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의 향기/주머니속의 애송시

따뜻한 슬픔 / 홍성란

vincent7 2012. 12. 1. 17:32

 

 

 

 

 

 

 

카쉬(Karsh) 作

 

 

 

 

 

 

 

 

따뜻한 슬픔

 

                                                                                     / 홍성란

 

 


너를 사랑하고
사랑하는법을 배웠다

 


차마,

사랑은 여윈 네 얼굴 바라보다 일어서는 것,

고 싶은 맘 접어두는 것,

말 못하고 돌아서는 것

하필 동짓밤 빈 가지사이 어둠별에서,

손톱달에서 가슴 저리게 너를 보는 것

문득,

삿갓등 아래 함박눈 오는 밤 창문
활짝 열고 서서

그립다, 네가 그립다,

눈에게만 고하는

끝내,

사랑한다는 말따윈 끝끝내 참아내는 것

 


숫눈길,
따뜻한 슬픔이
딛고 오던
그 저녁

 

 

 

 


 

 

 

연인들의 이야기 / 오케스트라 연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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