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라임경제] 불현듯 다가온 여름이 낯설다. 그 낯설음이 어디론가 훌쩍 떠나고 싶은 마음을 부추긴다.
이럴 때 육지를 떠나 섬으로 들어가 볼 일이다. 굳이 남태평양의 섬이 아니라도 우리나라의 바다에는 너무 아름다운 섬이 너무 많다.
◆ 곳곳에 비경 간직한 다도해
해수욕과 해안 드라이브, 그리 높지 않은 산의 암릉트레킹. 이러한 스케줄을 하나의 섬에서 모두 할 수 있다.
목포에서 카페리나 쾌속선을 이용해 만날 수 있는 섬. 도초도와 비금도, 그리고 우이도. 목포 신안군의 부속도서들이다. 쾌속선은 1시간, 카페리는 2시간 20분 정도 걸린다.
<사진: 신안군>
이 가운데 도초도와 비금도는 연륙교로 연결돼 자동차로 쉽게 건너갈 수 있다. 우이도는 도초도에서 작은 여객선으로 1시간 20분이면 닿는 작은 섬이다.
우이도(牛耳島)는 우리나라 여러 섬 가운데 가장 빼어난 풍경을 자랑한다. 특히 이 섬에는 기이한 모래언덕(사구, 砂丘)이 있어 한 번 와본 사람은 반드시 다시 찾는다고 한다.
이 모래언덕은 멀리서 볼 때 태풍과 홍수로 나무가 쓸려 내려가 벌건 흙이 드러난 것처럼 보인다. 그러나 사구의 바로 아래까지 거대한 모래의 벽으로 바뀐다. 급한 경사를 기어올라 사구의 꼭대기에 서면 희디흰 모래 언덕 저편으로 짙푸른 바닷물과 초록의 숲이 펼쳐친다.
주민들은 이를 산태라고 부른다. 사구의 수직 높이는 약 50m에 달하고, 경사면의 길이는 약 100m 정도. 경사도는 32~33도 안팎이지만 아래서 올려다볼 때는 거의 70도가 넘게 보인다.
모래언덕이 있는 곳은 우이도에서 가장 큰 마을인 돈목마을. 섬인데도 물이 풍부해 오래 전부터 사람들이 터전을 일군 마을이다.
돈목마을 서쪽에는 넓디넓은 모래사장이 펼쳐져 있고 그 끝에 사구가 있다. 고운 모래밭에는 조개들이 살고 있어 갈고리를 이용해 저녁 찬거리를 마련할 수도 있다.
◆ 암릉 따라 오르는 바다 위의 산
우이도에는 또 상상봉이라는 멋진 봉우리가 있어 섬 여행에 산행까지 겸할 수 있다. 해발 329m인 상상봉을 오르기 위해서는 만만치 않은 덤불을 헤치고 올라 길게 이어진 암릉을 걸어야 한다.
여름 더위와 싸우며 산 정상에 이르면 눈 앞 가득 펼쳐진 다도해 전경에 입이 벌어지기 마련이다.
우이도에 가기 위해 들르는 도초도는 면적이 42.349㎢에 달하는 큰 섬이다. 다른 섬과 달리 이곳의 주민들 대부분은 쌀·보리·고구마 등을 경작하는 농민들이다.
섬인데도 쌀 농업을 많이 하는 까닭은 이곳에 육지의 평야와 같은 너른 들판이 있기 때문. 그 들판은 섬 중앙부에 있는 고란들로 맑은 햇볕 아래 푸르름을 더한다. 이 들판은 신안군에서 가장 넓은 평야라고 한다.
이 섬의 시목해수욕장은 반달처럼 생긴 백사장이 약 3km나 이어져 있어 여름철 피서객이 많이 찾는다. 모래질이 곱고 바닷물이 수정처럼 맑아 해수욕하기에 그만.
도초도와 연륙교로 연결된 비금도는 우라나라에서 처음 천일염을 생산한 곳이다. 따라서 지금까지도 섬의 북서해안은 모두 소금밭. 질 좋은 천일염을 만들어 내는 염전이다. 넓은 염전에서는 한여름 뙤약볕에 모아 둔 왕소금 무더기가 반짝인다.
이섬의 알려지지 않은 비경은 ‘용머리뒤끝’에서 보이는 아담한 무인도와 바다에 무릎을 적시고 있는 기암괴석들이다. 용머리는 바다를 향해 길게 뻗어나간 초원지대를 말한다. 현지민들의 초등학교 시절 소풍지 1호라고 한다.
비금도에는 또 명사십리해수욕장이라는 독특한 해변이 있다. 고운 모래가 다져져 자동차로 시속 100km 이상 달릴 수도 있다. 이 해수욕장에 들어가기 위해서는 아직 먼지 풀풀 나는 비포장길로 들어서야 한다.
◆ 가는 길
서해안고속도로를 이용해 목포까지 간다. 비금도 가는 배는 목포여객선터미널에서 출발한다. 쾌속선의 경우 사전 예약이 필수. 그러나 도초도와 비금도를 돌아보기 위해서는 카페리에 자동차를 싣고 가는 것이 편안하다. 자동차의 경우 승용차가 5만원 내외, 승객은 1인당 6000~7000원대다. 자동차를 가져갈 경우 우이도를 들어갈 때 도초도 선착장 부근에 세워두면 된다. 목포 북항에서 오전, 오후 하루 2차례 출발하는 도초행 농협카페리를 이용하면 자동차 3만원대, 승객은 무료로 경비를 줄일 수 있다. 도초-우이도 여객선은 하루 2번 운항하며 요금은 1인 5000원 정도. 숙박은 도초도 신목해수욕장에 민박집이 많고 우이도 돈목마을도 모두 민박집이다.
◆ 나들이 길 먹을거리
각 민박집마다 밥을 시키면 남도 특유의 젖갈을 내놓는데다 싱싱한 해산물이 많다. 특히 우이도 돈목마을의 ‘한승미 민박’(061-261-1740)은 방도 깨끗한데다 백반에 딸려 나오는 갖가지 밑반찬 맛이 뛰어난 집이다. 주인 한승미 씨는 민주당 한화갑 의원의 가까운 친척이다.
이인우 기자 rain9090@pbj.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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