거치게 돼 명소로 부각될 전망이다. 청소역 옆의 화물 하차장에선 관광객들에게 김, 젓갈, 산나물 등 특산물로 차려진 점심식사가 제공된다.

▶보령의 멋과 맛=청소역 주변으론 ‘보령 8경’이 사방팔방으로 펼쳐진다. 역사를 빠져나오면 눈 앞으로 우뚝 솟은 산이 한눈에 들어온다. 바로 서해 연안의 산 중에 가장 높다는 해발 790.7m의 오서산(烏棲山)이다. 까마귀와 까치가 많이 산다고 해서 그렇게 이름 붙여졌다. 보령시와 홍성군, 청양군 3개 시ㆍ군의 경계를 이루고 있는 산으로 울창한 숲과 깊고 맑은 물이 어우러져 천연의 아름다움을 간직한 곳이다.







오서산

청소역에서 동쪽으로 5km쯤 가면 오서산 등산로가 보인다. 오서산의 등산로는 보령시 청라면 장현리의 명대계곡 방향, 청소면 성연리 방향, 광천읍 담산리의 상담 방향 등 세 코스다. 이 중 주차시설이 양호한 명대계곡에서 오서산 자연휴양림 입구를 거쳐 월정사 구래약수터를 거쳐 등반하는 코스가 인기 있다. 등산로 주변에는 낙엽송을 비롯해 수목들이 즐비하다. 정상까지 1시간30분~2시간이 걸린다.

산 정상에 오르면 기암괴석과 드넓은 서해의 수평선이 나타난다. 남으로 성주산, 북으로 가야산, 동으로 칠갑산, 계룡산도 볼 수 있다. 해질 무렵에는 빼어난 서해 낙조로 유명하다.







보령8경 오천항







보령8경 무창포신비의 바닷길

보령 8경에는 이 밖에도 동양 유일의 조개껍질 백사장의 대천해수욕장, 무창포해수욕장 신비의 바닷길, 성주산 자연휴양림, 보령호, 오천항, 죽도, 외연 열도 등이 있다. 보령 머드축제도 빼놓을 수 없다. 지난 2007년부터 3년 연속 대한민국 대표축제로 선정됐으며 올해는 7월 17~25일에 열린다.

청소에서 서쪽 방향으로 15km쯤 가면 천북면의 장은리굴단지가 있다. 이곳에선 굴밥, 굴구이 등을 맛볼 수 있다. 대천해수욕장 및 대천항에 가면 보령 앞바다 청정수역에서 갓 잡아올린 꽃게, 배오징어, 우럭, 대하 등 싱싱한 해산물이 별미다. 청소역에서 8㎞ 떨어진 오천항은 간재미회(갱개미회)가 유명하다. 겨울에서 봄까지 제철이며, 즉석에서 뜬 싱싱한 회가 일품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