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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크랩] 종주산행법

vincent7 2010. 2. 13. 03:44

종주산행은 야영지 선택이 중요하다

 

   굽이치며 뻗어가는 산줄기를 보면 누구나 한번쯤은 종주산행을 꿈꾸어 보았을 것이다. 하지만 경험이 없는 사람이라면 선뜻 종주산행을 나서기가 쉽지는 않다. 산행의 형태에는 여러 가지가 있다. 산을 어떤 식으로 오를 것인지는 초보자나 경험자나 가장 먼저 생각해야 한다. 산행형태를 정해야 산으로 떠날 준비를 할 수 있기 때문이다. 산행을 크게 세 가지 유형으로 구분해 보면 당일산행, 1박을 하는 주말산행, 큰 산을 종주하거나 요즘 붐이 일고 있는 백두대간 종주 같은 장기산행이 있다. 이를 세분화하면 종주산행, 횡단산행, 방사상산행, 집중산행, 파상산행, 직선산행 등으로 나뉜다. 이번 호엔 종주산행법을 살펴보기로 한다.

 

   종주산행이란 봉우리와 봉우리가 가장 길게 이어지는 주능선을 걸어서 산 전체를 넘어가는 것을 말한다. 백두대간 종주가 그 대표적인 예이다. 종주산행은 사람이 살아가기 위한 가장 기본적인 의, 식, 주를 배낭에 짊어지고 걸어야 되기 때문에 철저한 준비가 필요하다.

   종주산행에 앞서 대상 산을 선정하고 일정을 잡아야 한다. 일정을 잡는 데는 산행시간을 미리 계산해야 필요한 장비와 식량을 준비하고 배낭을 꾸릴 수 있다. 처음 가는 산은 지형도를 보고 산행시간을 예측하는데 지형도와 실제 거리는 차이가 있다. 평지는 지형도에서 잰 거리에 15%를 더해주고, 소로는 10%, 조금 경사진 곳은 15%, 어느 정도 경사진 곳은 20%, 경사가 심하고 오르내림이 많은 등산로는 25%, 경사가 아주 심한 등산로는 30% 이상 더해주면 실제 거리에 가까운 수치가 나온다.

   거리를 계산해 놓았다면 산행에 걸리는 시간을 어느 정도 예측할 수 있다. 보통 성인은 평지에서 한 시간에 4km 정도를 걷는다고 한다. 그러나 산에서는 경사도와 산길의 험한 저도에 따라 산행시간은 길어지기 마련이다. 예를 들어 한시간에 4km를 걷는 사람이 표고차가 160m의 경사진 산길을 올라갈 때 걷는 속도가 30% 정도 줄어든다고 보면 한시간 동안 산행할 수 있는 거리는 4kmX0.7=2.8km가 된다. 이것은 보통 체력을 가지고 있는 남자가 20~25kg의 무게가 나가는 배낭을 짊어지고 산행하는 기준으로 한 등산시간 계수표에 맞춘 것이다(표1-1).

   산행시간은 사람마다 차이가 있고 계절, 날씨에 따라 차이가 있기 때문에 계수표를 이용할 경우, 계절이나 날씨를 고려해서 자신의 체력에 맞게 시간 계수를 조정해서 산행거리를 정해야 한다. 일반적인 상식으로는 신체 장애가 없는 성인은 누구나 한시간에 고도 300m를 오를 수 있다는 것을 알고 있다면 좀더 자신감을 가질 수 있을 것이다. 그리고 내리막길에서는 오르막길에 비해 20~40%까지 시간을 줄일 수 있음을 알아두면 전체 산행소요시간을 예측할 수 있다.

   단독종주일 경우 혼자 부담해야 하는 짐의 무게 때문에 같은 거리일지라도 산행 시간은 많이 걸리게 마련이다. 종주산행은 되도록 네 명이 한 팀이 되는게 짐 부담이 가장 적다. 동료가 부상당했을 경우에도 자체 구조할 수 있는 이로움이 있다. 겨울에 폭설이 내리면 러셀을 하는데 하루에 1km도 못 갈 때도 있다. 만약 여러 명이 번갈아 러셀을 하게 되면 좀 더 긴 거리를 갈 수도 있을 것이다.

   산행은 하루 8시간 넘기지 말아야

   일박 이상의 종주산행은 하루에 8시간 넘지 말고 항상 체력을 30% 이상 비축해 놓아야 다음날 산행에 차질이 없고 하루 산행일기를 쓸 수 있는 여유를 가질 수 있다. 근로기준법에도 하루 근로시간을 8시간으로 명시해 놓고 있다. 하물며 체력 소모가 심한 산행에서 8시간을 초과한다는 것은 몸에 무리를 가져오게 되고 장기산행을 할 수 없게 된다.

