추천 산행지 & 여행지/영남알프스

특집-영남알프스에 관한 모든 상세정보정리

vincent7 2010. 1. 29. 09:47

 

특집 영남알프스

물결치는 억새밭 뒤엔 층암절벽 우뚝

광대한 억새평원과 기암봉의 장관 두루 갖춘 1,000m급 7개봉의 집합체

 

   경상남,북도의 경계지역에는 등산인들이 이른바 '영남알프스'라 즐겨 부르는 일군의 1,000m급 산악지대가 있다. 이 영남알프스라는 말에 대해 사대적이라며 비난하는 이들이 없지 않으나 대부분의 등산동호인들은 여전히 이 호칭을 애용하고 있다.

   가지산(1,240m)을 비롯해 운문산(1,188m), 고헌산(1,032m), 재약산(1,189m), 간월산(1,083m), 신불산(1,208m), 영축산(1,059m)의 7개 1,000급 산을 들어 '영남 7산군'이라 고쳐 부르자는 주장이 오래 전부터 있어왔지만, 대개는 여전히 '영남알프스'를 되뇐다. 이 지역이 알프스라는 수식을 붙이고 싶을 만큼 아름다움이 두드러지는 산악지대라는 점을 강조하고 싶기 때문일 것이다.

   가을이면 온 산을 찬란하게 장식하는 억새밭이 이곳 영남알프스의 대표적인 풍광이다. 재약산 동사면의 사자평이 한국 최고의 억새밭으로 자리매김된 지는 이미 오래이며, 그외 신불재, 영취재, 천황재, 간월재 등 광대한 억새밭이 영남알프스 곳곳에 자리잡고 있다. 이 억새 풍광만으로도 사람들은 감격해하며 이 산군의 존재를 다행스러워 한다.

   그러나 영남알프스는 평원의 억새밭과 더불어, 억새바의 부드러운 이미지와 정반대쪽인 급준한 단애와 날카로운 암봉도 더불어 지니고 있다. 이를테면 부드러움과 강인함, 단호함을 동시에 맛볼 수 있는 흔치 않은 산악지대이기에 알프스란 화려한 수식어를 차지할 수 있었다고 할 것이다.

   영남알프스 최고봉은 가지산이지만, 그렇다고 이 산을 주산이라 부를 수는 없다. 지리산이나 설악산처럼 지형적으로 단일체를 이룬 산악이 아니라 인위적인 조합이기 때문이다. 해발 높이도 고만고만하여 더더욱 어느 한 산을 맹주로 꼽기 어렵다. 다만 우리 유의 산줄기 개념인 산경표의 낙동정맥 상에 영남알프스의 산봉 반 이상이 꿰어진다. 낙동정맥이 고헌산~가지산~능동산~간월산~신불산~영축산의 순으로 영남알프스의 가운데를 관통하며, 양옆으로 운문산이나 재약산 등을 가지쳐나간 형국이다. 알프스라는 이국의 용어로 치장하기는 했지만, 결국 영남알프스도 백두산에서부터 뻗어내려온 백두대간의 힘이 솟구쳐 올린 명산들의 집합체인 것이다.

   낙동정맥의 개념을 제쳐놓고 볼 때 영남알프스의 가장 뚜렷한 인상은 산군 전체가 하나의 고원 평탄면을 이룬 듯하다는 점이다. 실제로는 물론 여러 가닥의 계곡들로 주름져 있기는 하지만, 흡사 하나의 거대한 고원지대 여기저기에 봉긋봉긋 재약산이며 신불, 영취산 등이 솟아오른 것 같다. 이런 느낌 때문에 누군가가 이 지역의 고산군을 뭉뚱그려 영남알프스라 부르기 시작한 것이 아닌가 싶다.

   그러므로 영남알프스는 명확한 경계 구분이 있는 것이 아니지만, 7개 1,000급 산봉들이 뻗어내린 능선들이 큰 하천이나 경부고속국도를 만나는 선까지로 대강의 구역을 잡을 수 있을 것이다. 어떤 이는 석남고개와 그 양쪽으로 흐르는 계곡을 경게삼아 북알프스와 남알프스로 구분하기도 한다.

   한편, 경상남도는 가지산~능동산 일원, 영축산 남사면, 그리고 영남알프스 남서쪽 바깥의 정족산 일원, 이렇게 세 지역을 가지산도립공원으로 지정해두고 있다. 이처럼 가지산도립공원은 세 개의 섬처럼 나뉘어 있는 한편 신불산 지역은 울주군이 신불산군립공원으로 지정, 영남알프스이 개념과 뒤섞이며 탐방객들을 늘 혼란케 하고 있다. 이들 지역을 하나의 개념으로 통합하는 작업이 이루어졌으면 한다.

   지형이 복잡다단한 만큼 영남알프스 산행 행태또한 동서, 남북으로 넘너들기도 하는 등 매우 자유롭다. 다만 산괴에 따른 구분은 어느 정도 가능하다. 영남알프스의 7산군은 영축.신불.간월산, 재약산, 운문.가지.고헌산 3개의 지역으로 다시 나눌 수 있다. 이 3개 지역은 배내천, 동천 등의 하천을 이룬 커다란 계곡으로 구분돼 있다. 이 계곡들을 따라 진작에 포자도로들이 깔리며 산행도 대개는 자연스레 3개 권역으로 나뉘어져 이루어져 왔다. 이번 영남알프스 특집도 그렇게 3개 권역으로 나누어 꾸몄다.

   재약산은 표충사를 기점으로 재약산 주능선을 향해 부채꼴로 뻗어나간 등산로가 주로 이용되며, 영축산은 통도사, 신불.간월산은 등억리 기점의 부채꼴 형상 등산로들을 이용한 원점회귀 등산이 주류를 이룬다.

   운문.가지산은 북쪽 청도 방면의 주등산로 구실을 해야할 운문사계곡이 휴식년제로 오랫동안 묶이는 바람에 남사면에서 주로 산행이 이루어지고 있다. 울주 고헌산은 고헌사 기점의 두어 가닥 등산로가 있을 뿐이다.

   결국 사자평을 낀 재약산과 영취재, 신불재, 간월재를 가진 영축.신불.간월산을 칮는 이들이 영남알프스 산행객의 대부분을 차지하고 있다고 볼 수 있다. 광대한 억새밭과 기암봉 풍치를 동시에 갖춘 두 산군의 매력은 물론 영남알프스를 벗어나 전국을 통틀어서도 수위에 꼽힐 만큼 뛰어나다.

   *1189m봉은 천황산, 천왕산, 아니면 사자봉?

   현재 천황산 표지석 서 있는 봉우리의 지명 문제

   영남알프스의 여러 산봉 가운데 지명과 관련된 논란이 가장 큰 것이 광대한 억새밭 사자평을 가진 재약산이다. 이 산릉의 북쪽에 1189m봉이, 남쪽에는 1108m봉이 솟아 있으며, 현재 북쪽 봉에 '천황산(天皇山)', 남쪽 봉에 '재약산(載藥山)' 이라 한자로 새겨진 표지석이 세워져 있다. 그러나 원래는 이 산 전체가 재약산이고, 천황산은 따로 없으며, 1189m봉은 사자봉, 1108m봉은 수미봉이라 불러야 한다는 주장이 줄곧 제기되고 있다.

   이 산이름 시비에 대해 <영남알프스>에서 저자 황계복씨는 여러 근거를 찾아 제시하고 있다. 이 자료에 따르면, 재약산이란 이름은 영장사 창건 연기에서 유래를 찾아볼 수 있는데, 신라 24대 흥덕왕의 세째 아들이 이 산의 약수를 마시고 고질병이 나은 뒤 '약수를 가지고 있는 산' 이라 하여 재약산(載藥山)이라 부르기 시작했다고 한다.

   그러나 16세기 후반의 고지도 동람도, 김정호의 대동여지도 등을 보면 재악산(載岳山)으로 표기돼 있다. 물론 신라 때 재약산이라 부르다가 나중에 재악산으로 바뀌었을 수도 있다.

   천황산이란 이름은 일제 때 일본인들이 그들의 천황을 받들기 위해 억지로 갖다 붙인 이름이라는 주장이 있다. 18세기 중기의 좌해분도, 18세기 말의 해동도 등 여러 지도를 살펴보면 천왕산(天王山)이라 표기돼 있다. 그러므로 일제에 의해 천황으로 지명이 바뀌었을 가능성은 높다. 그러나 속리산 천황봉 같은 경우는 일제 이전부터 사용되어온 지명이다.

   일제 때의 조선국세견전도에도 재악산이라 표기돼 있다. 그러므로 여러 고자료에 대한 철저한 검토를 마친 뒤 이 1189m봉의 지명을 확정지어야 할 것이다. 본지에서는 천황산 표지석도 세워져 있으므로 일단 이번 특집에서는 천황산이란 명칭을 사용하기로 했다.

 

재약산 르포

광평추파 물결 지나 층층단애 단풍 속으로

표충사~필봉~천황산~재약산~옥류동천~표충사 13km 원점회귀 산행

 

   매바위의 기품은 여전했다. 반듯하게 깎아지른 흰 암벽면 주변으로는 붉은 얼룩 같은 것이 어리긴 했지만, 맑고 깨끗했다. 15년여 더한 풍우로 한결 더 말끔히 다듬어진 것 같다.

   15년쯤 전 그때도 이곳을 찾은 것이 10월 중순이었다. 계절이 같아서인가, 매바위는 바로 어제 대한 듯 친근했다. 다만 길은 크게 달라져 있었다. 15년 전 그때는 매바위 왼쪽 뒤로 돌아 매바위로 직접 올라서게끔 길이 나 있었는데, 밀양산악회 이은목 총무는 "저기 오른쪽 필봉으로 직접 올라붙는다"며 고개를 저었다.

   표충사에서 광대한 억새밭을 이룬 재약산 능선으로 오르는 네 가닥의 기존 등산로 이외, 필봉 길은 매표소를 지나지 않는 유일한 등로라서, 이 지역 토박이 산꾼들이 애용하는 한갓진 길이다. 웅장미가 남다른 재약산~천황산 서사면을 잘 보이게끔 앞으로 당겨와 펼쳐둔 듯 바라볼 수 있는 능선이라는 점도 이 길만이 갖는 매력이다.

   이 총무는 이 길로 하여 천황산~재약산 능선 지나 층층폭포 계곡으로 내려오면 한번에 재약산의 매력 포인트 거의 모두를 꿰는 것이나 마찬가지라며 이렇게 방향을 잡은 것이다.

   표충사 매표소 바로 아래의 계곡에는 콘크리트 다리가 걸쳐져 있다. 이 다리를 건너 곧장 마을길을 따라 안동민박집, 다선산방 앞을 지났다. 밝아서 눈부실 정도의 주황색 지붕을 한 오느 농가 옆까지 다가들자 그 건너집 담벼락에 '필봉 가는 길' 이라고 조그마하게 씌어진 글씨가 보인다. 곧장 계곡을 따라 매바위쪽으로 올라가는 길목에는 '주민들의 식수원이니 출입을 금한다'는 팻말이 붙어 있다.

   '필봉 가는 길' 안내문 따라 마을 동편 산록으로

   필봉 가는 길로 접어들어 고작 10m쯤 오른 다음 골목길마저도 버리고 이은목씨는 오른쪽 소로로 인도했다. 비가 오면 물이 흐를 것 같은 바위투성이 고랑길을 따라 초록색 양철지붕 뒤의 작은 밭뙈기로 오른 다음 감나무 옆길로 하여 숲속으로 들자 비로소 붉은 표지리본이 보였다.

   설명은 했지만, 초행자가 이 길을 잡아들기가 쉽지 않을 것 같아 걱정스럽다. GPS기기를 가진 사람은 일단 작은 밭뙈기(N 35 32 00 E 128 57 15)까지 찾아가도록 한다. 그 이후 감나무 옆길을 따르면 리본에 이어 염소 방목을 쳐둔 포록 철망을 만나게 될 것이다.

   길은 만만찮게 가파르다. 철망을 만난 이후 15분여 급경사 흙길을 오르자 길 양쪽에 원뿔형의 돌무지가 하나씩 세워져 있다. 길이 좀 평평해지더니 곧 시원스런 너덜겅으로 나섰다. 저 아래로 표충사가 빤히 내려다뵈고 시원한 바람이 불어오는 조망 좋은 곳이라 한참을 쉬었다. 땀이 식자 선뜻 한기가 스민다.

   너덜겅을 가로지른 뒤 길을 다시 가팔라졌다. 태풍에 뿌리째 넘어간 굵은 굴피나무 이후 10분 남짓 가쁜 숨을 몰아쉰 뒤에야 필봉 북쪽 목덜미을 딛고 올랐다. 뒤의 필봉 꼭대기에 올라서면 조망이 기막히련만 재약산정 근처에 머물던 잿빛 안개가 어느새 여기 필봉까지 뒤덮였다.

   표충사에서 볼 때 재약산 일대의 봉우리는 모두 8개라 하여 재약8봉이라 부른다. 그 중 하나가 필봉으로, 이 필봉에 흩날리는 빗줄기를 일러 필봉비우라 하여 재약8경 중 하나로 친다. 그외 금강폭포가 있는 계곡인 금강동천, 사자폭포(층층폭포), 천황욱일(천황산의 일출), 화계용추, 층층단풍, 광명추파, 세우연죽까지 하여 재약8경이다.

   안개가 자락을 걷어 올리자, 북진하는 도중에 이 총무는 왼쪽의 조망처로 잠깐 나선다. 매바위 대암벽이 어느새 지척으로 다가와 있다. 밝고 흰 매바위 암벽 앞의 광대한 공간 속을 매 한 마리가 유유히 날고 있다.

   필봉 이후는 완경사여서 걸음이 빨라져 50여분만에 2km 북쪽의 헬리포트에 다다랐다. 헬리포트 직후 길이 두 가닥으로 나뉘며, 두 가닥 모두 뚜렷하다. 왼쪽의 도래재로도 사람들이 제법 다니는 모양이다. 여기서 800m 뒤에 또한 왼쪽으로 뚜렷한 갈림길이 나오는데, 이 길은 남명리 추곡 마을로 빠지는 영남알프스 일주 산행로의 끝자락이다.

   500m 이후의, 금강동천과 재약산 주능선이며 필봉까지도 한눈에 뵐 암부에 이르러서는 안개는 주변 사람들만 간신히 뵐 만큼 짙어졌다. 정동쪽 천황산을 향해 이어진 능선 양쪽으로 짧게 가로새는 길들의 끝은 모두 뛰어난 조망점이건만 날씨가 이래서 영 글렀다며 토박이 이 총무가 안타까워 한다.

   차가 다닌 것처럼 널찍한 재약산 주등산로로 나섰다(좌표 N 35 33 22.4 E 128 58 26.3). 조망바위부터 슬슬 강해지던 바람이 여기서는 몸을 가누기 어려울 만큼 강풍으로 불어온다. 서둘러 천황산 정상으로 올랐다.

   정상 돌탑 뒤에 많은 사람들이 바람을 피해몰려 앉아 있다. 바람이 좀 죽기는 하지만 그래도 몹시 추운 그곳에서 점심 도시락을 편 놀라운 사람들이 있다.

   운무가 더불어 춤추는 광평추파의 절정 만나

   천황재로 내려가는데, 순식간에 안개가 걷혔다. 물결치는 광대한 억새밭이 드러나는 한편 천황산~재약산 능선 서쪽의 급준한 단애 앞의 허공에서 운무가 흡사 고속으로 되감기하는 것처럼 온갖 형상으로 춤을 춘다. 우리는 광평추파의 절정을 본 셈이다.

   다만 무언가 이질적인 것이 눈에 걸린다. 천황재에 밝은 주황색 천막이 쳐져 있다. 산중 간이매점이다. 등산객들을 상대로 어묵, 파전, 막걸리 등속을 파는 집으로, 옆에 또 한 동 이 서 있다. 비바람이 심하게 몰아치는 이런 날, 이 매점은 등산객들의 쉼터로 한 구실을 하는 것 같다.

   그러나 억새 풍광을 너무 해친다. 단속도 않고 이렇게 방치할 바에야 아예 주위 억새밭과 어울리게 야트막한 쉼터를 겸한 매점을 만들어 임대를 주는게 낫지 않을까 싶다. 이런 간이매점이 저기 동쪽 아래와 고사리마을터의 것까지 몇 개소나 된다고 한다. 게다가 천황재의 것은 막걸리 한 통에 8,000원이나 받는 바가지 매점이다.

   바람이 멎으며 기온이 따뜻해지자 사람들은 매점 동쪽의 넓은 억새밭으로 나가 기념사진도 찍으며 이제 막 절정으로 피어나기 시자한 억새 풍광을 즐기고 있다. 사람들은 천황산쪽에서도 재약산쪽에서도 수없이 넘어오고 있다. 설악산 단풍 구경은 오색-대청봉-천불동 방향으로 거의 정석으로 굳어 있지만, 재약산 억새 탐승로는 내키는 대로 자유스럽다.

