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태안반도 - 만리포와 신두리

vincent7 2012. 6. 18. 00:00

 

만리포와 신두리 등 기름유출 피해 지역뿐만 아니라 기름 유출 영향이 전혀 없는 지역도 그 여파를 고스란히 입고 있다. 전국에서 밀려든 자원봉사자를 제외하고 관광객이라고는 한 명도 없는 텅 빈 태안반도의 참상은 심각하다. 한산한 해안가에는 문을 닫고 영업을 중단한 횟집과 음식점이 덩그러니 남아 있고, 손님들의 발길이 뚝 끊긴 펜션은 사실상 개점휴업 상태다. 지금, 태안에 가장 필요한 것은 ‘사람들의 발길’이다. 이번 기회에 태안으로 떠나보자.

원봉사자의 손길이 태안 앞바다를 뒤덮었던 '검은 재앙'을 씻어내듯, 비록 기름을 안 닦아도 태안으로 놀러가는 것도 태안 사람들을 도와주는 길이라고 생각해 길을 나섰다. 태안에는 겨울여행의 낭만을 맛볼 수 있는 아름다운 해변이 많은데, 크게 학암포 코스, 만리포 코스, 안흥항 코스, 안면도 코스의 4가지 정도로 나누어진다.

이번 여행은 최악의 기름 유출 사고 때문에 직격탄을 맞았던 태안반도의 북쪽에 위치한 학암포 해수욕장에서 시작했다. 학(鶴)이 노닐던 바위(岩)라는 이름에서 알 수 있듯 활 모양의 백사장과 파도가 빚어놓은 기암괴석들이 절묘한 조화를 이뤄낸다. 물때를 잘 맞추면 학의 머리에 해당하는 소분점도까지 200m의 바닷길이 열린다.

전국에서 밀려든 자원봉사자들의 헌신적인 노력으로 검은 기름띠가 남긴 참혹한 풍경의 흔적은 거의 보이지 않았다. 페이로더가 방제를 끝낸 모래사장을 갈아엎고 있었고, 바람을 타고 날아오는 공기에는 기름 냄새보다 소금기가 더 진했다.

학암포 해수욕장에서부터 본격적으로 서해안 리아스식 해안의 해수욕장 릴레이가 시작된다. 태안반도 북부에는 의항·방주골·십리포·백리포·천리포·만리포·어은돌·파도리·통개 등 이름도 예쁘고 아기자기한 해수욕장들이 있어 해안선을 따라 내려가기로 했다. 학암포 아래에는 구례포, 구례포 아래는 신두리다.

하얀 방제복 무리를 뒤로하고 634번 지방도를 따라 내려간 뒤 옥파 이종일 선생 생가에서 우회전해 신두리에 들어서자 해변을 따라 늘어선 고급 펜션들이 눈길을 사로잡는다. 기름 유출 사고의 직격탄으로 사람들의 발길과 겨울바다의 정취는 간데없고, 펜션 부지를 50% 할인해 긴급 매각한다는 현수막만 펄럭이는 등 해안과 거리는 황량하고 쓸쓸했다. 신두리 사구(砂丘) 해변에는 기름이 여기저기 남아 있었다. 다행히 해변 모래만 손상됐을 뿐 신두리 사구는 그대로였다. 향후 신두리의 생태계 복원 대책이 제기되고 있지만 조류와 파도, 바람이 끊임없이 실어나른 모래언덕 위로는 갯그령 , 통보리사초, 갯완두 등 희귀한 사구식물들이 초록의 계절을 꿈꾸며 발갛게 말라 있었다.

5, 6월이면 빨간 해당화와 갯메꽃이 경이로움을 선사하는 신두리 사구에서 해안도로를 타고 만리포 해수욕장으로 달렸다. 만리포에 들어서자 사고가 난 지 한 달 가량 지났는데 쾨쾨한 원유 냄새가 코를 찔렀고,'똑딱선 기적 소리 젊은 꿈을 싣고서'로 시작되는'만리포 사랑' 노래비 옆에는 폐기물 포대들이 쌓여 있었다. 해변 바로 옆 슈퍼의 주인 할머니의 생계 걱정은'검은 재앙'의 고통을 여실히 보여준다. 할머니는 “하루 종일 캔커피 2개와 담배 1갑을 팔았다”며 “미안한 마음에 놀러 오지 못하는데 예전처럼 오셔서 관광도 하고 음식도 사 먹는 것이 태안 사람들을 도와주는 것”이라고 하소연한다.