   만약 지리산 종주를 유평리에서 성삼재로 정했다면 먼저 거리를 알아야 한다. 유평리에서 성삼재까지의 지도상 거리는 36km, 실제거리는 대략 57km이다. 예를 들어 비교적 산행하기 좋은 날씨이고 1km 내의 표고차가 250m에서 300m라면 등산시간 계수표에 나와 있는 속도계수는 0.5이다. 그러므로 평지에서 1시간에 4km를 걷는 사람이라면 4km에 0.5를 곱하면 이 구간의 산행속도를 알 수 있다.

   4km/hX0.5=2km/h로 이 구간에서는 한 시간에 2km를 갈 수 있다. 지리산 종주구간의 평균적인 속도계수가 0.5이고 하루에 8시간 산행하게 되면 16km를 갈 수 있다. 점심 먹는 시간과 쉬는 시간을 포함해서 3박4일의 일정을 잡으면 유평리에서 성삼재까지 종주 할 수 있다는 계산이 나온다. 위에서 설멸한 것을 참고로 알아 둔다면 지도만 보고도 등산일정을 잡을 수가 있다. 그러나 직접 산행한 사람의 경험담을 듣거나 등산 안내책자를 통해서 정확한 정보를 얻는 것이 중요하다.

   이제 일정이 잡혔으면 종주산행에 필요한 장비를 챙겨야 한다. 종주산행 시 야영장비로서 텐트, 침낭, 깔판, 버너, 코펠, 가스등, 렌턴 등이 있다. 국립공원 곳곳에 최신 시설의 대피소가 있기 때문에 텐트 없이도 종주산행을 할 수 있지만 정맥을 종주 한다거나 백두대간을 종주하기 위해서는 텐트는 가장 중요한 장비 중 하나다.

   텐트를 고를 때에는 텐트의 구조와 기능을 알고 구입해야 한다(그림1-1).

   텐트는 비, 눈, 바람을 막고 안에서 발생하는 습기를 내보낼 수 있어야 되고 바닥의 습기도 막아줄 수 있어야 한다. 요즘은 텐트 몸체를 고어텍스 천으로 만들어 보온과 방수기능이 뛰어난 것도 있다. 하지만 가격이 비싸고 무게와 부피가 커지는 문제점이 있다. 바바람을 막아주는 가림막(플라이)이 있기 때문에 굳이 고어텍스를 쓸 필요까지는 없다. 텐트의 몸체를 만드는 천은 주로 나일론이며 요즘은 발수 처리된 립스탑이나 타피타 천으로 만들어 질기고 천이 미어지거나 뜯어지는 일이 거의 없다.

   가림막은 비바람을 완벽하게 막아주고 자외선이나 복사열이 천막 안으로 들어오지 못하도록 PU 코팅한 폴리에스터 계통의 천을 사용한 것이 좋다. 가림막이 본체 길이보다 짧으면 비바람이 칠 때 물이 들어가기도 하고, 가림막과 몸체 사이의 공간에서 온도를 유지시켜 줄 수 없기 때문에 너무 짧지 않은 것이 좋다. 겨울철에 쓰는 가림막은 바닥까지 닿는 것은 물론이고 20~30cm 정도의 천이 덧달려 있어서 그 위에 눈을 덮어 바람을 완벽하게 막아줄 수 있는 구조로 만들어져 있어야 한다. 텐트는 가림막과 본체 사이의 공간에서 취나나, 등산화, 배낭, 장비를 보관할 수 있는 것이 좋다. 본체와 가림막 사이의 공간이 너무 넓어도 좁아도 불편하므로 적당한 공간을 확보할 수 있어야 한다.

   테트의 폴은 유리섬유의 제질보다는 알루미늄에 구리와 망간을 섞어 만든 두랄루민 합금으로 만든 것이 가볍고 편리하다. 텐트와 플라이를 고정하는 말뚝은 휘어지거나 부러지지 않고 가벼워야 한다. 플라스틱 말뚝은 여름철 질퍽한 땅에서 좋고 갸울철에는 스크류형으로 된 강한 합금이 좋다(그림1-2). 텐트를 구입했다면 집에서 미리 설치하는 방법을 익혀 두어야 실전에서 수월하게 설치할 수 있다.