   재약산을 오르면서는 간혹 뒤돌아보는 천황산 동사면 일대의 풍광이 백미다. 곳곳에 바위 조망대가 자리해, 경치 구경하기에도 그만인 능선이다.

   길은 물론 뚜렷하지만 한두 번 헷갈렸다. 도중에 경치가 좋은 좋은 암부 위로 이어진 갈래 길이 많은 탓이다. 때문에 안개가 낀 것이 아닌데도 어느 중년 부부는 방향을 잡지 못하고 우왕좌왕하고 있다. 안개가 끼었을 경우는 트히 방향 잡기에 유의해야 할 것이다.

   재약산정에도 사람들이 와글와글, 아예 정상을 뒤덮다시피 하고 있다. 천황산보다 면적이 훨씬 좁아서 오래 머물기가 뭣하여 곧바로 길을 이었다.

   재약산 동사면의 광대한 평원지대 사자평은 신라 때는 화랑도들의 수련장이었던 곳으로, 원래는 짙은 숲지대였다고 한다. 이것을 일제가 스키장을 만들기 위해 벌채했고, 그후 화전민들이 들어와 불을 지르며 나무 한 그루 없는 평원을 이루었다고 한다. 화전을 하지 않으며 광대한 억새밭이 된 이후로도 인근 주민들이 일부러 이곳에 불을 지르곤 했다곤 한다. 그래야 이듬해 봄에 갖은 나물이며 약초가 많이 나기 때문이다.

   그러다 제3공화국에 들며 방화가 일절 금지된 이후 사자평은 점차 수목이 자라나기 시작해 이제는 오히려 숲지대가 억새지대보다 더 넓어 보인다. 아마 20년쯤 뒤면 사자평은 억새평원의 대명사 자리를 잃게 될지 모른다.

   재약산 남사면 길은 더더욱 빨리 걷기가 어려웠다. 사자평과 억새와 기암봉, 그리고 주능선 서쪽의 급준한 단애가 한눈에 조망되는 절경 능선인 탓이다. 부드럽고도 웅대한 능선미를 갖춘 향로봉을 멀찍이 배경 삼은 이 재약산 남릉에서의 풍광을 즐기고자 곳곳의 암봉마다에 사람들이 올라앉아 있다. 억새는 이제 곧 절정을 이룰 것 같은데, 서사면 단애의 단풍빛은 아직 멀었다. 오히려 억새가 먼저 절정을 보이고 11월 초순 되어야 단풍이 뒤이어 절정에 이를 것 같다.

   금강동천의 절경 층층폭포와 흥룡폭포

   정상에서 200m쯤 내려가면 길이 두 갈래로 나뉜다. 왼쪽은 곧장 고사리분교터로 가는 길이며, 오른쪽 길은 진불암쪽으로 둥글게 우회하는 길인데, 나중에 다시 만나게 된다.

   왼쪽 길로 들어 30분쯤 내려가니 마구 파헤친 임도를 만난다. 여기서 오른쪽으로 올라가면 진불암으로 가닿는다. 포크레인 작업을 한지 얼마 지나지 않은 듯, 엉망진창인 찻길을 따라 내려가니 놀랍게도 깊은 골이 패어 있다. 예전에 차가 다니던 찻길이었는데, 물이 계속 흐르며 아예 계곡처럼 변해버린 것이다.

   골 앞에서 직각으로 꺾인 넓은 길을 따라 고사리마을터로 내려갔다. 사자평 명물집을 비롯한 여러 음식점들, 그리고 그 위 둔덕의 고사리분교도 간 곳 없고, '1960년부터 13가구의 화전민이 정착한 6년 뒤인 1966년 4월29일 고사리분교가 문을 열었고, 30년 후인 96년 3월1일 폐교될 때까지 36명의 학생을 배출한 하늘 아래 첫 학교' 라는 설명문이 새겨진 교적비가 세워져 있다. "이 교적비에서 표충사 위로 곧장 빠지는 산사면 길이 나 있으나 별다른 경치가 없고 오로지 빠른 등하산을 위한 길일 뿐" 이라며 이 총무는 경치가 한결 좋은 층층폭포, 곧 옥류동천 길로 이끌었다.

   고사리마을터 옆에는 길쭉하고 커다란 암괴가 드러나 있다. 그 끄트머리를 감돌아 난 비포장도로를 따라 500m쯤 가면 오른쪽 아래로 리본이 여럿 달린 계단길목이 뵌다. 이 계단길을 따라 내려가자 곧 수직의 검은 절벽을 이룬 층층폭포가 보였다. 그 아래의 구름다리에서 폭포를 바라보았다. 수량만 좀 풍부하면 천하절경이겠으나 절벽의 크기에 비해서는 물줄기가 너무 미미하다. 그래도 흉할 정도는 아니어서 적잖은 이들이 찾아와서는 폭포 구경을 하고 있다. 구름다리 아래에 또 하나의 수직폭포가 이루어져 있어 층층폭포다.

   길을 따라 하산하다가 도중에0 왼쪽의 계곡으로 내려가보니 설악산 천불동을 뺨치는 절경 암반계곡이다. 그러나 계곡 양쪽이 급준한 절벽을 이룬 곳이 많아 암반을 따르는 하산은 불가능하다며 이 총무는 말렸다.

   굵직한 지류에 걸쳐진 또 하나의 구름다리를 건너 600m 남짓 내려가자 시원한 폭포 물줄기 소리와 함께 길 왼쪽 옆으로 철난간을 두른 조망대가 나선다. 왼쪽 저편 계곡 안을 바라보니 좁은 암반 협곡을 타고 길고 흰 물줄기가 쏟아지고 있다. 크기나 멋이 설악산 것들에 견주어 별 손색없는 흥룡폭포다. 억새평원과 기암절벽에 뛰어난 계곡까지 가졌으니 영남알프스의 존재는 영남 지방민들에겐 보배나 다름없는 셈이다.

   흥룡폭포 조망대 이후로 물줄기는 잘 보이지 않았지만, 숲이 훌륭하여 볼로 지루하지 않게 하산길을 이을 수 있었다. 다소 가파른 바윗길을 이루기도 한 계곡 ㅠ하산로는 도중에 왼쪽으로 한 번 건넜고, 그후 경사가 눈에 띄게 완만해졌다. 터덜터덜 길고 평탄한 계곡길을 걸어 표충사 돌담길로 올라섰다. 표충사 일주문 근처의 울창한 숲지대로, 마침 찬란한 저녁 햇살이 스며들었다. 붉은 석양빛이 스며든 숲만큼 아름다운 것이 또 있을까. 그 가운데 오래도록 앉아 있고 싶었다.

   *표충사

   사명당의 충의 어린 구국 명찰

   표충사는 신라 흥덕왕 때(829년) 왕의 아들이 이 절의 약수로 나병을 고친 뒤 그 약수를 영정이라 하고 영정사(靈井寺)로 창건했다고 한다. 그려 충렬왕 때 이 절은 절정기를 맞았다. 삼국유사의 저자 일연 국사가 이곳에서 주석하며 거란족의 침입을 불력으로 막기 위한 대불사를 일으켜 무려 137동의 당우가 세워졌으며, 충렬왕이 왕명으로 동방제일선원이라 이름을 주었다고 한다. 그후 조선조 헌종 5년 절 이름이 표충사로 바뀐다. 사명대사를 모시는 밀양의 사당 표충사(表忠詞)를 이 절 안으로 옮기면서다.

   밀양에서 태어난 사명대사는 14세 때 출가, 약관 18세로 선과에 급제한 이후 32세 때는 서산대사를 만나 정법을 전수받았다. 그후 팔도를 떠돌며 수행하던 사명당은 1592년 임진왜란이 일어난 뒤 서산대사의 격문을 받고 의승도대장이 되어 수많은 전투를 치렀다. 승군장이 되기 전, 왜병의 장수를 직접 찾아가 살생을 함부로 하지 말 것을 당부하여 그들에게 경외심을 일으켰고, 전투가 소강상태로 들자 가토오 기요마사(가등청정)를 진에 세 번이나 찾아가 적정을 탐색, 선조로부터 '승장 유정은 사람으로서 못할 일을 능히 해냈다'는 찬사를 듣기도 했다.

   정유재란이 끝난 뒤에는 조선 조저의 대표로 일본으로 건너가 도쿠가와 이에야스를 만나 회담한 뒤 조선인 포로 3,500명을 이끌고 귀국하기도 했다. 이러한 사명당의 사당을 절로 옮긴 뒤 이름을 표충사로 바꾼 것이니, 지극히 당연한 개명이었다고 할 것이다.

   표충사는 일제 때인 1926년 대화재로 불탔다. 이후 대웅전의 석가모니불과 극락전의 아미타불, 약사전의 약사여래불을 팔상전에 모시고, 대광전으로 이름을 바꾸었다. 지금의 팔상전은 과거의 표충사다. 절은 넓고 크며, 절 앞의 숲이 울창하다.

   이 절에서는 사명당을 기리기 위해 조선 영조 18년(1742)에 대사의 5대 법손 남붕이 세운 표충비가 유명하다. 나라에 큰 일이 생길 때를 전후하여 비석면에 물방울이 맺혀 흐른다. 비석의 4개 면에서 산행 중 얼굴에 흐르는 구슬땀 같은 물방울이 몇 시간씩 계속해서 맺혀 흐르기도 한다.

   글쓴이 안중국 차장

 

재약산 코스가이드

대부분 표충사 기점 원점회귀 산행

11월은 억새와 단풍 두루 만끽...사자평과 흥룡폭포 반드시 경유하길

 

   영남알프스의 재약산 지역은 산행이 거의가 퓨충사를 기점으로 시작하고 끝맺는다. 천황산 북쪽 얼음골에서 시작해 천황산쪽으로 산행해가는 사람들도 많지만, 십중팔구는 전자의 방식을 택한다.

   표충사를 기점으로 하여 재약산~천황산 능선으로 이어진 산행로는 크게 여섯 가닥으로 나눌 수 있다. 퓨충사 아래 매바위 마을~필봉~천황산, 표충사~한계암~천황산, 퓨충사~진불암~재약산, 표충사~고사리분교터, 표충사~층층폭포~고사리마을터, 표충사~작전도로~고사리마을터의 여섯 가닥이 그것이다. 이중 오르내림길을 어떻게 엮어도 좋지만, 제일 아래쪽의 작전도로 길은 제외시키기를 권한다. 먼지투성이고 굽이굽이 돌아야 하는 산모퉁이 길이 너무 지루하다. 표충사 북쪽 바로 위 고사리분교터로 이어지는 산사면 길 또한 지루하고 단순하므로 일단 제쳐놓는다.

   등행로와 하산로를 어떻게 잡든 재약산~천황산 구간은 반드시 포함시키도록 한다. 영남알프스의 가장 전형적인 풍치를 보이는 절경 구간이기 때문이다.

   11월 초순이면 단풍이 절정일 때다. 이 시기엔 표충사~진불암!재약산 구간을 등로나 하산로 중 한 가닥으로 잡는다. 진불암 근처의 기암봉 일대 단풍빛이 뛰어나다. 그러므로 이 길로 재약산에 오른 뒤 천황산 정상에 이른 다음 한계암이 있는 계곡길로 하산하면 여유롭고도 깊은 맛을 즐기는 산행이 될 것이다. 이 시기엔 천황산 북쪽 얼음골의 단풍빛도 좋을 때이므로 교통편 문제만 해결된다면 얼음골 등행을 권한다.

   필봉으로 에돌아 오르는 코스는 웅장미가 뛰어나다. 그러므로 이 필봉 길과 천황산~재약산 능선에 이어 층층폭포가 있는 금강동천 길을 엮는 것이 하루를 꽉 채우는 긴 산행으로 가장 좋지 않을까 싶다.

   매바위마을~필봉~천황산~재약산~층층폭포~표충사 코스는 르포산행으로 엮었다. 이외, 또 한 가닥 추천할 만한 원점코스라면 표충사~진불암~재약산~천황산~한계암~표충사 코스다.

 

 진불암~정상~한계암 코스

   산행은 표충사 매표소 지나 표충사에 이르기까지 멋진 활엽수림을 걷는 것으로 시작한다. 일주문 앞에 다다라 왼쪽의 내원암 방면 길로 접어든다. 자신이 내린 사형선고가 오판으로 밝혀지자 판사직을 버리고 엿장수, 막노동꾼 등으로 전국을 방랑하다가 출가, 득도한 이로 유명한 효봉대선사 천진보탑비를 지나자마자 오른쪽으로 표충사 북쪽 산비탈을 가로질러 곧장 고사리분교터로 이어지는 갈림길이 보인다. '↑천황산 3.8km, 고사리분교 2.9km→' 팻말이 서 있다.

   300m쯤 오르면 또한 길이 나뉜다. 여기서 오른쪽 내원암으로 올랐다가 나중에 왼쪽 한계암 길로 내려오게 된다. 오전 8시경이어선지 내원암 길로 접어들자 일요일인데도 아무 인적이 없다. 아름드리 노송이 우거진 콘크리트 길을 오르는 사이 왼쪽 저편에는 필봉 정상의 오똑 솟은 암부가 바라뵌다.

   길 오른쪽 저 안에 자리잡은 내원암을 일별한 뒤 300m쯤 더 오르면 '내원암 뒤 삼거리'다. 119조난위치 표지판은 왼쪽 샛길이 천황산 가는 길임을 알리고 있다. 널찍한 임도는 이후로도 300m 이상 이어지다가 계곡을 건너며 소로로 변한다. 둥근 호박돌들은 많은데, 물줄기는 바싹 말라있다. 계곡 바로 옆을 따라 300m 남짓 이어지던 길이 갑자기 오른쪽 직각 방향으로 꺾이며 급경사 길짓자 길이 시작된다. 쓰러진 소나무 밑을 지나기도 하며 거의 수백 번 갈짓자로 꺾기를 반복하는 것 같다.

   표충사를 더난 지 2시간쯤 뒤, 이윽고 왼쪽으로 층암절벽이 뵈는 조망처들이 간혹 나타난다. 경사가 한결 더 급해지며 가느다란 밧줄이 매어진 10m 바위구간도 지난다. 그후 5분여, 이윽고 진불암과 고사리분교 길이 갈라지는 삼거리에 다다른다. 진불암은 여기서 왼쪽 100m인데, 일반적인 아자와 달리 바윗돌로 지은 산주대피소 같아 별 멋이 없고 스님도 등산객들이 말을 걸면 아예 대답도 않는 등 불친절하다. 그저 식수나 필요하다면 한 번 들렀다가 갈 일이다.

   삼거리에서 고사리마을터쪽으로 가로질러 가다가 오른쪽으로 샛길로 슬쩍 빠져본다. 거기에 기막힌 조망대가 있다. 재약산 동사면 일대의 급준한 절벽지대를 허공 가운데로 썩 나서서 바라보는 듯한 장쾌한 조망이다.

   얼마 후 앞이 훤히 트이는 임도(작전도로)로 나선다. '←재약산 1km, 고사리분교 1km→, 진불암 0.3km↓' 팻말이 선 여기서 왼쪽 바로 옆 작은 창고건물(좌표 N 35 32 17.2 E 128 58 53.3)에서 임도가 끝난다. 창고 오른쪽 옆의 소로로 접어들어 능선을 따르노라면 오른쪽 저편 억새밭을 오가는 등산객들 머리가 뵈기도 한다.

   정상 암부에 이르자 계곡을 오를 때는 전혀 느끼지 못했던 강풍이 불어닥친다. 재약산 정상을 넘어 천황재로 가노라면 우측으로 샛길이 있고, 저 아래로 주황색 간이매점 건물도 보여 자칫 그쪽을 천황재로 오인하는 일도 있으므로 유의한다. 넓은 길로 곧장 직진해야 천황재다. 천황재로 내려서기 얼마 전 넓은 길이 두 가닥으로 나뉘는데, 오른쪽 길로 가면 간이매점 뒤쪽의 억새밭으로 내려서게 될 뿐, 별 문제는 없다. 표충사에서 재약산 정상 지나 천황재까지는 부지런히 걸어서 약 3시간30분 걸렸다.

   천황산 정상 오름길 여기저기엔 사람들이 세워둔 크고 작은 비석들이 보인다. 안개가 끼었을 때는 이것들을 표지 삼도록 한다. 큰 암괴를 이룬 정상부로 올라서기 전 왼쪽 저 옆에 널찍한 평탄면을 이룬 암부가 있다. 점심 도시락을 펼칠 자리로는 재약산 서사면의 웅대한 계곡이 한눈에 바라뵈는 이 근처가 최고다. 여기저기 바위에 안락한 소파의 등받이인양 기대어 점심을 먹거나 누워 하늘을 바라보는 사람들 모습이 보기에 좋다. 천황재에서 천황산 정상까지는 약 30분 소요.