만리포를 빠져나와 해안의 조약돌로 다듬은 해옥(海玉)으로 유명한 파도리를 둘러본 뒤 태안읍을 거쳐 77번 국도를 타고 태안 8경 중 하나인 몽산포 해수욕장으로 갔다. 달산포와 청포대로 이어지는 13㎞에 이르는, 탁 트인 드넓은 백사장과 언제 보아도 탐스러운 해변의 송림이 예전처럼 '겨울바다의 정취를 만끽하라'고 유혹한다.

해변을 거닐어 본다. 잔잔한 파도가 하얀 거품을 일으키며 끊임없이 육지를 넘보고, 물결을 닮아 얼룩말 무늬처럼 선명한 연흔이 드넓은 해변에 부조처럼 새겨져 있다. 사람 발자국 소리만 들어도 모래 속으로 잽싸게 달아나는 맛조개와 밤톨만 한 조개들이 눈에 띄었다. 맛조개를 캐서 생계를 꾸려가고 있다는 할머니는 “이곳은 기름 피해가 없어 예전처럼 맛조개가 많이 잡히는데도 요즘엔 좀처럼 사람 얼굴 보기가 힘들다”고 울상이다. 광주리에 가득한 맛조개는 아무리 코를 킁킁대봐도 기름 냄새가 전혀 나지 않았고, 갯고랑 물로 씻은 맛조개를 입 안에 넣으니 짭짤하면서 감칠맛이 돈다.

할머니의 가슴 아린 생채기를 뒤로하고 몽산포를 빠져나와 육지인 남면과 안면도 사이에 놓인 연륙교를 건너 안면도에 들어섰다. 동쪽 편은 천수만을 끼고 있는데, 황도와 안면암은 일출 여행지로 손꼽히는 곳이다.

안면도의 서쪽 편은 해안선을 따라 백사장, 삼봉, 기지포, 안면, 두여, 밧개, 방포, 꽃지, 샛별, 운여, 장삼, 장돌, 바람아래 등 깨끗한 해수욕장이 줄지어 있어 해안 어딜 가도 겨울바다를 실컷 거닐 수 있다. 해수욕장뿐만 아니라 항구와 포구도 크면 큰 대로 작으면 작은 대로 곳곳에 들어앉았다.

드넓은 바다와 푸른 안면송이 어우러진 태안해안관광도로 10㎞구간(백사장∼꽃지)은 건설교통부가 선정한 '아름다운 도로' 중 하나다. 창문을 열자 파도 소리와 함께 차가운 바람이 쏟아져 들어온다. 리아스식 해안답게 해안선의 굴곡은 아름답고 곳곳에 자리한 백사장도 짙푸른 송림과 잘 어울린다. 아기자기한 펜션도 아름다운 풍광에 조연으로 출연한다. 모든 해수욕장에서 낙조를 감상할 수 있는데, 가장 이름난 곳은 꽃지 해변이다. 할미·할아비 바위 너머로 떨어지는 일몰은 구름이 낀 날은 구름이 낀 대로, 맑은 날은 맑은 날대로 아름답다.

아린 가슴을 씻고 깨끗하게 마음까지 비우는 데는 겨울바다가 제일이다. 태안반도와 안면도의 겨울바다는 서럽도록 아름다웠다.


혜의 자연경관을 자랑하는 태안군은 TV 사극 및 드라마, 영화의 촬영지로 주목받고 있다. 서해안 고속도로 개통 이후 서울에서의 접근이 쉬워져 촬영 장소로는 적지로 손꼽히기 때문이다.

갈음이 해수욕장에서는 많은 폐인을 양산했던 드라마 '다모'의 두 남자 주인공이 마지막 결투를 벌였고, 영화 '번지점프를 하다'에서 이병헌과 이은주가 소나무 숲을 배경으로 왈츠를 췄다. 구례포 해수욕장은 사극 '용의 눈물'과 드라마 '먼동', 신두리 해수욕장은 고현정의 스크린 데뷔작 '해변의 여인', 장삼포 해수욕장은 영화'마리아와 여인숙'의 촬영 무대였다.

특히 2004년 방송된 SBS 대하드라마 '장길산'과 인기스타 배용준이 주연으로 출연했던 MBC 드라마 '태왕사신기'의 촬영 세트가 지금도 그대로 남아 있어, 드라마 속의 추억과 감동을 되살려주고 있다.

