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의 향기/주머니속의 애송시

12월... 오세영

vincent7 2012. 12. 3. 15:25

 

 

 

 

 

 

 

 

 

12월

 

                                                                                             ... 오세영

 

 


불꽃처럼 남김없이 사라져 간다는 것은
얼마나 아름다운 일인가
스스로 선택한 어둠을 위해서
마지막 그 빛이 꺼질 때

유성처럼 소리없이
이 지상에 깊이 잠든다는 것은
얼마나 아름다운 일인가
허무를 위해서 꿈이
찬란하게 무너져 내릴 때

젊은 날을 쓸쓸히 돌이키는 눈이여
안쓰러 마라
생애의 가장 어두운 날 저녁에
사랑은 성숙하는 것

화안히 밝아오는 어둠 속으로
시간의 마지막 심지가 연소할 때
눈 떠라...
절망의 그 빛나는 눈...!

 

 

 

 

 

 



 

 

 

 

 

 

 

 

♪ Without a Father - Ernesto Cortaza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