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의 향기/주머니속의 애송시

내리는 눈발 속에서는 / 서정주

vincent7 2015. 12. 26. 11:15

 

 


    내리는 눈발 속에서는 / 서정주

    괜, 잖, 타 ....
    괜, 잖, 타....
    괜, 잖, 타 ....
    괜, 잖, 타 ...
    수부룩이 내려오는 눈발 속에서는
    까투리 메추래기 새끼들도 깃들이어 오는 소리 ...
    괜잖타...괜잖타...괜잖타...괜잖타...
    폭으은히 내려오는 눈발 속에서는
    낯이 붉은 처녀 아이들도 깃들이어 오는 소리 ....
    울고
    웃고
    수그리고
    새파라니 얼어서
    운명들이 모두 다 안끼어 드는 소리 ...
    큰 놈에겐 큰 눈물 자죽, 작은 놈에겐 작은 웃음 흔적
    큰이얘기 작은이얘기들이 오부록이 도란그리며 안끼어오는
    소리...
    괜잖타...
    괜잖타...
    괜잖타...
    괜잖타...
    끊임없이 내리는 눈발 속에서는
    산도 산도 청산도 안끼어 드는 소리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