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의 향기/주머니속의 애송시

사랑니 / 김문억

vincent7 2012. 11. 22. 09:04

 

 

 

 

 

 

 

 

Martha Graham (미,무용가) / Yousuf Karsh 作

 

 

 

 

 

 

 

 

사랑니

 

                                                                                     / 김문억

 

 

 

 

썩기 전에 뽑아야한다지만

필요 없는 이빨이라지만

 

 

내 마음은 여지껏 사춘기

가랑잎 구르는 소리에 가슴이 울렁이며

뼈와 뼈 사이로 바람 휘돌아 나가던 때

바람 나간 빈 자리에 느닷없이 들어 온 바람

! 무슨 정표를 이다지도 아프게만 심어 오느냐

 

 

더 아프기 전에

후회하기 전에

미련 두지 말고 속 시원히 빼 내라지만

이빨 없으면 잇몸이라는 막된 생각도 해 보지만

통증보다 더 두렵다 너를 뽑아 낸다는 일은,

 

 

 

 

아픈 것, 빼 내면 안 아픈 건가 정말

빼 내고 난 빈 자리는 안 썩는 건가 정말

 

 

 

 

 

 

Rainy day lover /Tony Joe White