   해지기 한두 시간 전에 산행 끝내고 야영준비

   야영을 하기 위해서는 어느 지점에서 텐트를 쳐야 할지 미리 생각해 두어야 한다. 하지만 산행이란 계획한대로 목표 지점까지 가지 못할 경우도 있기 때문에 그 때마다 상황에 맞게 안전한 곳을 찾아서 텐트를 쳐야 한다. 눈사태나 산사태가 일어날 수 있는 비탈이나 깔때기 모양으로 생긴 깊은 계곡은 위험성이 높다. 98년 토왕골 Y계곡에서 눈사태 조난사고를 보더라도 야영지 선택이 얼마나 중요한지 실감할 수 있을 것이다. 또한 절벽 아래는 돌이 떨어질 위험이 있고, 큰나무나 높은 바위 주변은 벼락이 떨어질 위험이 있기 때문에 날씨가 흐린 날은 이런 곳을 피해야 한다.

   일반적으로 물을 구하기 쉬운 계곡 옆에 텐트를 치는 사람들이 있는데 급류에 휩쓸리게 될 위험이 있다. 물을 구하기 쉬운 샘터를 미리 지도를 보고 알아 놓으면 굳이 계곡 옆에 텐트를 칠 이유가 없다. 계곡 주변이 아니면 물을 구할 수 없기 때문에 텐트를 칠 수 밖에 없는 경우라도 계곡과 어느 정도 멀리 떨어진 곳을 찾아 야영을 해야 한다.

   주로 종주산행에서는 능선상으로만 산행이 이루어지기 때문에 계곡 주변에 텐트를 칠 경우는 거의 없다. 급류에 휩쓸릴 위험은 없지만 식수 구하는 문제가 가장 절실하다. 평소에 물이 있던 샘물도 가뭄에는 말라 버리는 경우가 많기 때문에 확실한 정보가 없다면 항상 미리 물이 있는 샘터나 산장에서 충분히 보충을 해서 물이 없는 곳에서도 야영을 할 수 있을 정도가 되어야 한다.

   비탈진 곳에 텐트를 치게 되면 몸이 흘러내리기 때문에 편한 잠을 잘 수 없다(그림1-3).

   바닥이 평평하고 습기가 없는 곳이 적당하며 마사토나 모래가 섞여 있는 땅, 낙엽이 많이 쌓여 있는 곳, 주변보다 땅이 조금 높은 곳은 물이 잘 빠지기 때문에 텐트를 치기에 좋다. 경치가 좋은 곳에 칠 수 있다면 쾌적한 야영을 즐길 수 있다(그림1-4).

   등산 수칙 중에 산행은 아침 일찍 시작하고 해지기 한두 시간 전에 마치라는 말처럼 텐트도 어두워지기 전이나 지치기 전에 치고 잠자리 잡아야 안전하고 여유있는 산 생활을 할 수 있다. 등산을 떠나기 전에 일출시간과 일몰시간을 알아두면 편리하다. 절기마다 일출시간과 일몰시간은 표1-2와 같다.

   해지기 한두 시간 전에 산행을 마쳤다면 가장 먼저 텐트부터 쳐야 한다(그림1-5).

   가)바닥을 잘 고르고 천막의 바닥보다 넓은 비닐을 깔아 놓는다.

   나)비닐 위에 본체를 펴놓는다.

   다)폴 끝을 폴 고정 장치 고리에 끼워 세운다.

   라)텐트 본체에 달린 고리를 폴에 건다.

   마)플라이(가림막)를 본체 모양에 알맞게 덮는다.

   바)플라이에 달린 고리에 끈을 묶는다.

   사)말뚝을 박아 텐트 몸체와 가림막을 고정한다.

   텐트를 칠 때 주의할 점은 지퍼가 열린 상태로 치지 말아야 한다. 열린 채로 텐트를 치고 나서 지퍼를 닫으려고 할 때 잘 닫히지 않기 때문이다. 억지로 닫으려다가 지퍼가 고장날 수 있고 텐트를 다시 조정해야 되는 번거로움도 발생한다. 그리고 가림막을 칠 때는 팽팽하게 당겨서 말뚝에 끈을 매야 본체와 가림막이 달라붙지 않는다. 가림막 끈을 느슨하게 맬 경우 본체와 가림막이 달라붙어 본체 안으로 빗물이 흘러 들어오게 된다. 가림막을 칠 때 또한 지퍼를 끝까지 닫고 가림막의 출입구와 본체 출입구 방향을 맞춰서 덮는다. 이때 출구는 바람이 불어오는 쪽 반대 방향으로 내는 것이 좋다.

