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월 초 꽃망울, 중순에 만개 3월 25일(토)부터 4월 2일(일)까지 '산수유꽃축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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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남 구례군 산동면 산수유마을전경. 하늘에서 꽃가루를 뿌린 듯 마을이 온통 노란색으로 뒤덮였다. 3월 중순이면 이런 모습을 볼 수 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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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반도의 봄소식은 섬진강변을 따라 시작된다. 광양의 매화마을의 흰색빛깔에서 시작된 봄소식은 바로위의 이곳 산수유마을을 거쳐 진해의 벚꽃 소식에 다다라 절정에 이르게 된다
3월은 매화와 산수유꽃을 같이 구경할 수 있는 시기이다. 둘 중 하나만 보고 오기에는 아쉽다. 매화마을과 산수유마을의 위치는 차량으로 30분 거리로 그리 멀지 않다. 두 마리 토끼를 한번에 잡을 수 있는 흔치 않은 관광코스이다.
매화마을에서 섬진강을 따라 북상하면 전남 구례군과 만난다. 민족의 영산 지리산을 끼고 있는 고장이다. 고속도로와 다를 바 없을 정도로 잘 닦인 19번 국도를 따라 가다 보면 오른쪽에 산동면이 있다. 먼저 지리산온천관광지가 한 눈에 들어온다. 관광특구로 지정돼있다. 24시간 영업이 가능하다 보니 늘 번잡스럽다. 너무 많은 여관들이 들어서 있어 오히려 눈에 거슬릴 정도이다.
산수유꽃으로 유명한 산동면 상위마을은 이 곳에서 4㎞정도 떨어져있어 이 같은 번잡함에서 조금 비껴 나 있다. 마을 위에 지리산 만복대가 버티고 있다. 이 마을에 산동이 된 것도 산수유와 밀접한 관계가 있다. 중국 산둥성 처녀가 지리산으로 시집오면서 산수유나무를 가져와 심었기 때문에 이 같은 지명이 붙었다고 한다. 생김새가 중국의 촉나라 대추와 비슷한데다 신맛이 두드러져 촉산초(蜀散草)라고도 불린다.
산수유는 다년생 나무로 3월초에 꽃망울을 맺기 시작한다. 지리산에서 흘러내리는 계곡의 물이 채 녹기도 전에 성급한 봄소식을 전한다. 3월 중순이면 활짝 핀 꽃을 볼 수 있다. 이 때부터 마을전체는 노란 물감을 들인 동화속 나라로 바뀐다.
노란꽃잎이 서서히 마을을 물들이고 수줍은 시골 처자처럼 조용히 번지기 시작, 마을은 이내 노란 산수유꽃으로 뒤덮인다.
이 시기에 맞춰 산수유축제도 열린다. 올해는 3월 25일부터 4월 2일까지 지리산온천관광지일대에서 열린다. 산수유두부먹기, 산수유떡치기, 산수유꽃길걷기 등 산수유와 관련된 다양한 행사가 펼쳐진다.
그러나 산수유를 볼 수 있는 시기는 그리 길지 않다. 만개시기부터 20일 정도이다. 4월초면 산수유꽃을 볼 수 없다. 노랗던 산수유꽃은 11월이면 붉은 보석 같은 열매를 맺는다. 빨간 껍질과 씨앗을 분리한 뒤 껍질로 차, 술, 한약재 등을 만든다.
예전에는 마을 처녀들이 열매를 입에 넣은 뒤 깨물어 껍질과 씨를 분리했다고 한다. 오랫동안 이 작업을 한 이 마을 처녀들은 앞니가 많이 닳아있어 타 지역에서도 산동처녀를 쉽게 구분했다고 한다. 다행이 지금은 이 작업은 모두 기계가 대신 하고 있지만 이 마을에서 생산되는 산수유가 적지 않다는 것을 미루어 짐작할 수 있다.
실제 산동면의 산수유 생산량은 연간 200톤 가량으로 국내 생산량의 3분의 2를 차지한다. 이중 10%인 20톤 가량이 산수유차로 생산된다. 이 지역에서 생산되는 산수유는 열매가 실해 다른 지역의 산수유보다 상품으로 인정 받고 있다. 자연적 환경과 토질, 기후가 적합해 육질이 두껍고 시고 떫은 맛이 두드러지며 색이 곱기 때문이라고 한다.
