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의 향기/찻잔 속의 글

우렁이의 사랑법

vincent7 2017. 8. 28. 20:02




우렁이의 사랑법







     우렁이는 알이 깨어나면

     자신의 살을 먹여 새끼를 기릅니다.

 

 

     새끼는 어미 우렁이의 살을 파먹고 자라나고

     혼자 움직일 수 있을 때 쯤이면 

     어미 우렁이는 살이 모두 없어져

     껍질만 남아 물 위에 둥둥 뜨게 됩니다.

 

 

     그렇게 떠오른 껍질만 남은 우렁이는

     흐르는 물살에 아무 말없이 떠내려 갑니다.

 

 

     늘 주기만 했던 자신의 사랑을

     한 번도 탓하지 아니한 채..

 

 

     사랑은 어쩌면 받아서

     내가 살찌는 그런 일이 아닐지 모릅니다.

 

 

     당신의 삶에 영양분이 되어 주는,

     그렇게 끊임없이 주고 있음에도

     늘 더주지 못함을 안타까워하는 눈물겨움

 

 

     그런 사랑이야말로

     진실로 아름다운 사랑 아니겠습니까?

 

 

     사랑을 표현하는 방법이야 한 두 가지가 아닐 테지만

     그에게 내 가진 모든 것을 아낌없이 주는 것.

 

 

     끊임없이 주고 있으면서도 

     자신이 주고 있다는 사실조차도 

     깡그리 잊게 되는 것.

 

 

     그것이야말로 당신이 가진 사랑의

     최상의 표현이 아닐 수 없습니다.

 

 

     박성철   /  /   그저 바라볼 수만 있어도   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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