태안읍에서 안면도 방향 77번 국도를 달리다 남면 진사2구 마을회관 앞에서 우회전해 2㎞쯤 달리면 600여 종의 난(蘭)을 한자리에서 보고 즐길 수 있는 난 전문 식물원 '오키드 타운'이 나타나고, 여기서 1㎞쯤 더 달리면 진산포구 염전 옆 폐염전 부지와 야산에 들어선 '장길산 세트장'이 눈에 들어온다.

민속촌 같기도 하고 한옥마을 같기도 한'장길산 세트장'을 제대로 즐기고 싶다면 입구 맨 오른쪽에 위치한 남소문(南小門) 위로 올라가 보자.

성벽 밖으로 서해의 수평선과 바둑판을 닮은 염전, 바닷가 저수지와 예쁜 펜션이 눈을 사로잡는다. 눈을 돌리면 13만여 ㎡의 부지에 조선시대의 초가와 기와집 100여 채가 옹기종기 처마를 맞댄 채 마을을 이루고 있다. 마치 전남 순천시 낙안읍성 민속마을을 본떠 그대로 옮겨놓은 것 같다.

남소문에서 내려와 구불구불 아기자기하게 이어진 세트장 내 옛길을 걷노라면, 타임머신이라도 타고 조선시대를 넘나드는 듯한 묘한 착각에 빠지게 된다.

동헌과 옥사, 대가댁과 민가, 개울 다리와 물레방아, 장독대와 우물, 육간(肉間) 등 왠지 낯익은 풍경이 처음 와 보는 이에게도 언젠가 와본 듯한 느낌이 들게 한다. 붉게 달궈진 쇠를 두드리면서 연장을 만드는 대장간, 가게가 죽 늘어서 있는 저잣거리가 옛 모습 그대로 재현되어 있고, 각종 농기구와 절구통, 추녀 밑에 매달린 메주와 시래기 다발, 부엌 아궁이와 부뚜막 등이 고향집 향수를 불러일으킨다.

'장길산'이 끝난 뒤 백제의 서동과 신라 선화공주의 국경을 초월한 러브스토리를 그린 '서동요'가 촬영됐고, 요즘에는 조선 제 22대 정조대왕 시대의 정치, 경제, 국방, 문화 등 당시 사회를 재조명한 사극 '이산'이 촬영 중이다.


'태왕사신기'의 촬영 세트장 2007년 최고의 화제 드라마 '태왕사신기'의 안면도 세트장은 드라마 촬영으로 훼손된 시설물의 내부 보수와 부대시설 정비 등 새롭게 단장한 뒤 관광객들에게 선보일 계획이다. 충남개발공사와 ㈜재원테마랜드가 안면도 고남면 누동리 일대 9744㎡에 20억여 원을 들여 만든 안면도 세트장에는 광개토대왕인 담덕과 귀족 연호개의 군막 진영 등 고구려군의 야영지, 거란족의 천막 등 국내에서는 유일한 대규모 군막 진영 세트가 들어서 있다. 고구려 영토 확장을 위한 대규모 정복전쟁 장면들이 이곳에서 촬영됐다.


안면대교를 지나 고남면 영목항으로 77번 국도를 따라 직진, 영목항에 거의 다 진입하다 보면 오른쪽으로 현대식 건물의 박물관이 나온다. 지난 2002년 4월 개관한 패총박물관은 상설전시실·역사실·영상기획실·체험학습실 등의 시설을 갖춘 본관과 농ㆍ어촌 사람들의 생활 모습을 엿볼 수 있는 민속생활관으로 이루어져 있다.

상설전시실에는 고남리패총에서 출토된 신석기시대와 청동기시대의 토기와 석기 등이 전시되어 있으며, 디오라마와 터치스크린을 통해 당시 사람들의 생활상을 엿볼 수 있다. 유물 및 자료의 종류가 그리 다양하지 않지만 선인들이 남긴 삶의 흔적을 더듬어볼 수 있고, 패총의 의미와 가치도 되새길 수 있다. 패총이란 일명 어패류의 무덤으로 바다에서 채취한 해산물을 먹고 남은 잔재를 버린 장소를 말한다. 우화정 학예사는 “패총은 쉽게 말해 쓰레기더미에 불과한 선사시대 흔적이지만 조개껍데기 특유의 석회질로 인해 그 안의 토기나 짐승의 뿔 등이 잘 보존되어 있어서 당시 사회생활을 연구하는 데 귀중한 자료가 된다”고 설명한다.