   한계암쪽 하산길은 천황상 정상 비석 서쪽 바로 옆으로 '←한계암 2.3km' 팻말이 서있다. 색안경을 낀 음료수 장수가 팻말 옆에 한가로이 앉아 있다. 길은 한동안 지루한 숲속으로만 이어지다가 20여분 후 비로소 지나온 능선이 모두 보이는 조망처를 내준다. 소나무 그늘도 있는 이곳에서 여러 사람이 도시락을 펴고 있다. 그러나 그 후로 또한 한동안 답답한 급경사 돌길이다가 약 30분 뒤 너덜지대에 이르러 숨길이 트인다. 너덜겅 아래쪽에 시원한 나무그늘도 있어 한참 쉴 만하다.

   그늘이 진 시원스런 너덜길을 따라 내려가면 얼마 후 한계암에 다다른다. 암자 문은 걸려 있으며, 암자 앞에서 돌다리로 계곡을 건너면 곧 왼쪽 저편 금강폭포 아래의 암반지대로 나갈 수 있다. 이곳 암반도 항상 등산객들이 쉼터로 애용하는 곳이다.

   금강폭포 아래 암반지대에서 다시 등산로로 나와 바윗덩이를 평평하게 다듬어둔 길을 따라 내려간다. 20분쯤 걸으면 널찍한 길을 만나며, 곧 콘크리트 잠수교를 건너 아까 오전에 지났던 삼거리에 다다른다. 여기서 일주문까지는 10분 거리로, 소요시간을 다져보니 천황재에서 요기하고 종종 쉰 시간까지 총 7시간 걸렸다<취재협조:밀양산악회(회장 윤주식)>.

   *교통

   서울에서 자가용 차량으로 갈 경우 경부고속국도의 동대구 나들목에서 나온다. 그 다음 청도 지나 밀양쪽으로 가다가 밀양읍내와 반대편인 표충사 방면 24번 국도로 좌회전해 간다. 6.6km 더 간 지점의 삼거리에서는 오른쪽 길로 가야 한다. 물론 표충사 가는 도로 안내표지판이 길목마다 서 있지만, 10월 중순 현재 4차선 확포장 공사를 하느라 어수선하므로 특히 밤에는 서행해야 한다.

   서울에서 밀양까지 바로 연결되는 버스편은 없으며, 대부분 경부선 열차를 이용한다.

   서울~밀양(KTX 경부선) 서울역에서 1일 8회(07:00, 09:00, 11:00, 13:00, 15:00, 16:00, 17:30, 19:00) 운행하는 부산행 열차가 밀양에서 정차하다. 밀양까지 2시간30분 소요. 운임 39,700원. 밀양역 발 서울행 KTX 열차 시각은 06:00, 08:05, 10:05, 12:35, 13:35, 17:35, 19:35, 22:05.

   서울역~밀양역(새마을호, 무궁화호) 05:50~23:00, 20분~1시간 간격으로 하루 24회 운행. 새마을호 4시간, 무궁화호 4시간50분 소요. 운임 새마을호 31,800원, 무궁화호 21,400원.

   열차의 운행시각 일부 조정을 위해 12월15일 이후부터 당분간은 모든 열차의 승차권 예약, 예매를 중지한다.

   밀양시외버스터미널에서 표충사행 직행버스가 1일 23회(07:30~19:00) 운행. 26km, 40분 소요. 요금 2,400원. 택시료 20,000원.

   *숙박

   표충사 입구의 토굴, 매바위 마을에 민박집이 많다. 매표소 바로 옆 북쪽 다리 건너 계곡 바로 옆에는 널찍한 공터와 평상을 갖고 있는 방갈로농원가든(전화 055-352-1528)과 해동민박(353-1320)이 있다. 방갈로농원가든은 방 3개에 큰 거실, 욕실을 갖춘 2층 독채를 주말에 15만원, 주중엔 6만원 받는다. 별채에 작은 방도 갖추었다.

   자연풍경민박 방 2개를 갖춘 펜션형 통나무집 15만원. 나무 그늘이 드리운 넓은 뜰과 구이틀이 매력인 집이다. 055-352-1103.

   매바위사슴민박 말끔한 방과 조망 좋은 편한 뜰을 가졌다. 4~5인이 묵을 만한 방 6만원. 351-2434.

   표충사 매표소에 다다르기 약 1km 전 도로 왼쪽에는 무료 대형 주차장을 갖춘 새로운 관광단지가 조성돼 있다. 이 단지에 숙박시설, 모범식당인 약산가든 염소불고기집(055-352-7786) 등이 있다.

   청산장모텔식당 관광단지에선 가장 추천할 만한 업소다. 최근 말끔히 리모델링 했다. 4~5인실로 2층 202호가 가장 좋다. 조망 좋은 베란다와 식탁, 작은 싱크대도 갖추었다. 6만원. 침실 3개를 갖춘 대형 방은 10만원. 1층은 모범식당으로 염소불고기 전문. 055-352-1079.

   범도리 산동초등교 앞 삼거리에서 표충사 쪽으로 1km쯤 가면 우측에 사자평명물식당이 있고, 그 왼쪽 길 안으로 들어가면 나오는 발렌타인모텔(055-351-2388)과 에쿠스모텔(351-0347)도 말끔하고 조용한 곳에 자리잡고 있어 추천할 만하다.

   *먹거리

   사자평명물식당 산채비빔밥 사자평에 있던 집으로, 일제 철거되며 표충사 들목으로 내려왔다. 1970년경부터 사자평에 올라가 살다가 80년대 중반부터 손두부를 빚어 등산객들을 상대로 팔기 시작, 이름이 알려졌다. 이 집의 산채나물 백반이 등산객에게 인기 높다.

 

얼음골~천황산 코스

   얼음골 입구에는 주차장이 도로 남쪽과 북쪽 두 군데 있다. 남쪽 주차장에서는 구름다리를 건너 곧바로 얼음골 매표소로 올라갈 수 있다. 매표소 지나 계곡 안으로 들어 말끔한 가족호텔 앞을 지나 10분쯤 오르면 계곡 내의 작은 절인 천황사 앞 삼거리에 이른다. 여기서 왼쪽으로 가면 가마골 협곡을 보고 빙 돌아 한여름에 얼음이 어는 신비의 장소 '결빙지'로 갈 수 있다.

   그러나 별 대단한 풍치는 아니므로 곧장 오른쪽 결빙지로 오르도록 한다. 여기서 결빙지까지는 130m. 한여름이 지난 11월에는 물론 얼음이 얼지 않으므로 별 볼 것이 없다. 그보다는 저 위로 바라뵈는, 층암절벽을 이룬 계곡 풍광이 압권이다. 이 계곡을 통하여 천황산 능선으로 오르는 등산로가 결빙지 오른쪽 바로 옆으로 나 있다. 이후 가파른 바위협곡 사잇길을 따라 2시간 이상을 진땀을 빼야 천황산 동릉 상의 평평한 길로 오를 수 있다.

   *교통

   자가용 차량으로 갈 경우 경부고속도로 언양나들목에서 나와 24번 국도로 석남사 방향으로 간다. 석남터널 지나 20분 정도 가면 얼음골 입구 삼거리로, 여기서 좌회전해서 2km 가면 도로 양쪽에 얼음골 주차장이 보인다.

   밀양시외버스터미널에서 1시간 간격(06:10~15:30)으로 남명리 얼음골행 버스 운행. 36km, 1시간10분 소요. 요금 3,200원.

   *숙박

   아이스밸리가족호텔(055-356-2002), 영남알프스모텔(052-356-4455), 얼음골자연농원가든(356-1500), 중양 마을 콘도형 민박(356-2423), 얼음골폭포휴게소(펜션형 민박, 356-2684) 등이 있다.

 

주암골 코스

   재약산은 천황산과 더불어 표충사에서 산행을 시작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고, 반대편 등로로는 사자평으로 곧장 올라서는 배내골 죽전 기점 코스 정도만 알려져 있다. 그렇지만, 울산과 부산을 비롯한 영남 등산인들은 주암골 코스를 재약산 동쪽 최고의 코스로 꼽는다.

   양옆으로 기암절벽이 우뚝 솟아 깊고 숲 울창하면서도 가을이면 단풍빛 고운 골짜기를 거슬러 주능선 상의 억새밭까지 오른 다음 재약산과 천황산을 잇고, 조망이 뛰어나고 스릴 넘치는 주암 능선으로 하산하면 다시 주암 마을로 원점회귀 코스로 최적이기 때문이다.

   산행기점은 배내고개에서 배내골 쪽 약 1.7km 지점. 주암 마을 입구 도로변에 베네통하우스(052-254-0350)라는 음식점 겸 민박집이 있다. 이 음식점을 기고 콘크리트길을 따라 1.2km 내려선 다음 용주암 입구에서 우회전, 다리를 건너면 주차장(주차료 1일 2,000원)에 닿는다.

   산행은 비교적 경사가 완만한 주암골을 등로로 삼고, 경사가 가파른 주암 능선을 하산길로 잡도록 한다. 등산로는 단순한 편이다. 주차장 매점 뒤편의 산길을 따라 산허리를 넘어서면 골 안으로 들어서고, 이후 물줄기 오른쪽 사면을 따라 계속 오른다. 30분쯤 지나면 골짜기가 터지면서 묵밭이 나타나고, 이후 오른쪽 지계곡 위편에 암자가 보인다. 장수암이라 불리는 이 암자는 사람이 없을 적이 많다.

   임자를 지나면 곧 억새밭이 반겨준다. 이어 숲이 엉성해지면서 반면 쾌적한 분위기를 자아내는 골짜기를 거슬러 15분쯤 오르면 처음으로 물줄기를 가로지르는 지점에 닿는다. 여기서 주계곡에서 벗어나 왼쪽 지계곡 물줄기를 따라 오르면 널찍하고 평평한 능선 위의 간이매점에 닿는다. 두부, 막걸리, 라면 등 요깃거리를 팔고, 부근의 샘에서 식수를 구할 수 있는 요긴한 곳이다.

   매점에서 재약산 정상은 빤히 바라보이지만, 30분 가까이 걸리는 거리다. 산행 방향은 재약산~천황재~천황산~임도~매점 방향으로 잡는게 유리하다. 매점으로 돌아온 뒤에는 역시 펑퍼짐한 능선을 따라 난 산길을 따르도록 한다.

   뭉뚝하게 솟은 무명봉을 넘어서면 이제 가지산에서 영축산으로 이어지는 산릉이 한눈에 들어온다. 능선길을 따르다 첫번째 암부를 왼쪽 사면으로 돌아서면 산길은 급격히 떨어지다 다시 완만하고 호젓한 산길이 이어진다.

   무명봉에서 30분쯤 걸으면 주암 암릉. 왼쪽 사면이 수십 길 바위벼랑으로 이루어져 고도감도 대단하지만, 깊은 주암골과 가지산에서 영축산으로 이어지는 산릉에 솟구친 봉우리가 한눈에 들어오는 등, 조망대 역할을 톡톡히 하는 암봉이자 암릉이다.

   암릉을 넘어서면 산길은 내리꽂듯 급경사를 이룬다. 초반부에 벼랑길이 나타나 섬뜩케 하지만 고정된 동아줄을 잘 이용하면 안전하게 내려설 수 있다. 주암 정상에서 골 바닥까지는 약 20분 거리로, 계곡 주변은 소나무숲이 우거지고 야영터가 곳곳에 닦여 있어 여름 휴가철 인기를 끄는 피서지다.

   주암 마을~주암골~재약산~천황산~주암 능선~주암 마을 산행은 5시간 정도 걸린다.

   *교통

   언양에서 1일 3회(06:20, 10:00, 16:30) 운행하는 배내골행 버스를 타고 베네통하우스 앞에서 하차. 콘크리트 길을 따라 1.2km 내려서면 주암 마을 주차장이다. 언양콜택시 052-254-4545~6, 개인택시 011-584-2123.

   *숙박

   베네통하우스(052-254-0350), 화정민박(254-1059), 화원민박(264-0924), 매점민박(010-7312-1307) 등이 있다. 베네통하우스는 산채비빔밥+커피(5,000원), 육개장+커피(6,000원), 손칼국수+커피(4,000원) 같은 메뉴의 음식을 팔고 있으며, 맞은편의 간이음식점들에서는 보리밥, 칼국수 등의 음식을 판다.

   글쓴이 안중국 차장

 

신불공룡~간월공룡 르포

두 마리의 공룡을 한 줄로 꿴다

신불산 공룡릉~신불산~간월산 공룡릉 종주산행

 

   "이거 오늘은 또 왜 이래. 몸이 흔들릴 정도로 바람이 불어대니 말이야."

   먹구름이 잔뜩 끼고 빗방울이 흩날리는 궂은 날씨 속에 며칠째 영남알프스를 오르내리면서 그래도 10월10일 휴일에는 괜찮아지려니 기대했건만 이날 아침도 하늘에는 먹구름이 잔뜩 덮여 있고, 바람도 만만찮다. 신불산(1,208.9m) 공룡릉 들머리인 자수정동굴공원 입구 도로에 내려서자 몸이 흔들릴 정도로 바람이 몰아친다.

   "여기가 맞아?"

   "무슨 공룡릉이 이래?"

   신불산 공룡릉은 어떻게 '공룡' 이란 이름이 지어졌는지 한동안 이해가 되지 않았다. 공룡릉은 암릉이 아닌 전형적인 장산의 산자락이었다. 고갯마루에서 산줄기에 접어든 이후 우거진 숲, 가파르지만 부드러운 흙길 외에 바위라곤 보이지 않았다.휴일답게 등산인들 모습도 잘 눈에 띄지 않았다. 호젓한 숲길이 그나마 다행이다 싶을 정도였다.

   단풍,억새 탐승 행렬로 장사진 이룬 칼바위능선

   그렇게 1시간쯤 걸었을까. 널찍한 헬기장에 올라서면서 숲이 걷히고 등뒤로 양산과 언양 일원의 벌판이 펼쳐지고, 그 뒤로 정족산(700.1m)~천성산(922.2m) 줄기가 옅은 이내 속에 둔덕처럼 바라보인다. 그리곤 고갯마루에서 보이던 무명봉에 올라서자 탄성이 터져 나온다.

   "우와~, 정말 멋있네요."

   신불산 정상을 가운데 두고 양옆으로 뻗은 능선의 동쪽 사면은 거대한 ㅜ바위절벽을 띠처럼 두르고 있다. 우리가 이틀 전 밟은 영축산(1,081.2m)이 독수리 부리처럼 뾰죽 솟구치고, 거기서 신불재를 거쳐 신불산~간월산(1,083.1m)으로 이어지는 능선이 장벽처럼 펼쳐져 있다. 그리고 신불산 정상을 향해 웅장한 바위능선이 뻗어오르고 있었다. 정상으로 다가설수록 더욱 기운차지고, 산세 또한 더욱 강렬해지는 공룡릉은 단풍빛으로 활활 불타오르고 있었다.

   "이 정도면 설악산에 견주어도 뒤지지 않겠는데요. 정말 대단하네요."

   윤준오 선배(현대아산병원 정형외과)는 공룡릉의 산세를 대단하다 극찬하면서도 한편으로 편치 않은 표정이다. 얼마 전 일본 북알프스 산행 때 암릉에 된통 질린 탓이다. 그렇다고 물러설 수도 없는 일. 오늘이 '1,000m급 14개봉 완등'으로 안식년 한 해의 산행을 마무리 짓는 날. 정정현 기자는 며칠째 툭하면 "신불산 정상에 올라서면 어떻게 할거냐?" 몇 차례나 물어왔고, 윤준오 선베는 "엄홍길, 박영석씨는 어떻게 말했냐?"고 은근히 심각한 표정을 지으며 응수하곤 했다. 상황이 이러했으니 이제와서 '백(back)' 할 수는 없는 일.

   "아니 포터를 서도 그렇지 저렇게 짐을 많이 메게 할 수 있는 거예요? 아무래도 안되겠다, 막내는 좀 떨어져서 와라."

   첫날부터 영남알프스 취재산행 안내에 나선 곽정혜씨(24세, 밀양대산악부)는 11월 말 경남산악연맹 소속 대학산악부 회원들로 이루어진 원정대에 참가, 네팔 히말라야의 미봉 아마다블람(6,812m) 등반에 나선다. 때문에 이번 취재기간 중에도 훈련삼아 80리터가 넘는 큰 용량의 배낭에 침낭이며 취사구 등 웬만한 것은 다 짊어지고 다녔다. 다른 사람들의 배낭에 비교가 안 될 만큼 컸고, 지나치는 등산인들로부터 "여자가 대단하다"는 등의 소리를 들었다. 그러다 보니 후배에게 무거운 짐 넘기고 쉽게 오른다는 소리 들을까 괜스레 부담을 가진 것.

   짤막한 암릉을 하나 넘어서자 부드러운 흙길이 나와 잠시 마음 편안케 하더니, 곧이어 '이곳은 위험 지역 우회로...'라 적힌 안내판이 나타나 겁을 준다. 우회로는 암릉 왼쪽 사면으로 나 있다. 그런데 윤선배가 자연스레 암릉으로 올라붙는다. 각오를 단단히 했나 보다.

