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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도의 숨은 명소를 찾아서

vincent7 2012. 6. 21. 20:12

드라마 배경으로 등장하면서 숨겨진 매력을 드러내는 여행지들이 있다. 전라남도 화순은 최근 드라마 '추노'의 촬영지로 소개되며 다양한 매력을 보여주고 있다. 바로 옆에 위치한 담양 역시 소박하면서 고즈넉한 여유를 선사할 것이다. 그동안 우리가 미처 발견하지 못했던 화순과 담양의 매력을 찾아 떠나보자.

◆ 화순, 천 개의 탑과 천 개의 불상

↑ 화순 운주사 / 담양 죽녹원 / 운주사 원형다층석탑

= 운주사는 화순을 대표하는 명소로 잘 알려져 있다. 천불천탑이라는 수식어로 유명한 이곳은 하룻밤 사이에 1000개의 불상과 1000개의 탑이 만들어졌다는 전설이 내려오는 사찰이다. 1481년 편찬된 동국여지승람에서 '운주사는 천불산에 있으며 절 좌우 산에 석불 석탑이 각 일천 기씩 있고 두 석불이 서로 등을 대고 앉아 있다'고 기록되어 있는데, 현재 운주사에는 석탑 17기, 석불 80여 기가 남아 있다. 운주사는 최근 방영 중인 드라마 추노의 촬영지로 알려지면서 더욱 사람들의 주목을 받고 있다.

일주문을 지나 운주사에 들어서는 순간 석탑과 불상이 눈앞에 펼쳐진다. 관람로를 따라 처음 만나게 되는 운주사 9층 석탑은 기하학적 문양이 새겨져 있다. 커다란 암반을 바닥돌과 기단으로 삼고 그 위에 9층의 탑신을 세웠다. 고려시대 후기에 세워진 것으로 추정되는 9층 석탑은 장엄하면서도 세련된 멋을 풍긴다. 탑신의 몸돌에는 면마다 이중으로 마름모꼴을 새기고, 그 안에 꽃 문양을 조각했는데, 이는 운주사 석탑에서만 볼 수 있는 특징이다.

그 다음 눈에 들어오는 것이 보물로 지정되어 있는 운주사 7층 석탑이다. 세련되면서도 화려했던 9층 석탑과는 달리 단순하고 소박한 모습이다. 또 다른 7층 석탑을 지나면 광배를 갖춘 불상이 자리 잡고 있다. 이 불상은 얼굴은 뚜렷하지 않지만 권위나 위압이 느껴지지 않는 매우 정겹고 친근한 모습이다. 사다리꼴형의 판석 주변으로 구름문양의 화염문을 아름답게 음각하였다.

운주사에서 놓쳐서는 안 될 볼거리 중 하나가 바로 누워 있는 불상, 와불이다. 좌불 12.7m, 입상 10.26m로 국내에 있는 와불 중 가장 규모가 크다. 부처님이 옆으로 비스듬히 누운 열반상과는 다르게 앉아있는 좌불과 서 있는 입상이 자연석 위에 조각된 채로 누워 있다. 이렇게 좌불과 입상의 형태로 누워 있는 부처상은 세계에서도 유일하다.

◆ 담양, 댓잎 스치는 상쾌한 바람

화순에서 돌아오는 길에 담양을 들러보자. 담양은 소쇄원과 죽녹원, 관방제림 등 여유있게 둘러볼 수 있는 관광지가 많다.

담양을 대표하는 관광 명소인 죽녹원은 담양군에서 조성한 대나무 숲이다. 담양 향교 뒷산인 성인산을 대나무 숲으로 만들어 아기자기한 산책로와 인공폭포, 정자, 생태학습원 등을 꾸며 놓았다.

죽녹원 관람에서 만나는 또 하나의 즐거움은 운수대통 길, 죽마고우 길, 사랑이 변치 않는 길, 선비의 길, 추억의 샛길 등 산책로마다 붙어있는 재미난 이름이다. 산책로를 천천히 걸어서 둘러보는 데 1시간 정도 소요된다. 도시에서는 만나기 힘든 대나무 숲이라 그런지, 댓잎을 스쳐가는 바람마저 상쾌하다.

죽녹원에서 바로 향교교를 건너면 관방제림이 나오는데 함께 둘러보기 좋다. 관방제림은 관(官)에서 홍수나 바람을 막기 위해 만든 제방 숲이란 뜻이다. 본래 관방제림은 담양천을 따라 무려 6㎞나 이어진 긴 숲이었다고 하는데, 지금은 2㎞ 정도만 남아 있다. 현재 이 길에는 푸조나무와 느티나무 등 177그루의 나무를 보호수로 관리하고 있다.

아름드리 나무들이 좁다란 제방길을 따라 죽 이어져 있어 평화로운 풍경을 자아낸다. 또한 군데군데 마련된 의자와 정자에서 휴식과 놀이를 즐기는 촌로의 모습에서 여유가 느껴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