너 없음으로 나 있음이 아니어라 너로 하여 이 세상 밝아오듯 너로 하여 이 세상 차오르듯 홀로 있음은 이미 있음이 아니어라 이승의 강변 바람도 많고 풀꽃은 어우러져 피었더라만 흐르는 것 어이 바람과 꽃 뿐이랴 흘러 흘러 남는 것은 그리움 아, 살아있음의 이 막막함이여 홀로 있음으로 이미 있음이 아니어라
너 없음으로 ...오세영
그대는 아는가 모르겠다
혼자 흘러와
혼자 무너지는
종소리처럼
온 몸이 깨어져도
흔적조차 없는 이 대낮을
울 수도 없는 물결처럼
그 깊이를 살며
혼자 걷는 이 황야를
비가 안 와도
늘 비를 맞아 뼈가 얼어붙는
얼음번개
그대 참으로 아는가 모르겠다
고독....문정희
강물은 깊을수록 고요하고 그리움은 짙을수록 말을 잃는 것
다만 눈으로 말하고 돌아서면 홀로 입술 부르트는 연모의 질긴 뿌리 쑥물처럼 쓰디쓴 사랑의 지병을 아는가 그대 머언 사람아...
사람을 그리워하는 일
하필 이 저물녘 긴 그림자를 끌고 집으로 돌아오다가 한 그루 나무처럼 우두커니 서서 사람을 그리워하다.
사람을 그리워하는 일, 홀로 선 나무처럼 고독한 일이다.
제 그림자만 마냥 우두커니 내려다보고 있는
나무처럼 참 쓸쓸한 일이다
/ 오인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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