상설전시실 맞은편의 역사실에서는 원삼국시대부터 고려와 조선시대의 토기·자기 등 각 시대의 유물들을 살펴볼 수 있고, 체험학습관에서는 무문토기편과 기와·산수문전 등을 직접 탁본해볼 수 있다. 민속생활관에는 농촌에서 사용했던 농기구와 각종 어로 도구가 진열되어 있고, 독살·건강막·주목망 같은 다양한 어로 방법을 디오라마 모형으로 재현해 놓아 관람객들의 이해를 돕고 있다.

관람 시간은 오전 9시~오후 6시(동절기 5시), 관람 요금은 일반이 700원, 어린이는 500원이다. 매주 월요일과 1월 1일, 명절 당일, 관공서 공휴일 다음날에는 휴관한다. 041-670-2338


몽산포 해수욕장의 남쪽에 위치한 청포대 해수욕장의 가장 큰 매력은 조용함이다. 몽산포보다 덜 알려진 탓이다. 해안의 경사가 완만하고, 모래도 곱고 깨끗하다. 해변을 어슬렁거리며 호젓한 분위기를 즐길 수 있고, 눈앞의 바다 위로 올망졸망하게 솟아 있는 거아도, 울미도, 삼도, 자치도의 풍광도 운치 있다. 해수욕장 뒤편에는 소나무들이 빼곡하게 숲을 이루고 있고, 펜션들이 해변 바로 앞에 들어서 있다. 그 중에서 가장 돋보이는 곳이 '똥벼락','사물놀이' 같은 그림책을 펴낸 화가 조혜란 씨가 운영하는 펜션 '화가의 정원'이다. 이름에 걸맞게 건물 곳곳에 그림이 걸려있고, 고급스럽고 클래식한 실내 인테리어와 아기자기한 소품이 돋보인다. 객실마다 붙여 놓은 이름도 '고흐', '모네', '샤갈'로 이색적이고, 방은 커플룸과 가족룸으로 구성돼 있다. 2006년 봄에 오픈해 모든 시설이 깔끔할 뿐 아니라 장식 레이스가 드러위진 침대에 누워 바다를 마음껏 감상할 수도 있다. 1층 로비의 책꽂이에는 다양한 어린이책과 만화책이 꽂혀있고, 옥상에는 바비큐 시설도 갖춰 놓았다. 주인이 직접 바비큐를 구워 주는 실비 서비스뿐 아니라 노란 호박고구마도 무료로 제공해준다. 쫊 www.artistgarden1.com, 041-674-4100


TAEAN Information

태안은 반도인데다 해안의 굴곡이 심하고 크고 작은 섬도 120여 개나 있어 해안선의 길이가 무려 530.8㎞나 된다. 30여 개의 해수욕장과 울창한 송림 등 비경이 곳곳에 있어 아름다운 풍광과 낙조에 취하게 된다. 왠지 모를 그리움이 물씬 풍겨오는 겨울, 유조선 기름 유출 사고로 고통받고 있는 주민들도 돕고 관광도 할 수 있는 태안으로 가보자.

전통어로 방식 '독살' 돌발, 돌살, 석전, 석방렴으로도 불리는 독살은 길이 150m 가량의 돌담을 V자로쌓아 밀물 때 휩쓸려 들어온 물고기가 썰물 때 빠져나가지 못하게 하는 전통적인 어로 방식. 독살어법은 연안공동체의 식량 확보 수단뿐만 아니라 해안가 주민들의 민속문화를 알 수 있는 중요 자료이다.

현재 태안에는 이원면의 사목·꾸지나무골 독살, 남면의 노루미 독살, 안면읍의 고느고지·두여 독살, 고남면의 조개부리마을 독살, 소원면의 의항 독살 등 15곳이 옛 모습 그대로 복원돼 있다.

 

향기와 맛이 있는 허브 농원, 팜 카밀레
몽산포해수욕장으로 잘 알려진 남면 몽산리의 볼거리로는 국내에서 가장 규모가 크고 아름다운 허브농장인 '팜 카밀레(Farm Kamille)'가 있다.