   바위 하나 하나 날카롭게 튀어나오고, 그 바위들이 한줄기로 이어져 용의 등줄기를 이루고 있다. 그리고 그 공룡이 양옆으로 붉게 물든 단풍빛에 더욱 살아 움직이는 듯 힘차게 꿈틀거린다. 왼쪽으로 삼봉 능선도 가만히 있지 않는다. 영축산 북릉 찬란하게 반짝이는 억새꽃밭을 향해 치솟는다. 우리가 무심코 지나친 능선도 예사롭지 않다. 육산이면서도 양옆이 가파르게 떨어지고, 봉우리는 쭈뼛 솟구쳐 기운차기 그지없다. 산 밑은 아직 파란 기운이 그대로 남아 있건만 산정은 이미 단풍이 완전히 들고, 낙엽이 지고 있다.

   영남알프스픞 머릿속에 떠올리면 최고봉인 가지산(1,240m)을 비롯해 해발 1,000m대의 봉우리 9개가 이어지면서 산자락을 사방팔방으로 뻗고 있지만, 능선이 펑퍼짐해 고원평원을 연상케 한다. 그래서 장산의 전형이라 생각하기 마련이다. 하지만, 지금 걷고 있는 영남알프스는 다르다. 영축산에서 신불산을 거쳐 간월산으로 이어지는 능선은 온통 바위절벽이 장벽처럼 둘러쳐 있어 접근이 불가능해 보이고, 가파르게 내리닫은 지능선과 그 사이사이로 깊고 가파르고 거친 골짜기가 여럿 파여 있다. 그렇게 겉모습과 어울리지 않게 산등성이는 평온한 평원을 이루고, 또 은빛 억새로 반짝여 더욱 아름다운 지도 모를 일이다.

   암릉 하나 넘어서자 흙길이 나타나 잠시 긴장을 풀어주더니 이제 벼랑이 앞을 가로막는다. 그곳에서 다행히도 하늘에서 동아줄 한 가닥 늘어뜨려 올라설 기회를 주고, 또다시 바윗길에 다리가 후들거릴 즈음이면 바위턱 쉼터가 나타나 눈앞에 펼쳐진 풍광을 줄기며 한숨돌리게 해준다. 오를수록 신불재와 어깨 높이가 비슷해지고 그곳에서 반짝이는 억새꽃밭이 마음을 여유롭게 해준다. 이러한 풍광 덕에 신불산 공룡릉이 인기를 끄는 것이리라.

   암릉 끝에 두꺼비가 입을 쫙 벌리고 있는 듯한 기암이 나타난다. 영축산을 바라보고 있는 듯하지만 다가서면 파리 잡아먹듯 우리를 날름 삼켜버릴 심산인가. 아니며, 고속철 터널공사 계획으로 앞날을 가늠할 수 없는 형편이 된 천성산을 안쓰러워하는 것일까. 거대한 두꺼비바위가 우리의 범접을 꺼릴까 두려워 등뒤로 돌아오른다.

   영남알프스의 고봉준령을 모두 끌어안은 신불산

   "우와! 저 사람 봐라!"

   우리는 지금까지 공룡릉을 인기 없는 능선으로 잘못 알고 있었다. 칼바위라 불리는 구간에는 등산인들이 줄을 잇고 있었다. 크건 작건 바위봉우리마다 많은 사람들이 모여 있고, 난구간마다 앞사람이 올라서기를 기다리는 이들로 북적이고 있다. 신불 공룡릉은 홍류폭포 산길과 만나는 순간부터 칼바위능선을 거쳐 정상에 이르기까지 멀리 신불재 억새꽃밭을 배경으로 단풍꽃과 알록달록한 등산복 꽃이 한데 어우러져 또 하나의 진풍경을 자아내고 있었다.

   "어디들 있어요?, 막내야~, 윤 박사님~"

   한줄기로 곧게 이어진 암릉이건만 우리들은 갑자기 만난 엄청난 인파에 혼돈 상태에 빠져 잠시 서로를 잃어버리고 말았다. 그러고 보니 오늘이 휴일, 그것도 억새 만개시기에 접어들어 전국에서 억새와 단풍 탐방객들이 줄지어 오를 때다. 이제 날카로운 칼바위능선을 타고 억새 꽃밭에 봉긋 솟아오른 신불산 정상으로 향한다. 신불재 억새평전은 서설 내린 듯 더욱 찬란히 빛나고, 그 뒤로 영축산에서 시살등으로 뻗은 능선은 신비로우면서도 날카롭게 바라보인다.

   등산객들의 연령층은 대략 50대에서 60대, 이미 한 세월 넘기는 사이 산전수전 다 겪었을 이들이지만, 그동안 잊고 지냈을지도 모를 대자연의 아름다움을 찾아 오는 이 산을 오르고 있는 것이고, 해서 여기 저기서 "오늘은 기쁘고 즐거운 날" 이라는 감격스러워하는 소리가 나오는 것일 게다.

   그렇지만 괴로워하는 이들도 보인다. 부모 따라온 어린아이들은 그래도 모험심에 바위턱 하나 넘어설 때마다 성취감에 까르르 웃음 짓지만, 단풍빛 좋아 좇아 오르다 자신의 한계를 넘어선 이들은 헉헉거리다가 바위에 주저앉거나 아예 드러누워 눈을 감은 채 내려갈 일을 걱정한다. 더욱이 남편 따라 억지 산행에 나선 여인들은 울상을 짓거나 아예 울음 섞인 목소리를 내 보는 이로 하여금 안쓰럽게 한다. 암릉에 시달리다 마지막 절벽이 나타나자 이제 체면도 잃어버린 채 "엄마아!" 외치면서 흐느끼고 만다. 가을 단풍과 억새꽃은 이렇게 모두를 혼란스런 지경으로 끌어들이고 있었다.

   칼바위능선에서 정체현상으로 제대로 나아가지 못하다 정상에 올라서는 순간 모두들 환한 얼굴빛으로 통일되고 만다. 젖무덤처럼 봉긋 솟은 신불산 정상은 모두를 받아주고 있다. 남녀노소 사람뿐 아니라 사방팔방 영남알프스의 고봉준령을 모두 끌어안고 있었다. 영축산으로 이어지는 능선은 온통 억새꽃으로 반짝이고 있다. 산봉들도 모처럼 벗겨진 파란 하늘에 불쑥불쑥 솟아오르는 분위기다. 그리고 산릉들은 이내 차오르듯 잔잔하게 밀려들고 있다. 영남알프스가 아니면 보ㅓ기 힘든 풍광이 신불산 정상을 중심으로 펼쳐지고 있었다.

   "축하드립니다."

   "막내야! 손수건 드려라."

   윤준오 선배는 정상 돌탑에 올라서자 짐짓 감격스런 웃음을 짓는다. 히말라야 거봉 14개 완등에 어찌 견줄까마는 그래도 1년 한 해동안 자연을 통해 심신을 단련시키는 데 충실했다는 데에서 오는 만족감일 것이리라.

   신불산 정상은 장터 같은 분위기다. 간이매점 앞에는 오뎅 찾는 등산인객들이 여럿 모여 있고, 산길 중간중간 적당한 공터마다 점심상을 펼쳐놓은 이들로 들어차 지나치기 미안할 정도다. 그래도 억새꽃 반짝이는 산정에서 앉거나 드러누워 오후 한 때나마 가을 산의 정취에 취해 있을 수 있다는게 얼마나 좋은 일인가.

   간월재를 향해 급경사 내리막 가는 길도 쉽지 않다. 산길도 미끄럽지만 밑에서 올라오는 억새 탐승객들이 워낙 많아 이들에게 피해를 주지 않으면서 조심스럽게 하산하자니 시간이 제법 걸린다.

   20여 분 뒤 내려선 간월재 고갯마루는 훼손을 막기 위한 데크공사로 어수선하지만 주변은 역시 억새꽃으로 화사하게 빛나고, 여기저기서 기념촬영객들이 터뜨리는 웃음소리가 들려온다. 신불산폭포자연휴양림 산단지구로 이어지는 임도는 차량행렬로 장사진이다. 간월재는 차로 올라설 수 있는 곳이기에 더욱 인기를 끄는 억새탐승지인 셈이다. 참으로 품이 넓고 넉넉한 산이라 이렇게 많은 사람들을 끌어올리는 것일 게다.

   간월재 간이매점에서 막걸리와 오뎅 안주와 조촐하게나마 완등식을 가진 일행은 오후 3시30분이 넘어 간월공룡릉을 타기 위해 간월산 정상으로 향한다. 누가 그랬던가, '설악을 보면 죽고 싶도록 아름다운 곳' 이라고. 그를 지금 이곳에 데려온다면 또 똑같은 표현을 하리라. '오! 미치고 싶도록 아름다운 억새꽃밭이여' 라고.

   오후 들어설수록 산은 더욱 화기애애해져

   널찍한 사면을 10분쯤 거슬러 오르자 능선 오른쪽에 돌탑이 보인다. 재작년 11월3일 한우리산악회가 창립 20주년을 맞아 쌓아놓은 기념돌탑이다. 이제 홍류폭포 계곡은 우리를 빨아들일 듯 강렬하게 내려다보인다.

   "무사히 하산까지 끝내야 하는데..."

   윤준오 선배는 전체 윤곽이 제대로 파악되지 않을 정도로 가파른 간월공룡릉을 바라보곤 "등정은 하산까지 완벽하게 마쳐야 성공" 이라며 심각한 표정을 짓는다. 그런데, 간월공룡릉 산행 경험자인 곽정희씨가 들머리를 잘못 찾아 엉뚱한 길로 내려서자 "뭔가 꼼수가 있는 것 같다"며 은근히 미심쩍어하는 눈빛으로 바라본다. 물론 우스갯소리지만-.

   간월공룡릉은 신불공룡릉에 비해 규모면에서는 아기공룡 둘리의 수준. 그렇지만 거칠기는 한 수 위다. 이제 신불공룡릉을 마주하고, 산 아래 구불구불 이어지는 임도도 내려다보인다. 임도를 따라 내려서다 흥에 겨워 소리치는 등산인들의 노랫소리도 들려온다. 그에 어린아이들의 깔깔거리는 웃음소리까지 울려 퍼지면서 산은 오후 들어 더욱 화기애애해져 간다.

   숭악회의 김두섟 추모비 앞에서 암릉을 우회, 턱 너머로 내려서자 바윗길은 더욱 가팔라진다. 그러다 막판에는 벼랑이 길을 끊어놓고, 10여m 높이의 절벽을 동아줄에 의지해 내려서자 이제 수나무 우거진 능선이 나타난다. 흙의 편안함이 이렇게 강렬하게 느껴질 줄이야. 능선을 따라 10분쯤 가자 절개지 아래 임도로 내려선다. 중년의 남녀 등산인들 두 팀이 사뭇 지친 표정으로 앉아 쉬고 있다. 곽정혜씨를 보는 순간 깜짝 놀라며 "그렇게 큰 배낭을 짊어지고 어떻게 바윗길 산행을 했냐?" 물으면서, 우리들에게는 묘한 눈빛을 보낸다.

   *산행길잡이

   신불산 공룡릉은 산행기점이 두 곳이다. 가장 많이 이용하는 길은 간월산장 기점이다. 신불산 주등산로인 등억온천 간월산장에서 홍류폭포로 향하는 사이 간월산장에서 약 500m 위쪽에 울산환경사랑운동본부의 홍보 플랭카드가 보인다. 이곳에서 왼쪽 길을 따라 오르거나 혹은 5분쯤 더 올라 ㅊ ㅓㄹ다리를 건너자마자 주등산로 왼쪽 길을 따르다 홍류폭포 아래에서 물줄기를 가로질러 산등성이로 올라붙는다. 양쪽 길 모두 가파르고 험난한 산길로 2시간쯤 오르면 공룡릉 칼바위에 올라선다.

   또 다른 길은 취재팀이 답사한 자수정동굴나라 입구 고갯마루에서 곧바로 능선을 따르는 길이다. 이 길 역시 2시간쯤 걸으면 칼바위 능선에 올라서고, 칼바위능선을 40분쯤 오르면 신불산 정상이다.

   간월산 공룡릉 기점은 간월재에서 간월산 정상으로 향해 10분쯤 오르다 돌탑이 서 있는 지점. 여기서 오른쪽으로 빠지면 간월공룡릉이다. 가파르고 험난한 바위 구간이 길어 산행겸험이 많지 않은 등산인이나 노약자에게는 어울리지 않는다. 특히 경사가 가팔라 등로로는 무척 힘들 수밖에 없는 길이다. 암릉 구간이 끝나고 소나무숲길을 따라 10분쯤 내려서면 임도에 닿는다. 여기서 곧바로 능선을 따라야 간월산장 앞으로 내려선다.

   산행시간은 간월산장 기점이나 자수정동굴나라 앞이나 비슷하다. 공룡릉~신불산~간월재~홍류폭포~간월산장은 6시간 정도 걸린다. 간월 공룡릉을 하산로로 잡을 경우 30분 정도 더 걸린다. 식수는 간월재 샘에서 구할 수 있다.

   *교통

   일단 언양까지 가야 한다. 서울 동서울종합터미널(02-446-8000 ARS)에서 1일 6회(07:20~18:30, 심야 23:00) 운행(요금 22,300원, 심야 24,500원). 부산종합(동부)터미널(051-508-9966 ARS)에서 20분 간격(06:30~20:30) 운행(요금 2,900원). 양산시외버스공용터미널(055-386-1894)에서 직,완행버스 수시 운행(요금 완행 1,100원, 직행 1,700원). 울산시외버스정류장(052-275-8087)애서 15분 간격(06:30~23:10) 운행(요금 1,200원). 언양시외버스터미널 052-262-1007.

   언양시외버스터미널 정류장에서 등억온천(간월)행 323번 대우여객 시내버스를 타고 작천교에서 하차해 다리를 건너 자수정동굴나라 방향으로 1.5km쯤 올라간다. 간월산장은 종점에서 하차, 온천교를 건너 아스팔트길을 따라 오른쪽 방향으로 가다가 좌회전 산쪽으로 올라붙는다. 간월산장은 마지막 주차장 위쪽에 있다. 1일 11회 운행(07:10, 08:10, 09:10, 10:10, 11:10, 12:30, 14:50, 15:50, 16:50, 18:30, 19:50), 요금 900원. 언양 대우여객 052-264-2525.

   등억온천단지 일원에 숙박시설을 이용한다. 대중탕에서 식당과 숙소도 함께 운영한다. 언양온천(052-264-8822), 신불산온천(262-8300), 자수정온천찜질방(254-4044) 등. 입욕료 남 4,800원, 여 4,500원, 객실료 2인1실 30,000원(입욕권 2장 무료 제공). 산행들머리의 식당인 간월산장에서 민박도 친다. 2~3인용 30,000원, 5~6인용 50,000원. 052-262-3141.

   글쓴이 한필석 기자

   

신불산,영축산 코스가이드

품 넓고 다양한 얼굴 지닌 억새 명산

억새 능선 경게로 동쪽은 화려, 서쪽은 수더분

 

신불산

산정 남북릉이 온통 억새밭

공룡릉 낀 원점회귀산행이 대표적

 

   신불산(1,208.9m)은 영축산(1,089.2m)과 함께 영남알프스의 핵심을 이루는 산이다. 가지산(1,240m)에 이어 영남알프스 제2위 고봉인 신불산은 특히 억새평원으로 이름난 산이다. 산 남쪽 신불재와 신불평전, 북쪽의 간월재 일원은 국내에서 보기 드물 정도로 넓은 억새밭을 형성하고 있다.

   때문에 산세가 유순하면서도 단순하려니 추측하기 마련이지만, 실상은 품도 넓고 산세도 다양하다. 동으로 공룡릉, 삼봉능선, 아리랑리지와 같이 수려하면서도 웅장한 바위능선을 늘어뜨리는가 하면, 서로 배내골의 근간을 이루는 왕봉골과 백련암계곡과 같은 깊고 수량 넉넉한 골짜기를 흘리고 있다.

   산행은 등억온천단지의 간월산장을 기점으로 신불산 공룡릉과 간월재~홍류동계곡을 거쳐 간월산장으로 되돌아오는 원점회귀코스가 가장 인기 높다. 보다 호젓한 산행을 원하면 산 서쪽 배내골의 신불산폭포자연휴양림 하단지구에서 원점회귀산행을 시도하도록 한다. 종주산행파라면 배내고개에서 시작, 시살등까지 잇는 능선종주가 적격이다. 이 경우 통도사쪽으로 하산하는 게 교통편이 원할하다.

 

   등억리 기점

   간월산장 원점회귀 가장 인기

   신불산 공룡릉 전국에서 가장 넓은 억새평원으로 유명한 영남알프스지만, 이 일대에 만만치 않은 암릉이 여러 가닥 뻗어 있다. 그중 신불산 공룡릉은 어느 암릉보다 인기가 높은 바위능선으로, 신불산 등로의 주등산로로 자리잡고 있다. 무엇보다 암릉산행의 스릴과 조망의 즐거움을 더불어 즐길 수 있으면서도 전문등반장비가 전혀 필요하지 않을 정도로 위험이 적은 암릉이라는 점이 등산인들을 끌어들이고 있는 것이다.