   말뚝을 박을 때는 바닥과 45도 각도로 박고 잡아매는 끈과의 각도는 90도로 하는 것이 가장 튼튼하다.(그림1-6). 말뚝이 전혀 들어가지 않는 곳에서는 말뚝에 끈을 묶어 큰 돌로 눌러 놓거나 긴 끈이 있으면 돌에 직접 묶어 놓는 것이 좋다. 주위에 나무가 있다면 나무 밑둥에 묶어 놓는다.

   끈을 묶는 방법에는 말뚝에 바로 묶는 것보다는 끈 자체에 당김쇠가 있어 끈을 말뚝에 건 다음 당기는 방식이 끈 길이를 조절하기도 좋고, 묶고 푸는 번거로움이 없어서 좋다. 당김쇠가 달려 있지 않더라도 말뚝에 건 다음 중간에 터벅매듭을 해두면 당김쇠와 똑같이 활용할 수 있다(그림1-7). 텐트를 치고 난 다음 비가 많이 올 경우에는 배수로를 파야 한다. 그리고 천막을 거둔 다음에는 반드시 배수로를 팠던 흙으로 다시 메우고 단단하게 다져, 비에 흙이 패이지 않도록 해야 한다. 텐트를 친 다음에는 바닥에 깔판을 깔고 짐을 정리한다(그림1-8).

   야영생활에서의 가장 큰 골칫거리는 대변을 처리하는 것이다. 대변은 일년 이상 지나야 분해되므로 오염을 막기 위해서는 보다 빠르게 분해될 수 있는 여건을 찾아서 땅속에 묻어야 된다. 썩은 흙이나 박테리아가 많은 곳으로 마르거나 조금 습한 곳이 적당하다.

   1300그램 정도의 오리털 침낭이면 동계용으로 적당

   막영장비는 텐트 외에 침낭이 있다. 침낭은 여름용과 겨울용이 대표적이다. 침낭의 기능에서 가장 중요한 것은 보욘력이다. 보온재로는 인공소재부터 오리털, 야생 거위털까지 다양하다. 침낭은 복원력이 좋아야 되는데 복원력은 간막이 구조와 보온재의 소재에 따라 차이가 난다. 야생 거위털은 복원력이 뛰어나지만 가격이 비싸기 때문에 경제성이 없다. 우리나라 산에 맞는 적당한 침낭은 동계용으로 1300그램 정도의 오리털 침낭이면 무난하다(그림1-9).

   종주 산행에 배낭은 짐과 장비를 충분히 넣을 수 있는 70에서 100리터 정도가 적당하다.

   취사도구는 조리하기 위해 필요한 것으로 버너와 연료통, 코펠, 프라이팬, 컵, 수저, 물통, 물주머니, 칼, 양념통, 반찬통, 보온병, 바람막이, 라이터 등이 있다. 어느 것이나 가볍고 부피가 적어야 배낭의 무게를 줄일 수 있으며, 구조 또한 간단하고 튼튼해야 장기산행에서 오래도록 사용할 수 있다.

   장기산행에 있어서 식량은 생명과 결부된 중요한 것이지만 무게의 부담이 가장 튼 장애요소이다. 가볍고, 조리가 간단하며 적절한 영양분이 있는 합리적인 식단을 짜고, 꼭 필요한 만큼 준비해서 효율적으로 섭취해야 한다. 백두대간을 무지원 단독종주하는 사람들 중에는 영양 결핍에 걸리는 경우가 많다. 피로를 빨리 풀기 위해 사탕류나 초콜릿을 많이 먹으면 영양의 불균형을 이루게 되고 칼슘이 빠져나가기도 한다. 사탕류나 초콜릿은 비상 간식에 불과하다. 매식마다 밥을 지어먹지 못하더라도 아침, 저녁은 꼭 밥을 먹는 습관을 들여야 한다.

   산행 중에는 언제든지 부상을 당할 위험성이 있기 때문에 비상약품은 항상 상비하고 있어야 한다(그림1-10). 종주산행에서는 많은 것을 보고 느낄 수 있고 모든 것을 산에서 해결해야 되기 때문에 여러 날 산속에서 야영을 하며 산행을 하는 동안 산에 대한 총체적인 것을 알 수 있을 것이다. 어쩌면 그리움 본향까지도...

   글쓴이 조재형 1964년 충남 당진 출생. 2001년 국민대학교 평생교육원 시창작 수료. 한국등산학교 강사. 현재 대유무역 운영. 공동시집 <빙폭>(2003

출처 : 산이 좋다..산으로 출발~!!
글쓴이 : 신기루 원글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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