약 4만㎡ 규모의 허브 농장에는 캐모마일가든, 로즈가든, 칼라가든, 보태니컬가든, 와일드가든, 라벤다가든, 토피어리가든 등 7개의 테마 가든과 실내온실 허브 식물원, 허브 레스토랑, 허브 가게, 허브 공방 등이 아기자기하게 꾸며져 있어 허브를 좋아하는 사람이라면 들러볼 만하다.

허브 농장의 야외 가든과 실내 온실 허브 식물원에는 보라빛 라벤더를 비롯해 카밀레, 캐모마일, 페퍼민트, 세이지 등 허브 120종이 꽃을 피운다. 겨울철에 방문하면 야외 가든에서는 아름답고 독특한 허브의 세계를 맛볼 수 없지만 실내 온실 허브 식물원에서는 허브의 향을 즐길 수 있다. 체리세이지, 티트리, 제라늄, 유칼립투스, 세인트 존스워트 등 수십 종의 허브가 옹기종기 모여 저마다 향을 내뿜으며 발길을 잡는다. 코끝에 머무는 독특한 향기에 취하다 보면 마음은 저절로 상쾌해진다.

농원 전체가 훤히 보이는 곳에 자리 잡은 허브 매장에서는 다양한 허브 차와 허브 용품, 아로마오일 등을 구입할 수 있고, 2층 레스토랑에서는 허브 샤브샤브, 허브 꽃밥 등 허브를 활용한 다양한 요리들을 맛볼 수 있다. 또 허브비누, 향초 만들기 등의 허브 공예와 허브 스킨, 로션 만들기 강좌 등 다양한 허브 체험 교실에도 참여할 수 있다. 문의 041-675-3636, www.kamille.co.kr

 

백화산
태안 8경 중 제1경으로 꼽히는 백화산(白華山ㆍ284m)은 높이도 야트막하고 구릉처럼 부드러운 산세를 띠고 있지만, 크고 작은 바위로 뒤덮인 모습은 특이하면서도 강건한 느낌을 준다. 정상에 오르면 태안 시내뿐만 아니라 서해의 리아스식 해안이 그림처럼 펼쳐진다. 정상엔 둘레 619m, 높이 3m의 '백화산성'이 남아 있고, 중턱에는 '태을암'이라는 이름의 아담한 암자가 있다. 태을암에는 고려 때 작품으로 추정되는 태안마애삼존불(보물 제432호)이 있어 우리나라 마애삼존불의 초기 양식을 엿볼 수 있다. 태을암까지는 도로가 나 있어 산행 시간도 많이 걸리지 않는다. 안흥성 충청남도기념물 제11호인 안흥성(安興城)은 3면이 바다로 에워 싸인 천혜의 군사 요충지로 16∼17세기 조선시대에 성곽을 쌓았다고 전해지며, 뱃길로 조선을 찾은 중국 사신을 맞이하는 영접지로 활용되기도 하였다.

1894년 동학농민운동이 일어났을 때 성 안의 건물은 대부분 불타 없어졌다. 하지만 성벽과 네 개의 성문이 비교적 원형대로 남아 있고, 성벽에서 바라보는 안흥 앞바다 풍광이 좋은 편이다.

모감주나무숲 천연기념물 제138호로 승언리 방포와 꽃지 사이 해변에 400여 그루가 병풍림처럼 군락을 이루고 있다. 씨앗이 중국 내륙에서 해류를 따라 이곳까지 떠내려와 싹을 틔워 군락을 이루었다고 추정하고 있다.

 

파도리 해옥전시장
만리포에서 남쪽으로 4㎞ 떨어져 있는 파도리 해안을 유명하게 만든 해옥(海玉) 장신구는 태안의 특산품이다. 해안의 조약돌을 그대로 사용하기 때문에 자연의 멋이 물씬 풍기는 데다 돌 속까지 색깔이 스며드는 착색기법으로 인기를 끌고 있다. 파도리 해안 입구의 해옥전시장에는 반지, 목걸이, 팔찌, 귀고리, 열쇠고리 등 앙증맞은 액세서리 들이 전시되어 있는데 소품은 3000∼5000원 정도면 구입할 수 있다. 문의 041-672-9898

 

황도 붕기풍어제
안면도 동북쪽 끝에 자리한 황도(黃島)는 면적 2.5㎢, 해안선 길이 16㎞인 아담한 섬으로, 1982년 황도교가 완공됨으로써 안면읍과 연결됐다. 보리가 익으면 누렇게 보인다고 해서 이름 붙은 황도에서는 매년 음력 정월 초이틀과 초사흘에 마을의 평안과 풍어를 기원하는 황도붕기풍어제를 지낸다.