   신불산 정상에서 동쪽으로 길게 성곽처럼 흘러내린 이 암릉은 설악산의 공룡릉과 산세가 비슷하다 하여 '신불산 공룡릉' 또는 칼바위능선이라 불리고 있다. 물론 전체적인 길이는 1km에 불과, 5km에 이르는 설악의 공룡릉에 비하면 한결 짧다. 하지만 양쪽으로 깎아지른 절벽의 높이, 주변의 조망 등에서 하등 공룡릉만 못할 것이 없다는 게 현지 산악인들의 자랑이다. 특히 홍류동계곡 상단부가 임도로 황폐해진 이후 새로운 등로로 주목받기 시작했다.

   산행기점은 홍류동계곡과 자수정동굴나라 입구 고갯마루. 자수정동굴나라 고갯마루에서 약 1시간 동안은 전형적인 수나무 우거진 능선길이고, 이후 급격히 치솟은 바위길을 올라서면 칼바위라고도 불리는 암릉이 시작된다. 고갯마루 이후 산길이 뚜렷하게 나 있어 헤맬 일이 없는 능선으로, 대중교통으로 접근이 불편하지만, 호젓한 산길이라는 점에서 찾는 이가 적지 않다.

   홍류동을 기점 산는 등산인들이 많은 까닭은 무엇보다 원점회귀산행이 가능하기 때문. 신불산 북동릉, 간월재~홍류동, 또는 간월산 공룡릉 등 다양한 코스 중 한 가닥을 잡아 하산하면 산행 들머리인 간월산장 앞 주차장으로 내려설 수 있다.

   산행기점은 등억온천단지 남서단 끄트머리에 위치한 간월산장. 산장 맞은편 등산로 안내판 옆 산길로 500m쯤 오르면 널찍한 산길 왼쪽으로 샛길이 한가닥 보인다. 입구 나무에 울산황경사랑운동본부의 홍보 플래카드가 매달려 있는 이 길을 따르거나, 홍류폭 아래서 진입해도 된다.

   간월산장에서 줄곧 주등산로를 따르다 철다리를 건너 '간월산 정상 3.0km, 칼바위 1.5km, 홍류폭 0.1m' 안내판에서 왼쪽 길로 들어서면 30여m 높이의 시커먼 절벽에 비단 자락 같은 물줄기가 흘러내리는 홍류폭 아래에 닿는다. 여기서 물줄기를 건너 급사면 산길을 따르면 20분쯤 지나 간월산장 바로 위에서 시작되는 산길과 만난다.

   주등산로에서 벗어나 약 2시간 동안은 급경사 오르막. 공룡릉 길로 들어서 20분쯤 지나 첫번째 암벽지대가 나오고, 이어 1시간쯤 더 오르면 더욱 규모가 큰 암벽지대가 나타나 간담을 서늘케 하지만, 고정로프가 매달려 있는 등 보기보다는 수월하게 올라설 수 있다. 막판에 고도감 짜릿한 절벽을 올라서면 칼바위 기점이다.

   칼날처럼 날카롭게 뻗은 칼바위 구간은 아무런 안전시설물이 없으나 턱이 많이 형성돼 있어 확실하게 잡고 디디면서 이동하면 고도감과 스릴을 함께 즐기면서 젖무덤처럼 유순하게 솟은 신불산 정상에 무난히 올라설 수 있다.

   간월재 임도 공룡릉 산행 후 세 가닥 코스로 원점회귀가 가능하다. 가장 많이 이용하는 길은 약 25분 거리인 간월재로 내려선 다음 임도를 따르다 홍류동계곡을 거쳐 간월산장으로 내려서는 길이다. 간월재에서 거대한 장벽처럼 펼쳐진 신불산과 간월산 동사면을 등진 채 갈짓자로 굽이지는 임도를 따르다 30분쯤 지나 홍류동으로 이어지는 지능선을 놓치지 말아야 한다. 절개지에서 뚝 떨어지는 길이 지능선 길이다. 이 길을 놓치면 또다시 30분쯤 내려서다 간월산 공룡릉 길과 만나는 지점에서 임도 아래쪽 능선길로 접어들어야 한다.

   신불산 북동릉 호젓하면서도 조망이 뛰어난 하산로다. 산행기점은 정상에서 간월재쪽으로 100m쯤 가면 오른쪽(정북 방향)으로 나타나는 샛길이다. 참나무와 철쭉나무가 뒤섞인 산길로 5분쯤 접어들면 고도가 뚝 떨어지면서 신불사과 간월산에서 뻗어내린 바위능선들이 불쑥 일어선다.

   정상에서 내려선 지 40분쯤 지나면 해발 약 850m 지점에서 급경사 절벽이 나타난다. 높이 5m쯤 되는 이곳은 매달려 있는 로프를 잘 이용하면 안전하게 내려설 수 있다. 이후 300m쯤 고도가 낮아질 때까지 능선길은 경사를 죽일 줄 모르고 가파르기만 하다가 해발 550m 지점에서 능선을 벗어나 오른쪽 사면으로 내려선다. 사면 구간 역시 급경사에 바위 구간이 간간이 나타나 애를 먹이지만, 계곡가로 내려서기만 하면 부드러운 산길이 반겨준다.

   단풍빛이 수려한 계곡 사면을 바라보면서 10분쯤 내려서다 뚝 떨어진 다음 갈림목에서 오른쪽으로 가면 홍류폭포 아래로 내려서고, 왼쪽 길을 따르면 널찍한 주등산로를 거쳐 간월산장 앞으로 내려선다. 정상에서 약 2시간 소요.

   간월산 공룡릉 취재팀이 이번호에 르포로 소개한 코스로, 산행기점은 간월재에서 간월산 정상을 향해 오르다 등날에 쌓여 있는 돌탑에서 시작한다. 사면을 오르다 보면 눈에 들어오므로 안개나 어둠에 가리기 전에는 놓칠 일이 거의 없는 돌탑이다.

   돌탑에서 능선 왼쪽 사면으로 내려섰다 다시 등날로 올라서는 길도 있으나, 곧장 능선길을 따르는게 낫다. 능선길은 가파르고 험하지만, 크게 위험한 곳은 없다. 단, 30분쯤 내려선 다음 숭악회의 '김두석추모비'가 나타나면 조금 뒤로 물러나 왼쪽 길로 내려서도록 한다. 추모비 너머 쪽은 직벽을 이루고 있어 확보물 없이 하산하기에는 위험한 구간이다.

   추모비를 지난 다음 바윗길은 더욱 가팔라지다가 10여m 높이의 절벽이 나타나는데, 이 절벽만 내려서면 소나무 우거진 숲길이 반겨준다. 이 숲길을 따라 10분쯤 가면 임도로 내려서고 임도를 가로질러 산길로 접어들면 곧 간월산장 뒤편의 골짜기 물가로 내려선다. 신불산 정상에서 약 2시간20분 소요.

   원점으로 내려서지 않아도 된다면 신불재 동쪽 계곡길이나 동릉을 타고 울주군 삼남면 가천리 35번 국도로 내려선다. 마지막 외딴집까지 1시간10분쯤 내려선 이후 포장도로를 따라 3km 더 내려서야 35번 국도에 닿는다.

 

   가천리 기점

   신불산 최단 등로~영축산으로 잇기도

   신불산 최단등로로 꼽히는 가천리 코스로 접근하려면 경부고속도로 상 통도사나들목에서 빠져나와 35번 국도를 타고 북진하다 삼성SDI 정문을 지나자마자 왼쪽 구도로로 접어든다. 가천교 다리를 건너 도로 왼쪽에 LG정유 주유소 앞에서 좌회전, 마을길을 끼고 1.1km 가면 가천경로당 사거리에 닿는다.

   사거리에서 '신불산 불승사'란 안내판이 서 있는 방향으로 직진해 언덕을 올라서면 신불산 정상부가 바라보인다. 이후 곧게 뻗은 아스팔트길과 콘크리트길을 따라 1.8km 올라 '불승사 200m' 안내판이 서 있는 갈림목에서 직진해 비포장길을 100m 오르면 신불산 등산로 안내도가 있는 산길 들머리에 닿는다.

   여기서 계곡길을 따라 1시간30분쯤 오르면 신불산대피소(샘)을 지나 신불재 사거리에 닿는다. 산길로 접어든 다음 물줄기를 건너기 전 왼쪽 산길로 접어들면 조망 뛰어난 암봉 세 개가 이어지는 삼봉능선 길을 따라 신불재 남릉으로 올라선다. 2시간 소요.

   신불산~영축산~통도사 통도사 사찰탐방을 겸하려면 영축산까지 뽑아야 한다. 영축산 정상 못미처 왼쪽(남동) 길은 1km쯤 능선길을 따르다 임도를 거쳐 지산 마을 버스종점으로 내려서게 되는데(약 2시간), 통도사 뒷문 앞이어서 정식으로 통도사로 들어서려면 정문까지 먼 거리를 돌아가야 한다. 따라서 정상 너머 첫번째 갈림목에서 비로암 길을 따르거나, 혹은 30분쯤 능선길을 더 따른 뒤 함박재에서 백운암 길을 거쳐 세심교로 내려서도록 한다. 능선에서 세심교까지는 약 1시간20분, 세심교에서 통도사까지는 아스팔트길로 약 2km 거리다.

   *교통

   언양행 노선버스는 서울 동서울종합터미널(02-446-8000 ARS)에서 1일 6회(07:20~18:30, 심야 23:00. 요금 22,300원, 심야 24,500원), 부산 종합(동부)터미널(051-508-9966 ARS)에서 20분 간격(06:30~20:30) 운행(요금 2,900원). 양산시외버스공용터미널(055-386-1894)에서 직,완행버스 수시 운행(요금 완행 1,100원, 직행 1,700원). 울산시외버스정류장(052-275-8087)애서 15분 간격(06:30~23:10) 운행(요금 1,200원). 언양시외버스터미널 052-262-1007.

   간월산장은 언양시외버스터미널 정류장에서 1일 11회(07:10, 08:10, 09:10, 10:10, 11:10, 12:30, 14:50, 15:50, 16:50, 18:30, 19:50) 운행하는 등억온천(간월)행 323번 대우여객 시내버스를 타고, 종점에서 하차. 온천교를 건너 온천단지 맨 끄트머리로 간다. 요금 900원. 자수정동굴나라는 323번 버스를 타고 작천교에서 하차해 다리를 건너 아스팔트길을 따라 1.5km쯤 올라간다. 언양 대우여객 052-264-2525.

   등억온천단지 일원의 숙박시설을 이용한다. 대중탕에서 식당과 숙소도 함께 운영한다. 언양온천(052-264-8822), 신불산온천(262-8300), 자수정온천찜질방(254-4044) 등. 입욕료 남 4,800원, 여 4,500원, 객실료 2인1실 30,000원(입욕권 2장 무료 제공). 산행들머리의 식당인 간월산장에서 민박도 친다. 2~3인용 30,000원, 5~6인용 50,000원. 052-262-3141.

 

   배내골 기점

   교통 불편하지만 호젓한 코스

   배내골 신불산폭포자연휴양림 기점 코스들은 언양시내에서 20km나 떨어져 있고, 대중교통편이 불편한데도 코스는 여러 가닥 나 있다. 대개는 언양이나 통토사 방면의 번잡함을 피해 호젓한 산행을 원하는 등산인들이 즐겨 찾는 코스다.

   단, 한여름 피서철에는 배내골 계곡을 따라 이어지는 좁은 도로에 차가 얽히고 설켜 교행이 어려운 구간이 많으니, 특히 토,일요일은 피하는게 바람직하다. 배내골 도로는 현재 확포장공사 중으로 울산쪽은 2005년 말, 양산쪽은 2006년 말 완공될 예정이다.

   신불산폭포자연휴양림은 약 2.3km 거리를 두고 산단과 하단 2개 지구로 나뉘어 있는데, 상단 진입로를 따라 차량으로 간월재까지 쉽게 진입(7km)한 다음, 40~50분이면 신불산 정상에 올라설 수 있으나, 이 길은 간월재 조망객들이나 억새 탐승객들이 주로 이용하고 있다. 산행다운 산행은 자연휴양림 하단지구 일원에서 이루어진다.

   배내고개에서 1.4km 내려서면 상단 지구 진입로가 도로 좌측으로 나타나고, 계속 도로를 따라 6km쯤 더 내려서면 종점상회 맞은편에 하단지구 안내판이 보인다. 여기서 다리를 건너 1.7km 더 들어가면 하단지구다. 종점상회에 이르기까지 폭이 좁고 노면 상태가 나쁜 구간이 많이 있다.

   청수골산장 기점 하단지구 일원에는 기점이 두 곳이 있다. 종점상회에서 다리를 건너 1km쯤 들어서면 오른쪽으로 식당과 민박업을 함께하는 청수골산장이 보인다. 산장 뒤편 염소막 울타리를 따라들면 곧 산길이 두 가닥으로 나뉜다. 갈림목에서 왼쪽 길로 접어들면 특이한 풍광이 거의 없는 평범한 청수좌골을 따라 영축산 정상 북쪽 억새밭이나 남쪽 안부로 올라선다.

   염소막 갈림목에서 곧장 뻗은 길을 따르면 청수좌골 물줄기를 건너 산자락을 타고 돌다가 두번째 갈림목을 만난다. 이 갈림목이나 50m쯤 위쪽에 있는 갈림목에서 왼쪽 숲길로 접어들면 청수중앙릉을 따라 체이등(1,029.5m) 부근으로 올라선다. 약 1시간 동안은 숲길에 갇혀 지내다 암부에 올라서면서 조망이 터지는 능선길이다.

   또한 갈림목을 무시하고 계속 골짜기 안으로 파고들면 청수우골을 따라 한피기고개로 올라선다. 각각 능선까지 1시간30분 정도 소요.

   이들 세 가닥 중 가장 인기 높고 길도 가장 잘 닦여 있는 청수좌골을 타고 영축산 정상에 오른 다음 남서릉을 따르다 청수중앙릉이나 청수우골 길로 내려서면 원점회귀산행이 이루어진다. 영축산과 시살등 사이의 능선에 튀어나온 함박등, 죽바우등 같은 암봉이나 암릉은 북서사면 우회로로 피할 수 있으나, 크게 위험하지 않아 스릴을 맛보며 산행하기에 그만인 바윗길이다.

   청수우골을 하산로로 잡았을 경우 한피기고개에서 5분 거리인 시살등에 올라 조망을 즐긴 다음 하산토록 한다. 약 5시간 소요. 영축산에서 북릉을 따라 40분쯤 걸은 다음 신불재에서 서쪽 골짜기로 접어들면 신불산폭포자연휴양림 하단지구로 내려선다. 하단지구에서 청수골산장까지는 약 700m 거리다.

   원점으로 돌아올 까닭이 없다면 통도사로 넘어가 고찰을 탐방한 다음 귀가하거나, 아니면 신불평전과 간월재에서 억새 장관을 만끽한 다음 간월산장이나 배내고개로 하산토록 한다. 청수좌골 기점 5~6시간 소요.

   청수우골을 타고 한피기고개에서부터 영축산~신불산~배내봉~배내고개를 잇는 종주산행은 7시간 안팎 걸린다. 신불재 대피소소, 간월재 간이매점, 배내고개 ㄷ간이매점에서 요기를 해결하고, 부근의 샘에서 식수를 구할 수 있다.

   휴양림 기점 코스 청수골산장 기점 코스들이 영축산을 목표로 삼는 산길들이라면, 휴양림 기점 코스는 신불산을 목표로 삼는 코스들이다. 휴양림 산막에서 파래소폭포쪽으로 향해 콘크리트길을 따라 언덕을 하나 올라서면 잠수교를 건너자마자 오른쪽 계곡길이 나타난다.

   백련천 상류를 형성하는 이 골짜기는 좁은 들머리와 달리 커다란 바위덩이가 뒤얽히고 숲이 우거진 데다 곳곳에 기암절벽이 솟구쳐 있어 매우 웅장한 골짜기다. 간간이 널찍하고 시퍼런 소도 바라보여 깊은 맛도 느낄 수 있다. 그렇지만, 산길이 사면으로 나있어 물줄기를 멀찌감치 떨어져 바라만 보며 신불재까지 올라야 한다. 약 2시간 소요.

   신불재에서는 코스를 다양하게 잡을 수 있다. 신불산 정상에서 간월재쪽으로 마주보이는 무명봉에서 서쪽 능선길을 타면 휴양림 상단 임도를 거쳐 10월 중순 현재 산림휴양관 터닦기 공사가 한창인 물가로 내려선다. 여기서 물가 길을 따르면 신불산 최대 폭포인 파래소폭포와 자연동굴을 거쳐 하단지구로 내려선다. 약 4시간 소요.

