억새 풀바람
햇살 타오르는 억새 밭에서
보고 싶지요,더는 반짝이지 않을
추억일지라도,마음 한자리 늘 찾아와
내 안에서
나의 가을로 정박하는 그리움을 달래려고,
오늘도 나는 외로움을 몇그램 억새로 등불켭니다.
이미 허공의 푸른 동네 어귀엔
낮달이 햇살에 첨벙이고 있네요,
구름 몇조각 면 보자기처럼
그리움의 느티나무에서 매달려,
완행 버스 차창가에서
그대의 신호를 알아 보려고 유리창을 닦고 또 닦고 있어요.
하늘의 전설되어 스쳐와 흔들림을 지닌 가슴은
억새 풀바람
무리지어 흔들리는 꽃이 아니어서 더욱 더 기쁜
억새 풀바람
오래도록,가을이 다 하도록 ,가을이 다 가도록
작은 몇 그램의 램프를 켜고,뿔피리 들릴 듯 들리지 않는
고요의 작은 빈자리 하나
어찌할 수 없어
목줄기 푸른 기다림으로 돋아나는
나를 사랑한 나의 또 하나의 다른 이름은 그대일까봐
바람처럼,바람처럼
억새 풀바람
- 구름나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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