열매의 효능도 뛰어나다. 신장계통 및 당뇨병, 고혈압, 관절염, 부인병 등 각종 성인병에 효험이 있다고 알려져 있다. 특히 최근에는 남성 건강과 정력에 좋다는 소문이 나면서 인기 열매로 자리잡고 있다. 구례군청 문화관광과 061-780-2227.
◆ 가는 길
수도권에서 출발, 전남 구례와 광양으로 가려면 대략 3가지 방법이 있다. 우선 대전-진주고속도로를 타고 진주분기점에서 남해고속도로 순천방면으로 가다가 옥곡IC에서 빠진다. 2번국도와 만나 하동 섬진강다리앞에서 861번도로를 타고 섬진강을 따라 올라가면 매화마을과 만난다. 매화마을에서 861번도로를 타고 강을 따라 올라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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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 건너로 길이 하나 더 있는 데 19번 국도이다. 화개장터로 유명한 남도대교를 건너 19번국도와 합류, 계속 북상하면 지리산온천관광지가 있는 산동마을이 나온다. 온천관광지에서 4㎞가량 떨어진 언덕에 산수유마을인 상위마을이 있다.
대전-진주고속도로를 타고 함양IC에서 88고속도로를 갈아타고 남원IC에서 나온 뒤 19번국도를 따라 내려오면 산동마을을 먼저 만난다. 산수화를 먼저 본 뒤 매화를 보는 여정이다.
경부고속도로에서 천안-논산간 고속도로와 호남고속도로를 갈아탄 뒤 광주에서 다시 남해고속도로로 연결, 옥곡IC에서 나와도 된다. 대략 4시간30분~5시간 소요된다.
서울에서 매일 오후 11시35분에 출발, 다음날 오전 6시22분 하동에 도착하는 무궁화호 열차도 있다. 서울 남부터미널(02-521-8550)에서 하루 여섯 차례 고속버스도 운행한다. 매화마을은 행정구역은 광양이지만 하동과 연계하는 것이 가깝다. 광양시청 교통행정과 (061)797-2366.
서울역에서 구례구역까지 새마을호 하루 두 차례, 무궁화호는 하루 4차례 운행한다. 서울남부터미널에서 하루 6차례 고속버스를 탈 수 있다. 구례구역 (061)782-7788, 구례공용터미널 782-3941.
◆ 숙박
매화마을은 광양시내에서 떨어져 있는 대신 섬진강 건너 경남 하동과 가깝기 때문에 하동군 화개면 일대 숙박시설을 이용한다. 청송여관(055-883-2485), 그린파크(883-3699), 매일여관(883-5505) 등. 매화마을일대에는 숙박시설은 없지만 대부분 가정집에서 민박을 하고 있다. 다압면 청년회 (061)772-9988.
산수유마을은 관광특구인 지리산온천관광지일대 숙박업소가 많아 숙소를 잡는 데 큰 어려움은 없다. 대신 축제기간에는 인파가 몰릴 수 있으니 미리 예약하는 것이 좋다. 지리산프라자관광호텔 (061-782-2171), 지리산온천관광호텔 (783-2900), 지리산송원리조트 (780-8000) 등.
◆ 먹거리
매화마을에는 숙박시설도 그렇지만 이렇다 할 음식점도 아직은 없는 편이다. 이 역시 강 건너 하동지역 음식점을 이용하는 수밖에 없다. 하동은 재첩으로 유명한 지역이니 재첩국을 내는 집이 많다. 옛날재첩국식당 (055-883-3819), 강변식당 (882-1369), 신방촌횟집 (882-3745), 원조재첩국나룻터식당 (882-1370) 등이 유명하다.
구례는 유명 관광지답게 먹거리도 풍성하다. 화엄사앞 지리산대통밥(061-783-0997)은 대나무 통에 지은 밥에 27가지 반찬을 내놓는다. 1인분에 1만원. 산동면에는 지리산멧돼지관광농원 (783-1793), 남촌민속가든 (783-0388), 백제회관 (783-2867), 전주식당 (783-3908) 등이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