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을의 노래
김용오
그대를
좋아할 수밖에 없던 이유하나는
먼 산에 백조이듯 춤을 추는
저 아지랑이의 모습을 보고파서가 아닙니다. 
그대를
좋아할 수밖에 없던 이유하나는
가슴을 쥐어뜯고서 망부석을 향해 뛰어가며
파도가 부르는 저 아픈 노래가 듣고파서가 아닙니다 
그대를
좋아할 수밖에 없던 이유하나는 갈바람에
거나하게 취해 땅바닥에 나뒹구는
저 낙엽 하나를 일으켜 주고
싶어서가 아닙니다. 
그대를
좋아할 수밖에 없던 이유 하나는
동목冬木이 어머니의 모습을 하고서
눈(雪)오는 동구밖에 서서 이름 하나를
부르며 그 이름이 오기를 기다리는
아릿한 저 모습을 보고파서는
더더욱 아닙니다.
그대를
좋아할 수밖에 없는 이유하나는
여물지 않은 나의 씨앗으로
그대의 가슴에 국화꽃 한 송이를 틔워
날이면 그대의 가슴을 훔치고픈
소쩍새로 살고 싶었음이 아닌지
그대여. 
☆ 영상:해밀
★ Song By / Brenda Lee -- If You Love Me
'글의 향기 > 찻잔 속의 글' 카테고리의 다른 글
| 사랑은 자주 흔들린다...이외수 (0) | 2015.09.30 |
|---|---|
| 울지 마시게 ... 김용오 (0) | 2015.09.12 |
| 내 마음의 가을 숲으로...이해인 (0) | 2015.09.01 |
| 남은 우리들의 시간은 / 무라카미 하루키 (0) | 2015.08.27 |
| 지란지교를 꿈꾸며...유안진 (0) | 2015.08.16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