   단 휴양림 기점 코스를 이용할 경우에는 입장료(어른 1,000원)와 주차료(승용차 3,000원, 경차 1,500원)를 내야 한다.

   배내고개 기점 종주 코스 69번 지방도로가 가로지르고 전망대와 널찍한 주차장이 닦여 있는 배내고개는 영남알프스 종주산행의 주요 기점이다. 고갯마루 일원에 간이음식점이 여럿 있고, 식수를 구할 수도 있다.

   여기서 배내봉(966m)으로 가려면 고갯마루에서 커다란 등산로 안내판이 서 있는 남동쪽 능선으로 올라서야 한다. 가파른 능선길을 따라 30분쯤 오르면 헬기장을 지나 배내봉에 올라선다. 북으로 석남사 방향으로 빠지는 산길이 갈라지는 배내봉 정상 남릉 일원이 잠시 억새밭을 이루고 있지만, 이후 간월산(1,083m)까지 약 1시간 구간은 줄곧 잡목이 우거져 있다.

   간월산 정상 직전 왼쪽(동쪽)으로 빠지는 길을 따르면 간월산자연휴양림 위쪽의 임도로 내려서지만, 그보다는 영축산이나 시살등까지 뽑은 다음 통도사로 내려서는 종주산행을 시도한다. 약 6~7시간 소요.

   배내고개에서 임도를 따라 천황산(1,189m)까지 잇는 이들도 많다. 이 경우 임도가 주능선까지 파고든 구간이 많아 대개 임도를 따라 알프스랜드 정문(약 1시간30분)까지 간 다음 오른쪽 사면에 올라앉은 샘물상회(식수)를 거쳐 능선길을 따라 얼음골 갈림목을 거쳐 천황산에 오른다.

   *교통

   언양시외버스터미널 정류장에서 배내고개 경유 배내골행은 1일 3회(06:20, 10:00, 16:30) 운행. 배내골 종점상회에서 언양행 막차는 17:30(배내고개 17:50 경유(. 요금 900원. 언양 대우여객 052-264-2525.

   *숙박

   하단지구 들머리에 민박을 겸한 음식점이 여럿 있다(지역번호 052). 청수골산장(www.benegol.co.kr) 254-0875, 천지가든 254-1131, 폭포가든 254-6607. 맨 위쪽에 있는 숲속의 하얀집에는 8평(60,000원) 6개, 12평(100,000원) 4개, 25평(200,000원) 1실 등 11개의 콘도식 객실이 마련돼 있다. 전화 052-264-2236.

 

영축산

법보사찰 감싸안은 명산

통도사 기점 코스가 가장 인기

 

   영축산(1,089.2m)은 병풍을 두른 듯한 기암절벽으로 불보사찰 통도사를 감싸안고 있는 명산이다. 영축산은 영취산, 또는 취서산(또는 축서산) 등의 이름이 혼용되어 오다가 영축산 하나로 굳어진 산이다. 영축산이란 부처님 재세시 마가다국 왕사성의 동쪽에 있던 '그라드라'라는 산으로, 석가모니께서 법화경을 설하고 신선과 독수리들이 많이 살고 있었다 전하는데, 신라 자장율사가 통도사를 창건할 때 이 이름을 본뜬 것으로 전해지고 있다.

   영축산은 정상을 기준으로 동서남북이 전햐 상반되는 산세를 지니고 있다. 남동면은 기암절벽을 장벽처럼 두르고 있는가 하면, 남서쪽으로는 청수좌골과 우골 등의 깊은 골짜기를 두고 길게 지능선들이 뻗고 있다. 또한 시살등으로 뻗은 남서릉은 중간 중간 암봉과 암릉이 불쑥 튀어나와 억세고도 날카로운 모습을 보이는 반면, 신불산으로 이어지는 북릉은 억새평원이라 불릴 만큼 완만하고 아늑한 고원평전을 이루고 있다.

   이렇게 다양한 산세와 더불어 삼보사찰 중 하나인 통도사를 감싸안고 있어 자연 탐승과 고찰 답사를 겸할 수 있는 데다, 한반도의 동맥이나 다름없는 경부고속도로가 산 아래로 지나가고 있어 접근이 쉽다는 점 등으로 등산인과 탐방객의 발길이 끊이지 않는 것이다.

   통도사 매표소에서 통도사를 지나 안양암 갈림목을 지나 계속 직진하면 산자락을 넘어선 다음 삼거리를 만난다. 여기서 좌회전 하자마자 건너는 다리가 세심교(메표소에서 약 4km)다.

   다리를 건너서면 아스팔트길은 T자형으로 갈라진다. 오른쪽으로 가면 백운암이나 비로암 등산로로 이어지고, 왼쪽 길을 따르면 서축암을 거쳐 금수암이나 자장암으로 향한다. 여기서 원점회귀코스는 장거리와 단거리 두 코스로 나눌 수 있다.

   백운암~정상~축서암 코스 단거리 산행을 원하면 세심교에서 오른쪽 콘크리트길을 따라 반야암과 극락암을 거쳐 비로암, 백운암 삼거리에서 왼쪽 길을 따른다. 비로암 길은 경사도 가파르고 험한 데다 통도사 식수원으로 등산인들의 출입을 꺼려 급히 하산할 때가 아니면 이용하지 않는 게 바람직하다.

   삼거리에서 10분쯤 오르면 물줄기 옆에 승용차 약 10대를 세울 수 있는 공터가 나타나고, 이후 물줄기 오른쪽으로 산길이 이어진다. 약 5m 폭의 잔돌 깔린 널찍한 산길을 15분쯤 오르면 너덜지대에 도달하고, 이어 30분쯤 더 오르면 숲이 터지면서 백운암에 올라선다. 현재 통도사의 19개 암자 중 제일 높은 곳에 위치해 있고, 통도사 일원이 잘 바라보일 만큼 조망이 뛰어난 암자다.

   암자에서 허릿길을 따라 오른쪽으로 100m쯤 튼 다음 능선길을 따라 30분쯤 더 오르면 함박재에 올라선다. 함박재에서 대개 함박등 바위능선을 거쳐 영축산 정상에 올랐다가 다시 함박등쪽으로 내려서다 비로암길로 하산하는 우원점회귀 산행을 하거나, 또는 신불산쪽으로 50m쯤 가다 갈림목에서 오른쪽 산길을 따르다 임도와 능선길을 거쳐 축서암을 지나 통도사 뒷문이 있는 지산 마을로 하산한다.

   지산 마을에서는 신평 시외버스터미널을 왕복하는 마을버스가 1시간 간격으로 다니고 있다. 세심교 기점 백운암~정상~비로암~세심교 산행은 3시간30분쯤 걸리고, 지산 마을로 하산하면 4시간30분 정도 걸린다.

   금수암~한피기고개 코스 금수암~한피기고개 길은 백운암 길에 비해 산행 경험이 풍부한 등산인들이 찾는 길이다. 주능선에 오를 때까지 가파르지만 호젓하고, 8부 능선쯤 올라서면서부터 기암절벽이 우뚝 솟구친 영축산 남사면과 통도사 일원이 앞뒤로 바라보이는 등, 조망이 뛰어나다. 더욱 긴 산행을 원하는 이들은 자장암에서 암반 수려한 골짜기를 타고 시살등(981m) 남릉으로 올라붙기도 한다(세심교 기점 약 2시간 소요).

   세심교에서 왼쪽 길을 따라 300m 가면 서축암을 지나치고, 이어 100m 더 가면 금수암 갈림목에 이른다. 여기서 곧장 400m 더 가면 자장암이 나오고, 오른쪽으로 꺾어 아름드리 소나무숲길을 따라 400m 더 오르면 금수암 철문 앞이다.

   금수암 철문 직전까지 산길이 세 가닥 나타나는데, 모두 임도에서 만나 한피기고개로 이어진다. 금수암 철문 앞에서 왼쪽 임도를 따를 경우, 왼쪽으로 임도가 휜 다음 첫번째 산길 대신 밑에서 올라온 산길과 만나는 지점에서 위쪽으로 뻗은 산길을 따르도록 한다. 산길은 임도와 평행을 이루며 이어지다 능선을 따라 올려치고, 커다란 바윗덩이가 골을 메운 골자기를 가로지른 다음 급경사 오르막길로 이어진다. 약 2시간 소요.

   청수우골과 시살등, 영축산 등 산길이 네 가닥으로 갈라지는 한피기고개에서 영축산으로 향하려면 오른쪽(북동쪽)으로 방향을 틀어야 한다. 고갯마루에서 죽바우등과 함박등 암릉을 넘어 영축산까지 가는 데에는 1시간20분쯤 걸린다. 도중에 청수골 중앙릉과 백운암, 비로암 갈림목을 지나친다.

   *교통

   지산 마을까지는 신평시외버스터미널에서 1시간 간격(07:20~21:20)으로 마을버스가 다니고 있다. 통도사 신평 시외버스터미널 055-382-6624, 양산 시외버스터미널 055-386-1894.

   관광단지에서 통도사 경내로 들어서려면 택시를 이용해야 한다. 자장암 5,000원, 지산 마을 3,000원, 축서암 4,000원, 불승사 입구 6,000원. 언양 천사골택시 055-381-1004.

   통도사행은 서울 동서울종합터미널에서 1일 8회(07:20~18:30, 심야 23:30) 운행하는 양산행 직행버스를 이용, 신평 시외버스터미널에서 하차한다. 4시간30분 소요. 요금 24,300원, 심야 26,700원. 전화 02-446-8000.

   부산 노포동통합터미널에서 30분 간격(06:30~21:00) 운행. 2,300원. 부산 지하철 1호선 범어사역이나 먕륜동역 앞에서 수시 운행하는 언양행 시내버스를 이용해도 통도사 앞에서 내릴 수 있다.

   *숙박

   통도사 관광단지 일원에는 숙박업소와 식당이 여럿 모여 있다.

   *통도사-부처 진신사리 모신 불보사찰

   영축산 산자락에 자리한 천년고찰 통도사는 석가모니의 진신사리를 모시고 있어 우리나라 삼보사찰 가운데 불보종찰로 꼽히는 명찰이다. 당나라에 수도를 떠난 자장율사가 석가의 진신사리를 모시고 와 신라 27대 선덕여왕 15년(646)에 이 절을 지었다고 하며, 그 후 오늘에 이르기까지 1,300여 년 동안 법등이꺼진 적이 없는 사찰이다. 대웅전 안에 불상을 모시지 않고 불단만 마련해 놓고 있으며, 대신 대웅전 뒤 금강계단에 부처님의 진신사리를 모시고 있는 것이 이 사찰의 특징이다.

   19개 암자를 거느린 통도사는 우리나라 사찰 중 유형 불교문화재를 가장 많이 보유(43종)하고 있는 사찰이기도 하다. 현존하는 건물은 전부 임진왜란 이후 건립된 것이나, 대웅전은 보물 제144호로 지정되어 있고, 보물 제334호인 은사입향로, 보물 제74호인 국장생석표 등이 있다.

   1999년 4월15일 개관한 통도사 성보박물관은 세계 박물관을 통틀어 가장 풍부한 불교 유물을 보유하고 있는 국내 유일의 불교회화 전문 박물관이다.

   글쓴이 한필석 기자

   운문산 르포

바위의 계곡으로 오른 구름 깃든 산마루

석골사~상운암~정상~아랫재~남명리 운문산 노멀코스 답사

 

   운문산(1,195m)은 가지산(1,240m)과 함께 영남알프스 산군의 북쪽에 거대한 산줄기를 형성하고 있다. 이 산군의 날등을 따라 경북 청도군과 경주시, 경남 밀양시와 울산광역시의 경게가 형성되며, 지역의 문화와 생활에도 큰 영향을 미친다. 영동과 영서 지방을 나눈 백두대간의 산줄기만큼이나 이 지역에서는 영향력을 지닌 산이라 하겠다.

   가까운 거리에 어깨를 나란히 하고 솟은 이 두 산은 하나의 줄기로 연결되어 있다. 넓게 보면 억산과 문복산도 이 산줄기의 연장선 상에 놓여 있는 봉우리다. 분격적인 능선종주가 가능한 긴 산줄기지만, 그 엄청난 덩어리 탓인지 대부분의 등산객들은 각 봉우리를 별개의 산행지로 인식하고 있다.

   특히 산행기점의 고도가 낮은 문문산은 오르는 데만 족히 2시간이 걸릴 정도로 높이의 실감치가 대단하다. 가지산 보다는 조금 낮으나 오르는 데 훨씬 많은 공력이 필요한 산이다. 가장 인기 있는 코스인 석골사 기점은 물론, 남명리에서 아랫재를 통해 오르는 코스도 가파르기는 마찬가지. 자연휴식년제로 입산이 통제되고 있는 운문사에서 시작되는 계곡 코스는 오르는 데만 한나절이 걸릴 정도다. 어느 한 가닥 만만한 코스가 없다.

   이번 운문산 산행은 전통의 석골사 코스를 따르기로 했다. 청도산악회 반재돈(71세) 명예회장의 추천도 있었지만, 얼음굴과 상운암 등 볼거리와 이야깃거리가 많은 코스였기에 내심 기대하던 코스였다. 청명한 가을하늘이 펼쳐지던 10월 중순 청도산악회 회원들과 운문산을 찾았다.

   가을색 완연한 석골사 등산로

   석골사 바로 밑까지 좁은 시멘트도로가 뻗어 있다. 차량 교행이 어려울 정도로 좁은 길이다. 사람들이 많이 찾는 곳인데도 도로사정이 이처럼 나쁜 것을 보니 아직은 개발의 손때가 덜 묻은 모양이다. 진입로만 보면 이곳이 인기 있는 산행기점이라는 사실을 믿을 수 없었다.

   석골사 주차장에 차를 세우고 석골폭포 위에 자리잡은 절 주위를 둘러봤다. 신라 때 건립된 유서 깊은 사찰이지만, 지금의 절집들은 20년 전쯤에 세워진 새 건물들이었다. 고색창연한 절 분위기와는 거리가 멀었지만, '석골' 이란 이름이 너무도 잘 어울렸다. 절 앞뒤 좁은 계곡에 들어찬 바위들의 역동적인 자태가 눈이 부실 지경이다. 하지만 석골사 계곡의 바위 축제는 이제 시작이었다.

   절 우측의 계곡을 끼고 널찍한 등산로를 따라 산행을 시작했다. 하산지점인 남명리쪽에 차를 세우기 위해 내려간 회원들을 생각해 느린 속도로 계곡길을 따라 올랐다. 걸음이 빠른 분들이라 쉽게 따라 붙겠지만, 그래도 고생하는 그들을 배려하지 않을 수 없었다.

   산길 오른쪽 아래의 계곡물이 가을햇살을 받아 반짝였다. 그리 넓지 않은 계곡이지만 그 청정함만은 일품이었다. 구름 한 점 없는 맑은 하늘과 어우러진 석골사 계곡의 가을은 화려했다. 영남알프스의 산들은 분명 가을철에 더욱 빛이 나는 모양이다.

   석골사에서 대비골 입구까지 가는 도중에 억산(954m)으로 이어진 등산로가 나타난다. 왼쪽으로 뻗은 첫번째 갈림길은 능선을 통해 오르는 길이고, 두번째 갈림길은 대비골 코스로 합류되는 산길이다. 하지만 우리는 운문산으로 오르는 가장 짧은 코스인 상운암계곡을 따라 고도를 높였다.

   대비골 입구를 지나며 왼쪽 산사면으로 올라선 산길 중간에 전망대가 있다. 계곡의 모습을 좀더 객관적으로 조망할 수 있는 장소다. 발 아래로 파고든 깊은 계곡과 주변의 바위들이 등산객의 눈을 즐겁게 한다. 그렇다고 보는 사람을 주눅 들게 할 정도로 위압적인 것은 아니다. 고요한 수면에 이는 잔 파도처럼 작은 마음의 동요가 스쳐갈 뿐이다.

   짙은 숲속으로 난 등산로는 조망을 기대할 수 없었다. 그러다 보니 눈길이 계곡으로 갈 수밖에 없다. 사실 찬찬히 뜯어 본 상운암 계곡은 그렇게 여유있는 곳이 아니었다. 가파른 경사와 좁은 폭, 불규칙하게 놓인 크고 작은 바위들. 이렇게 등산로가 잘 나 있지 않다면 접근하기 까다로운 곳이다.

   딱밭재 갈림길을 지나 10여 분 거리에 이르면 계곡을 건너 가파른 능선으로 붙는다. 이 능선길 왼쪽 아래로 비로암폭포가 자리하고 있다. 길에서는 잘 보이지 않는 곳이라 잠시 돌아볼 요량으로 경사로를 내려섰다. 갈수기의 폭포는 썰렁하기 그지없다. 공터에 앉아 빈약하게 흐르는 물줄기를 멍하니 바라보다 올라왔다. 여러 모로 아쉬웠다.

