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의 향기/주머니속의 애송시

억새 풀바람

vincent7 2012. 5. 22. 15:52

 억새 풀바람  

 

 

    햇살 타오르는 억새 밭에서
    보고 싶지요,더는 반짝이지 않을
    추억일지라도,마음 한자리 늘 찾아와

    내 안에서

    나의 가을로 정박하는 그리움을 달래려고,

    오늘도 나는 외로움을 몇그램 억새로  등불켭니다.  

    이미 허공의 푸른 동네 어귀엔
    낮달이 햇살에 첨벙이고 있네요,

   구름 몇조각 면 보자기처럼

   그리움의 느티나무에서 매달려,

   완행 버스 차창가에서

   그대의 신호를 알아 보려고 유리창을 닦고 또 닦고 있어요.

    하늘의 전설되어 스쳐와 흔들림을 지닌 가슴은
    억새 풀바람
    무리지어 흔들리는 꽃이 아니어서 더욱 더 기쁜
    억새 풀바람

    오래도록,가을이 다 하도록 ,가을이 다 가도록
    작은 몇 그램의 램프를 켜고,뿔피리 들릴 듯 들리지 않는
    고요의 작은 빈자리 하나

    어찌할 수 없어
    목줄기 푸른 기다림으로  돋아나는
    나를 사랑한 나의 또 하나의 다른 이름은 그대일까봐
    
    바람처럼,바람처럼
    억새 풀바람

                                                                                                                                - 구름나목