옛날에 황도 어민들이 자욱한 안개 때문에 길을 잃고 헤매다가 섬에서 비치는 밝은 빛의 인도를 받아 무사히 귀향하게 되자, 빛이 시작된 곳에 당집을 짓고 풍어제를 지내게 되었다고 전해진다. 붕기풍어제는 1977년 제18회 전국민속예술경연대회에서 대통령상을 수상하였고, 현재 충남무형문화재 제12호로 지정되어 있다.

 

노천 선셋스파
오션캐슬의 노천 선셋스파에서는 노천탕에 몸을 담근 채 꽃지 바다에 떨어지는 일몰을 즐길 수 있다. 유황해수 바데풀과 지압탕, 홍송탕, 폭포탕, 녹차탕 등이 마련돼 있어 여독을 풀기에 제격이다. 이곳의 사우나는 지하 420m 암반에서 솟아난 온천수를 이용하는데, 다른 온천수와 달리 바닷가라서 소금기가 있어 짭짤하다.

이용 요금은 사우나가 어른 8000원, 어린이 5000원이며, 사우나와 노천 선셋스파는 4시간에 어른 2만 원, 어린이 1만 4000원이다.

 

태안 비치CC
태안군이 유치한 민자 1호 사업인 태안 비치CC는 안흥항 인근 폐양식장 약 66만㎡를 매립하여 만든 정규 18홀을 갖춘 해변 골프장이다. 전 홀 아일랜드형에 서해안의 수려한 경관과 잘 어우러져 '꿈의 골프 코스'다운 면모를 갖추고 있다. 상쾌한 갯내음과 맑은 공기를 마시며 갈매기와 함께 하는 워터해저드와 사막의 느낌을 즐기는 국내 최대의 샌드벙커에서 라운딩을 즐기다 보면 어느새 자연과 하나가 된다. 특히 마지막 18홀은 아름다운 서해와 호수 사이에 조성된 국내 유일의 시사이드(sea-side)코스로 거친 자연과 맞서는 도전정신을 극대화시켰다. 해안선을 따라 조성된 골프장을 찾아 스트레스를 날려보는 것도 태안 관광의 매력이다. 인근 안흥항에서 싱싱한 해산물을 입맛대로 골라 먹을 수 있다.

 

먹을거리

태안반도는 서해안에서도 먹을거리가 다양하기로 이름난 곳이다. 사시사철 제철 해물이 쉼 없이 잡혀 들어오는 포구가 많기 때문이다.

우럭젓국 소금으로 간을 한 우럭포를 먹기 좋은 크기로 잘라, 갖은 양념과 쌀뜨물을 함께 넣어 푹 끓여 내면, 우럭포에서 배어 나오는 짭짤한 맛이 쌀뜨물과 어우러져 국물 맛이 구수하고 담백하다.

간자미 무침 11월 하순부터 다음해 2월 초순까지 나오는 간자미(일명 갱개미)는 추운 겨울에 제 맛을 내는 계절 음식이다. 산 간자미를 즉석에서 회를 떠 빨갛게 무쳐 놓으면 살과 오돌오돌한 물렁뼈가 매콤새콤한 양념과 함께 독특한 맛을 느끼게 한다. 요리법으로는 간자미 무침, 찜, 회 등이 있으며 잘 말린 간자미를 숯불에 구워서 내놓으면 술안주로 일품이다.

개불 겨울철 입맛을 돋우는 데 최고의 별미로 알려진 개불은 육질이 연하고 쫄깃쫄깃한 맛이 뛰어나 미식가들이 즐겨 찾는 별미다. 맛이 고소하고 아무리 많이 먹어도 체하거나 설사를 하지 않는 개불은 단백질이 풍부하고 혈전을 용해하는 성분도 포함돼 있어 고혈압 환자나 다이어트를 원하는 사람에겐 그만이다.

 

알아두면 편리한 정보

태안군 www.taean.go.kr
문화관광과 041-670-2544 / 해양수산과 041-670-2415
농업기술센터 041-670-2555
국립공원관리공단 태안해안사무소 041-673-9737
영목항 여객선 터미널 041-673-9887, 934-8774∼5
태안 시외버스터미널 041-674-2209
태안문화원 041-674-219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