   비로암폭포 바로 위의 산길 옆에 커다란 바위 하나가 놓여 있다. 커다란 공깃돌 같은 이 바위는 일명 정구지바위. 정구지는 경상도 사투리로 부추를 뜻하는데, 한 스님이 바위를 오르다 떨어뜨린 부추가 주변에 자란다고 해서 붙여진 이름이란다. 하지만 어디를 봐도 부추는 찾아볼 수 없었다.

   폭포와 바위가 연이은 상운암 계곡

   그런데 이 정구지바위는 운문산 얼음굴로 가는 이정표 역할도 한다. 얼음굴은 세 개의 크고 작은 천연동굴로 이루어졌는데, 일설에 의하면 허준이 스승인 유의태의 시신을 해부한 곳이라고도 한다. 실제로 한 동굴은 어른ㅁ 40명 정도가 둘러앉을 수 있는 넓이로 사람이 살았던 흔적이 있었다고 한다. 하지만 허준과 관련된 가설을 뒷받침할 만한 증거는 발견하지 못했다. 향후 충분한 조사가 필요한 곳이라 여겨진다.

   얼음굴 입구를 지나며 산길은 계속해 가파르게 치고 오르다 너덜이 형성된 지대에 이른다. 이곳에는 크고 작은 돌들을 쌓아 만든 돌탑들이 무리지어 서 있다. 이 돌탑군 상단의 휴식처에서 보는 상운암계곡과 억산 자락, 밀양 동천 물줄기가 빚어내는 풍광이 멋지다. 가을 단풍까지 더해지니 더 이상 바랄 것이 없었다. 한참을 넋을 놓고 앉아 산 아래를 바라봤다.

   하산지점에 차를 돌려두려고 내려갔던 청도산악회 김호태(45)씨가 올라오고 있다. 상기된 얼굴과 거친 숨소리로 보아 서두른 흔적이 역력했다. 반갑게 인사를 나누고 다시 정상을 향해 출발했다.

   석탑군을 지나 조금 더 오르니 산길 왼쪽에 정구지바위처럼 큰 바위 하나가 서 있는 곳이 나온다. 이곳이 선녀폭포 갈림길로, 등산로에서 계곡쪽으로 50m 가량 떨어진 곳에 폭포가 숨어 있었다. 폭포는 계단형으로 그다지 급한 편은 아니지만, 폭 20m, 높이 30m 가량으로 제법 규모가 있었다. 경남 산악인들이 겨울철 초보자들의 빙벽훈련을 위해 가끔 찾는 장소라고 한다.

   선녀폭포를 지나 급경사를 치고 오르니 슬레이트 지붕을 얹은 자그마한 법당이 인상적인 상운암에 닿았다. 암자라고 부르기엔 너무 초라한 규모지만, 절터만큼은  천하 명당이다. 눈앞에 펼쳐지는 조망은 그야말로 일망무제, 막힘이 없다. 해발 1,000m. 워낙 지대가 높은 탓일까. 멀리 보이는 억산과 그 주변의 산자락이 손아래 닿을 듯 만만해 보인다.

   "이제 곧 김장을 해야 할 모양입니다. 배추가 더 이상 자라질 않네요."

   겨울 준비로 부산한 상운암 앞마당에는 끈에 묶인 배추가 나란히 줄섰다. 따뜻한 햇살이 내려쬐는 공터는 참으로 아늑했다. 마당 가운데에 놓인 태양전지가 선뜻 눈에 띈다. 물과 해가 좋은 장소다.

   "어떨 때는 이곳이 속세보다 더 번잡하다는 생각이 듭니다. 휴일만 되면 얼마나 많은 사람들이 찾아오는지 셀 수 없을 정돕니다."

   스님들이 따뜻한 차를 내오며 등산객을 맞았다. 인절미 몇 조각도 덤으로 나왔다. 2시간이 넘게 산을 오르다보니 모두들 시장했는지 작은 그릇이 금방 비워졌다. 그분들의 성의가 고마웠다. 하지만 우리는 그들의 조용한 한낮을 방해한 이방인이요 방해자일 뿐이다. 미안한 생각에 서둘러 자리를 떴다.

   사연 깃든 정상표지석 보고 감동

   상운암을 떠나 사면을 타고 조금 더 오르니 주능선 삼거리에 닿았다. 이곳에서 정상까지는 약 300m 거리. 10분을 조금 넘게 다리품을 팔아 오른 운문산 정상은 멋진 조망처였다. 둥그스름한 바위지대로 주변에 큰 나무들이 없어 시야를 방해하는 것이 없었다.

   특히 천황산, 재약산, 신불산 등 영남알프스의 고봉들이 첩첩이 겹쳐진 남쪽 조망은 참으로 장관이었다. 바로 옆에 어깨를 나란히 한 가지산의 위용은 두말할 나위 없이 멋졌다. 청도땅의 계곡미 또한 수려했다. 정상 바로 밑에 운문사 상류의 운문학심이골과 심심계곡이 깊고 유려한 바닥을 그대로 드러내고 있었다. 남의 치부를 본 듯 대단히 인상적이다.

   더욱 가슴에 와닿는 것은 청도산악회 반재돈 명예회장이 들려준 운문산 정상표지석에 관한 이야기였다. 자연석에 '雲門山'이라 새긴 이 표지석은 그와 청도산악회 회원들이 만들어낸 고생의 산물이다. 며칠씩 산 정상에 머물며 헬기로 투하한 표지석을 세우기까지 많은 이들의 희생이 필요했다.

   특히 표지석 제작비용 전액을 부담하고 여초 김응현 선생의 글을 받아 오는 등 큰 역할을 한 반 명예회장의 노력은 정말 대단한 것이었다. 그는 표지석 앞에 서서 그때의 일을 떠올리며 흥분을 감추지 못했다. 하지만 그는 청도산악회 회원들이 없었다면 불가능했을 일이라며 모든 공을 그들의 몫으로 돌렸다.

   반재돈씨는 30여 년 전부터 청도에서 병원을 열고 인술을 펴온 의사로, 지역 유지 가운데 한 분이다. 청도 사람들은 그를 병원 일 못지않게 산에 대한 열정이 대단한 분이라고 평가하고 있다. 그는 청도산악회를 만들어 16년 동안 회장을 맡아 오면서 청도의 명산에 표석을 세우고, 많은 등산로를 만들고 찾아내어 정비하는 일을 주도했다.

   운문산 정상에서 식사를 마치고 아랫재로 하산했다. 운문산과 가지산을 이어주는 이 고갯마루에 억새가 한창이었다. 영남알프스는 억새평원으로 이름난 곳이다. 하지만 운문산과 가지산 줄기에는 넓은 억새군락지가 형성된 곳이 없다. 그나마 억새가 조금 몰려 있는 곳이 이곳 아랫재다.

   아랫재에는 폐허가 된 휴게소 건물의 목조 뼈대가 흉물스런 모습으로 남아 있었다. 이 고개에서 길은 다시 세 갈래로 갈린다. 계속해 능선을 타면 가지산 정상으로 이어지고, 남쪽 길은 우리가 하산로로 이용할 남명리 방면이다. 북쪽의 계곡길은 운문사 상류의 심심계곡 등산로다. 이 코스는 자연휴식년제로 입산이 통제되고 있지만, 하산객을 막지는 않고 있다.

   아랫재에서 운문산 일대의 마지막 조망을 감상하고 남명리 방향의 산길로 내려섰다. 고개를 내려서자마자 등산로는 짙은 숲 아래로 숨어든다. 녹음이 우거진 산길을 따라 200m 쯤 내려서면 왼쪽에 작은 샘이 하나 있다. 사용하는 사람이 없어서 낙엽이 수북히 쌓여 있었지만, 흐르는 물이라 언제든 정비만 하면 식수로 이용할 수 있을 것 같았다.

   1시간 가량 완만한 비탈길을 내려오면 실질적인 산행은 끝이 난다. 숲이 끝나는 곳부터 도로까지 삼양리 일대의 사과밭이 길게 자리하고 있기 때문이다. 운문산 정상에서 본 반짝이던 물체들은 사과밭 바닥에 깐 반사판이었다.산 위에서 본 기이한 풍광이 햇빛을 골고루 받도록 한 사과재배법 덕분이라는 사실이 흥미로웠다.

   운문산은 억새의 산으로 알려진 영남알프스의 다른 봉우리들과는 차별되는 아름다움을 지녔다. 이 산은 고색창연한 사찰과 원시림이 가득한 깊은 계곡, 고봉준령의 장쾌함까지 한꺼번에 맛볼 수 있다. 때문에 운문산에 오르지 않은 이들은 영남알프스를 제대로 보았다고 말하기 어려울 것이다. 이것이 신비로운 '구름의 문' 운문산을 강력 추천하는 이유 가운데 하나다.

   글쓴이 김기환 기자

   

가지산,운문산 코스가이드

영남알프스의 맹주 가지산과 구름의 문 운문산

조망이 뛰어난 장쾌한 산줄기...두 산을 한번에 꿰어 산행도

 

   가지산

운문령과 석남터널이 주요 기점

최근 삼계리~상운산 코스가 인기 높아져

 

   가지산(1,240 m)은 경상남도 밀양시, 울산시와 경상북도 청도군 도계에 걸쳐있는 영남알프스 최고봉이다. 바위와 육산이 적당히 어우러진 형태로 숲이 울창하고 계곡이 깊은 전형적인 우리의 산이다. 험준하고 긴 능선이 특징으로 주능선의 막힘없는 조망이 뛰어나다.

   가지산은 밀양~울산 간 도로가 뚫리며 찾기가 쉬워졌다. 덕분에 산행 인파로 인한 훼손과 오염이 심해지기도 했으나, 등산인들에게 보다 많은 기회가 생겼다는 고무적인 측면도 있다. 인기 산행기점으로는 석남터널, 운문령 두 곳을 들 수 있다. 고갯마루에서 시작해 크게 힘들이지 않고도 정상에 설 수 있기 때문이다.

   그밖에 석남사에서 오르는 길과 밀양 산내면의 호박소유원지에서 오르는 계곡 코스가 있다. 또한 가지산에서 석남고개를 거쳐 능동산~재약산~표충사로 잇거나, 능동산~배내고개~간월산~신불산~영축산으로 잇는 종주산행도 가능하다. 가지산에서 재약산으로 이어지는 능선은 가을철 억새로 이름나 있다.

   가지산~운문산 주능선 코스 가지산~운문산 주능선은 영남알프스의 속살을 내려다보기 좋은 훌륭한 종주 코스다. 이 긴 능선길을 당이로 종주하기 위해서는 해가 긴 여름철이 적당한 계절이다. 8시간 이상 소요되는 긴 코스이기 때문이다. 하지만 중간에 1박을 할 각오로 조금 여유 있게 산행을 구성한다면, 가을의 산 영남알프스를 두루 섭렵하는 좋은 기회가 될 것이다.

   가지~운문산 종주는 보통 운문령에서 출발해 귀바위~쌀바위~석골사 코스를 이용한다. 운문산에서 딱밭재와 팔풍재를 거쳐 억산에서 석골사로 하산하는 코스도 가능하다. 주능선 상에서 야영하려면 아랫재가 적지다. 넓은 평지가 형성되어 있고 가까운 곳에서 식수를 구할 수도 있다. 물론 주능선 상에 적당한 조망바위가 많으므로 식수만 충분히 준비했다면 비박해도 좋다.

   운문령에서 가지산 쌀바위까지는 임도나 능선길을 이용한다. 쌀바위에서 가지산 정상까지 넓은 등산로가 나 있다. 커다란 바위 덩어리인 가지산 정상에는 태극기와 정상표지석, 등산로 안내팻말 등이 어지럽게 서있다. 가지산은 영남알프스 최고봉답게 조망이 뛰어나며 사방으로 뻗어나간 능선의 장중함이 볼거리다. 여느 국립공원과 비교해도 결코 뒤지지 않는 풍광이다.

   정상 바로 아래 북쪽 사면에는 휴게소 역할을 하는 가지산대피소(무선호출부호 6K5AWQ, 전화 011-574-2389)가 자리하고 있다. 평소에는 간단한 음식물을 판매하는 매점으로 운영되며, 변덕이 심한 정상의 악천후를 피해 잠시 쉬어갈 수 있도록 했다.

   정상에서 남동쪽으로 뻗은 능선길은 석남고개를 거쳐 능동산으로 연결된다. 운문산으로 가려면 남서쪽으로 뻗은 주능선을 탄다. 곳곳에 조망처가 펼쳐지는 기복이 약한 능선을 따라 1시간쯤 가면 아랫재로 내려서기 직전에 능선 상의 삼거리가 나온다. 여기서 왼쪽의 능선을 타고 백운산(885m)쪽으로 내려서면 호박소휴양지 부근의 구룡소폭포 방면으로 이어진다.

   이 갈림길에서 아랫재까지는 약 40분 거리. 계속된 급경사 내리막길에 무릎이 아플 정도다. 작은 억새밭이 형성된 아랫재는 제법 넓은 공터가 형성되어 있어 야영하기 좋다. 게다가 밀양이나 청도쪽으로 조금만 내려서면 샘터가 있어 식수 조달도 용이하다.

   계속 이어 운문산까지 50분 가량 오르막길의 연속이다. 처음에는 코가 땅에 닿을 듯 가파르다가 정상 부근에 이르면 점차 완만해진다. 바위가 많은 운문산 정상은 나무가 많지 않아 조망이 뛰어나다. 특히 북쪽 청도 방면으로 펼쳐진 계곡과 능선의 실루엣이 예사롭지 않다. 지리산과 같은 큰 산에서나 볼 수 있는 광경을 이 산 정상에서 만끽할 수 있다.

   하산길은 북쪽으로 10분 거리의 삼거리에서 상운암 방향으로 잡는 것이 일반적이다. 상운암에서 석탑군과 선녀폭포를 거쳐 석골사까지 내려서는데 1시간30분 가량 걸린다.

   계속해 능선을 타고 딱밭재와 팔풍재를 거쳐 억산(974m)으로 잇는 산행도 가능하다. 중간에 거친 바위가 곳곳에 드러난 962m봉(일명 범봉)을 오르내려야하기에 적지 않게 시간이 소요된다. 일단 억산에 오른 뒤 남서쪽 능선을 타고 잠시 내려선 뒤 헬기장에서 남쪽 석골사를 향해 방향을 튼다. 이후 석골사 바로 위의 계곡 갈림길까지 계속된 급사면 내리막길이 이어진다.

   호박소휴양지 기점 코스 가지산 등행 코스 가운데 유일한 계곡길로 암반과 어우러진 자연스런 소가 거의 정상부까지 이어진다. 산행은 석남터널에서 말양 방면으로 4km쯤 떨어진 호박소휴양지에서 시작된다. 매표소를 지나 주차장에 차를 세운 뒤 정면에 보이는 제일관광농원 건물을 끼고 왼쪽으로 난 산길을 따른다.

   농원건물을 지나면 계곡 건너편에 화장실이 하나 있다. 이곳에서 산길은 둘로 나뉜다. 오른쪽 계곡길이 가지산으로 오르는 계곡길이고, 왼쪽은 구룡소폭포를 거쳐 백운산 방면으로 연결된다. 가지산 정상이 목표라면 오른쪽 길을 따라 계곡을 건넌 뒤 계곡을 따른다.

   계곡의 널따란 반석과 자연스런 등산로가 운치를 더하는 산길을 따라 20분쯤 오르면 집터로 보이는 석축을 쌓은 평지가 나타난다. 이후 계속해 짙은 숲속으로 난 오솔길이 이어진다.

   관광농원에서 1시간 거리에 서 있는 이정표에는 아직도 가지산까지 2km 거리로 표기되어 있다. 이정표를 지나 조금 더 오르면 산길은 계곡 오른쪽 사면으로 방향을 틀며 서서히 가팔라진다. 계속된 숲을 통과해 너덜지대로 나서면 정면에 가지산 정상이 처음으로 모습을 드러낸다. 이후 키 큰 산죽밭을 통과해 급사면을 치고 오르면, 정상 350m 직전의 능선 삼거리에 도착한다. 이곳의 이정표에 따르면 석남터널까지는 2.65km, 제일관광농원까지는 3.2km다. 정상까지는 완만한 바위능선 구간으로 주변의 경치를 감상하며 여유있게 오를 수 있다.

   제일관광농원 위편의 화장실에서 왼쪽 길을 따르면 구룡소폭포를 거쳐 백운산 방향으로 갈 수 있다. 자그마한 지능선을 하나 넘어 15분쯤 오르면 비스듬히 누운 바위 위로 용비늘처럼 아름다운 물결을 그려내는 구룡소폭포가 나타난다. 하단의 굽이치는 물줄기는 용틀임처럼 보이기도 한다.

   이 폭포 오른쪽의 산길을 따라 백운산 북쪽 능선으로 향한다. 능선 안부에서 오른쪽으로 접어들면 가지산~운문산 사이의 주능선으로 오를 수 있다. 안부에서 주능선의 갈림길까지 약 1km 구간은 경사가 가팔라 50분 가량 소요된다.

