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난한 사람들
우련祐練신경희
밤을 등지고 사는 새는
지푸라기 한가지씩 입에 물어
해가질 때까지 집을 짓고
밤을 지키는 등대는
오늘도 고독을 토해내는
바다 위에 등불이 되어있다.
집이 없어도 가난이요
집이 있어도 먹을 것이 없으면
그 또한 가난이다.
화려해 보이는 도시의 군중 속에
말 못하는 가난이 있으니
실직의 가난이요, 실업자의 가난이라.
물질의 과잉시대라고 누가 말을 했던가.
화폭에 그려진 그림일 뿐…
살아 숨쉬는 지구 끝에 서 있는 사람들.
등대에게도 삶이 있다.
우련祐練신경희
물살이 거칠다.
망연한 모습
초라해진 모습으로
바닷가에 서 있는 등대에게도
다리 휘청이고 싶을 때가 있다.
화려함보다는 수수함이 더 어울리는
면밀히 들여다보면
속이 꽉 차있다.
소리없이 서 있음이 외롭게 보이지만
망망대해 바다를 거니는 길잡이
의로운 날을 위하여
밤이면 몸을 어둠속에 던져
날이 새기까지 홀로이 바다를 지키는
들숨과 날숨의 조화를 이루어 나가는
등대에게도 삶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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