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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오늘은 크리스마스이브. ‘그리스도를 기리는 축일의 저녁’이라는 뜻이지요. 고대 로마와 중동지역에서 해가 지면서부터 다음날 해가 질 때까지를 하루로 쳤기 때문에 ‘크리스마스이브’는 말 그대로 ‘예수 그리스도가 이 땅에 오신 날 저녁’입니다. 전날 밤이 아니고요. 우리나라에서는 통행금지가 시행될 때 크리스마스이브는 연말 ‘제야(除夜)의 밤’과 함께 젊음의 밤 문화를 만끽할 수 있는 ‘낭만의 밤’이었지요. 늘 배고프던 그때, 기독교를 믿지 않아도 교회에서 빵을 먹을 수 있는 ‘푼푼한 밤’이기도 했고요. 새벽에는 교인들이 골목을 돌아다니며 캐럴인지, 찬송가인지를 불러 잠에서 깨던 기억도 가물가물 새벽안개처럼 밀려오네요. 요즘엔 성탄절이 조용하지요? 거리에서 캐럴을 듣기도 힘듭니다. 세상은 훨씬 넉넉해졌는데 왠지 삭막합니다. 어쩌면 우리 스스로 우리 가슴의 우물을 돌덩이로 막은 것은 아닐까요? 오늘 같은 날, 미움과 화에 짓눌린 따뜻한 정서를 일깨우는 것은 어떨까요. 성탄절, 누군가를 향한 감사 기도는 메마른 땅에 뿌려져, 초록빛 떡잎이 고개를 들게 만드는 촉촉한 빗줄기가 아닐까요? 감사만이 꽃길입니다
누구도 다치지 않고
걸어가는
향기 나는 길입니다
보석입니다
슬프고 힘들 때도 감사할 수 있으면
삶은 어느 순간
보석으로 빛납니다
감사만이 기도입니다
기도 한 줄 외우지 못해도 그저
고맙다 고맙다
되풀이하다 보면
어느 날 삶 자체가
기도의 강으로 흘러
가만히 눈물 흘리는 자신을
보며 감동하게 됩니다
<이해인 수녀의 ‘감사 예찬’>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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