   석남고개~정상 코스 석남터널은 가지산을 오르는 최단 코스의 시작지점으로 가장 인기있는 산행기점이다. 밀양과 언양 방면 양쪽 터널 입구에 등산로가 나 있다. 밀양 방면 코스가 비교적 덜 가팔라 인기 있었는데, 최근에는 주차가 편한 울산 방면 등산로에 사람이 많이 몰리고 있다.

   밀양 방면 석남터널 입구에 조그만 주차장이 바로 붙어 있다. 차를 가지고 가는 분들은 주의해서 들어가야 한다. 좁은 공간이지만 잘 주차하면 15대 정도는 무리없이 세울 수 있는 넓이다. 이곳에서 바로 산행을 시작한다.

   계곡을 따라 난 등산로를 따라 5분쯤 오르면 첫번째 삼거리가 나타난다. 양쪽 길 모두 가지산으로 이어지지만, 왼쪽 길은 경사가 심해 고생스럽다. 하산시 이용하는 편이 낫다. 오른쪽 길을 따라 5분 정도 더 가면 석남고개로 올라선다. 오른쪽은 능동산, 왼쪽은 가지산 가는 이정표가 붙어 있다.

   능선을 따라 가볍게 걷다보면 이내 가파른 길이 나오고, 이 구간을 통과해 능선에 서면 갈림길에 이정표가 보인다. 오른쪽은 가지산, 왼쪽은 석남터널로 하산하는 길이다. 가지산 쪽으로 방향을 잡고 큰 봉우리를 올라서면 정면에 가지산 정상이, 오른쪽 아래로 석남사가 보인다.

   잠시 봉우리를 내려선 뒤 평지로 들어서면 호박소휴양지에서 올라온 계곡길과 만나는 삼거리에 '가지산 0.35km' 이정표가 서있다. 이곳에서 대략 20분 정도면 정상에 올라서게 된다.

   석남터널 언양 방면 입구 바로 앞에도 휴게소가 있다. 이곳에 주차하고 터널 위쪽 능선으로 오르는 등산로를 이용해도 된다. 이 코스는 거의가 계단으로 된 매우 가파른 길이다. 15~20분 정도 땀을 흘려야 주능선에 닿을 수 있다. 주능선에 오른 뒤 오른쪽의 석남고개를 거쳐 가지산으로 산행을 이어간다.

   운문령~상운산~배넘이고개~삼계리 코스 가지산 주능선 코스의 기점인 운문령에서 시작하는 임도는 쌀바위까지 연결된다. 이 임도를 따를 경우 귀바위와 상운산(1,117m, 표지석에는 1,114m로 표기)을 지나치게 된다. 상운산은 지형도 상에는 높이만 표기된 봉우리지만 가지산~운문산 능선 상에서 간과할 수 없는 봉우리다. 게다가 상운산에서 배넘이고개로 이어지는 멋진 능선길의 시작지점이기도 하다.

   운문령에서 시작되는 임도를 따라 오르다 보면 나무 벤치가 3개 나란히 서 있는 능선 상의 갈림길이 나온다. 이곳이 석남사로 이어지는 분기점으로 여기서 석남사까지는 약 2km 거리다. 이 삼거리에서 능선길을 따라 오르다 임도를 건너 주능선을 탄다.

   석남사 갈림길 삼거리에서 40분 정도 능선을 오르면 귀바위에 닿는다. 귀바위는 남쪽으로 수직의 벼랑을 이룬 기묘한 형상의 바위로, 훌륭한 전망대 역할을 한다. 석남사 일대의 조망이 일품이다. 귀바위에서 조금만 더 오르면 자그마한 평지를 이룬 상운산 정상에 닿는다.

   정상에는 98년 상운산악회에서 세운 표지목과 올해 2월1일 삼성정밀화학산악회가 세운 표지석이 서있다. 조망은 귀바위와는 대조적으로 북쪽이 시원스럽다. 운문호의 푸른 물빛과 문복산 줄기가 조화된 모습이 멋지게 펼쳐진다.

   상운산에서 쌀바위쪽으로 몇 발짝 더 나가면 오른쪽 아래로 뻗어나간 능선길이 보인다. 이 산길이 배넘이고개로 이어진 능선의 초입이다. 상운산~배넘이고개 코스는 가지산과 운문산의 북사면과 운문사 상류의 계곡들을 조망하기 적합한 능선이다. 특히 배넘이고개 직전의 학소대가 마주보이는 전망대에서 보는 산세가 대단히 수려하다.

   상운산 갈림길에서 30분쯤 가면 우측으로 갈려나가는 소로가 보인다. 이 길은 운문산자연휴양림과 생금비리 방면으로 이어지는 산길이다. '생금비리 쉼터 8km' 라고 쓴 나무판 이정표가 하나 걸려 있다.

   생금비리 갈림길에서 10분 거리의 헬기장에서 능선길은 두 갈래로 나뉜다. 오른쪽 코스는 쌍두봉 능선길로, 삼계리에서 보면 두 개의 봉이 나란히 서 있는 것처럼 보이는 봉우리다. 하지만 실제로 이 두 봉우리는 제법 멀리 떨어져 있다. 헬기장에서 쌍두봉 능선을 경유해 삼계리까지 1시간20분쯤 걸린다.

   왼쪽 주능선은 급격히 고도를 낮추며 배넘이고개로 이어진다. 정면에 보이는 지룡산이 차츰 높아가고 시야에서 사라질 즈음 널찍한 숲속의 공터인 배넘이고개에 닿는다. 헬기장에서 약 1시간 거리.

   배넘이고개는 능선 상의 사거리다. 진행방향에서 볼 때 오른쪽은 삼계리, 왼쪽은 운문학심이골로 내려서고, 계속해 능선을 타면 지룡산으로 연결된다. 운문령을 기점으로 산행한 이들은 삼계리 방면으로 내려서는 것이 교통이 편리하다. 산행시간도 30분 정도로 비교적 짧다.

 

운문산

석골사와 남명리가 주요 기점

억산과 연계한 원점회귀 산행 가능

   운문산은 영남알프스의 맹주 가지산과 아랫재를 사이에 두고 마주보는 있는 웅장한 봉우리다. 영남알프스에 속한 산이 모두 그러하듯 운문산은 장대한 조망을 즐길 수 있다는 점이 특징이다. 특히 남쪽으로 펼쳐진 능동산과 천황산으로 이어진 산줄기와 산내면 일대의 계곡미는 볼수록 아름답다. 조망의 즐거움은 운문산의 매력 가운데 하나다.

   현재 운문산 정상 표지석에 기록된 1,188m는 그동안 이 산의 공인된 높이로 널리 알려져 왔다. 헌데 최근 국토지리정보원이 발행한 지형도에는 그 높이가 1,195m로 표기되어 있어 혼돈을 준다. 실제 측정한 정확한 높이를 반영한 듯싶지만, 아직도 많은 이들이 운문산의 높이를 1,188m로 알고 있고, 안내서나 백과사전에도 그 수치가 이용되고 있다. 하지만 국가기본도에 명기된 정확한 높이를 알리기 위해 본지에는 1,195m를 운문산의 높이로 표기하도록 하겠다.

   운문산 산행은 북쪽 청도땅에서는 운문사가 기점이 된다. 운문사 상류의 못골과 심심계곡은 원점회귀로 운문산을 오르내리기 적당한 계곡 코스다. 하지만 이 모든 계곡길은 자연휴식년제로 통제되고 있다. 그러나 밀양쪽에서 운문산을 올랐다가 내려오는 사람들에게 대해서는 별 말이 없다. 물론 이는 사전에 운문면이나 운문사 매표소(054-372-0285)에 확인해야 할 사항이다.

   운문산은 사방에서 다양하게 오를 수 있으나, 대부분의 산행은 남명리에서 아랫재를 경유해 오르거나 석골사 입구에서 계곡을 통해 오른다. 남명리에서 시작할 경우는 아랫재 200m 직전의 샘터에서 식수를 준비하여야 하고, 석골사에서 상운암으로 오를 경우는 상운암에 샘물이 있다. 석골사 코스는 계곡이 깊고 바위가 많아 경관이 뛰어나고, 정상에서 억산까지 능선길로 산행이 가능하다.

   석골사~정상~아랫재~남명리 코스 밀양 산내면 석골 마을 입구에서 석골사 방향으로 들어가면 마을 앞 다리가 나오고, 마을을 통과해 오르면 석골사에 닿는다. 걸어가면 25분 정도 걸린다. 절을 지나 산길을 따라 올라가면 억산으로 올라가는 두 번의 갈림길이 나온다. 계속해 직진하면 팔풍재에서 내려온 대비골을 건너 오르면 전망대가 나온다. 전망대에 오르면 상운암계곡과 치마바위가 한눈에 조망된다.

   계속해 25분쯤 가면 삼거리 갈림길의 쉼터가 나온다. 왼쪽 길은 딱밭재로 오르는 길이다. 상운암을 거쳐 운문산으로 가려면 계속해 계곡을 따라 직진한다.

   딱밭재 갈림길을 지나 10여 분 거리에 이르면 계곡을 건너 가파른 능선으로 붙는다. 이 능선길 왼쪽 아래로 비로암폭포가 자리하고 있다. 폭포 바로 위의 산길 옆에 커다란 공깃돌 같은 정구지바위가 있다. 이 바위는 운문산 얼음굴로 가는 이정표 역할을 한다. 바위 건너편의 비탈길을 따라 30분쯤 가면 3개의 천연동굴로 이루어진 얼음굴이 나온다.

   얼음굴 입구를 지나 돌탑군을 경유해 조금 더 오르면 왼쪽 계곡 아래로 선녀폭포로 내려가는 길이 보인다. 선녀폭포 입구를 지나 급경사를 치고 오르면 상운암에 닿는다. 운문산 가장 높은 곳에서 솟는 샘이 이곳에 있다.

   상운암을 떠나 사면을 타고 오르면 주능선에 이른다. 여기서 정상까지는 약 300m 거리. 10분을 조금 넘게 다리품을 팔면 운문산 정상이다, 영남알프스의 준봉들과 그 아래 숱한 계곡들의 조망이 시원하다.

   하산은 정상에서 아랫재로 내려가 남명리로 빠지는 경우가 많다. 계속해서 가지산으로 종주산행을 할 수도 있으나, 아랫재까지의 고도차가 500m 가까이 되기 때문에 왕복 1,000m를 오르내릴 각오를 해야 한다.

   아랫재에는 폐허가 된 휴게소 건물의 목조 뼈대가 흉물스런 모습으로 남아있다. 이 안부에서 남쪽 계곡으로 내려서면 남명리 방면으로 내려서고, 북쪽 계곡은 운문사 상류의 심심계곡으로 내려서게 된다. 현재 이 코스는 자연휴식년제로 입산이 통제되고 있는데, 밀양에서 넘어오는 하산객을 막지는 않는다.

   아랫재에서 숲이 우거진 산길을 따라 200m쯤 내려서면 왼쪽에 작은 샘이 하나 있다. 이 코스를 등행로로 이용할 경우 마지막 샘터다. 1시간 가량 완만한 비탈길을 내려서면 산행은 막을 내린다. 숲이 끝나는 곳부터 사과밭을 따라 큰길까지 나서는데 40분 가량 걸린다.

   대비사 기점 대비사 기점의 등산로도 청도쪽에서 억산을 오르는 지름길이다. 대비사 뒤편의 계곡은 운문산과 억산 사이의 팔풍재로 이어지며 절에서 고갯마루까지 1시간30분 정도 걸린다. 이곳 역시 능서에 올라서면 물을 구할 곳이 없다. 대비사에서 충분한 식수를 준비해야 한다. 이 계곡은 길이가 짧고 수량도 적어 흐르는 계곡물을 보기가 어려운 곳이다. 대비사 코스는 지도상의 등고선을 봐도 알 수 있듯이 상당히 가파른 편이다. 특히 팔풍재 오르기 직전 300m 구간은 코가 땅에 닿을 정도로 경사가 급하다.

   팔풍재 동쪽에는 국토지리정보원 발행 지형도에 억산으로 표기된 범봉(965.9m)이 솟아 있고, 계속해 능선을 따르면 딱밭재를 거쳐 운문산으로 이어진다. 남쪽으로는 대비골을 거쳐 석골사로 내려서는 등산로가 있다. 이 길은 밀양 쪽에서 억산으로 올라오는 코스로 상운암계곡과 연결되어 있다.

   팔풍재에서 억산 정상까지는 30분 거리로 커다란 바위 덩어리를 왼쪽으로 우회한다. 지도상에 깨진바위로 표기된 정상에는 청도산악회에서 세운 정상표지석이 있다. 여기서 주능처럼 보이는 남쪽 능선을 타고 내려서다 헬기장에서 왼쪽의 급경사를 내려치면 석골사로 이어진다. 계속해 구만산 방면으로 가려면 북서쪽의 내리막으로 내려선다.

   억산에서 서쪽의 능선길을 따르면 인재, 구만산 갈림길 등을 거쳐 오치령까지 산행을 이을 수 있다. 하지만 산행시간만 6시간 이상이 걸리는 능선종주인지라, 대부분의 등산객들은 석골사쪽 코스를 이용하고 있다.

   *교통

   운문령 경부고속국도 언양나들목이나 서울산나들목에서 나와 24번 국도를 이용해 밀양 방면으로 가다가 석남사 못미처 덕현리에서 우회전해 운문령으로 오른다. 경산이나 청도 방면에서는 운문면 소재지를 거쳐 69번 지방도로를 따라 삼계리를 경유 운문령으로 간다. 대중교통편은 없다.

   석남사 언양에서 24번 국도를 타고 밀양 방면으로 가다보면 운문령 갈림길인 덕현리 삼거리에서 우회전해 잠시 가면 오른쪽으로 석남사 입구가 보인다. 언양에서 석남사까지 시외버스(052-262-1007)가 수시로 운행하고 있다.

   석남터널과 호박소휴양지 언양에서 24번 국도를 이용해 석남사를 지나 계속 말양 방면으로 진행하면 석남고개를 오르다가 만나는 삼거리(배내고개 갈림길)에서 우회전해 오르면 터널이 나온다. 산행기점은 터널 직전과 직후에 위치하고 있다.

   호박소휴양지 입구는 터널을 지나 4km쯤 내려서면 길 우측에 있다.

   석골사, 남명리 석남터널에서 밀양 방면으로 11km쯤 내려가면 아랫재 입구인 남명리다. 이곳에서 다시 6km쯤 더 가면 오른쪽으로 석골 입구 표석이보인다. 석남사 입구에서 밀양 남명리행 버스가 다녀 대중교통도 이용할 수 있다. 밀양시외버스터미널에서 남명리행 버스를 이용해 석굴사 입구와 남명리에서 하차.

   *숙박

   가지산 일대에는 석남사 입구와 문문산자연휴양림이 있는 운문면 삼계리 일대에 숙식시설이 집중돼 있고, 운문산 일대에는 남명리(얼음골 부근)와 운문사 시설단지에 집중돼 있다. 운문사 입구 운문면 인근의 청운장여관(054-371-6700), 운문파크랜드(371-3204), 산수장여관(373-4335) 등을 이용할 수 있다. 숲속의 집과 산림문화휴양관 등의 시설을 갖춘 운문산자연휴양림(371-1323)도 좋은 숙박지로 꼽을 만하지만 예약이 쉽지 않은 것이 문제다.

   운문령 부근의 민박촌으로는 문복산과 상운산 산행기점인 삼계리 부근이 주목할 만하다. 특히 배넘이골 초입의 예인가든(054-371-2288)은 민박과 방갈로, 텐트, 야영터 등을 갖춰 등산인들의 베이스캠프로 손색이 없다. 안주인의 맛깔스런 음식 솜씨도 이 집의 자랑거리. 오리불고기와 한방백숙(35,000원) 등 주메뉴에 딸려 나오는 김치의 깔끔한 맛에 반한 팬이 많다고 한다.

   부산에서 음악활동을 했던 예인가든 주인 양해만씨가 삼계리에 정착한 것은 4년 전쯤. 지금은 시골냄새 물씬 풍기는 산골가든으로 인기를 끌고 있지만, 처음에는 이곳을 라이브 음악을 들을 수 있는 카페로 꾸몄다. 하지만 고개 너머 산골을 찾아오는 음악애호가들이 많지 않았던 모양이다. 지금도 그는 음악을 원하는 분들에게 벽장 가득한 음반 속에서 추억의 소리를 꺼내주고 있다.

   취재협조 청도산악회

   글쓴이 김기환 기자

   참조:재약산 르포

   재약산 코스가이드

   참조:신불공룡~간월공룡 르포

   신불산,영축산 코스가이드

   참조:운문산 르포

   가지산,운문산 코스가이드

   참조:영남알프스

   영남알프스GPS종주

   *영남알프스 지도보기

   참조:재약산 종주 주암~재약산 사자봉~능동산~간월산~왕봉골~백련계곡

   참조:재약산

참고: 월간<산> 2004년 11월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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