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의 향기/주머니속의 애송시

너 없음으로 나 있음이 아니어라

vincent7 2016. 12. 8. 09:17

 

      
      
      


      너 없음으로
      나 있음이 아니어라
      너로 하여 이 세상 밝아오듯
      너로 하여 이 세상 차오르듯
      홀로 있음은 이미
      있음이 아니어라
      이승의 강변 바람도 많고
      풀꽃은 어우러져 피었더라만
      흐르는 것 어이 바람과 꽃 뿐이랴
      흘러 흘러 남는 것은 그리움
      아, 살아있음의 이 막막함이여
      홀로 있음으로 이미
      있음이 아니어라
      
       
      너 없음으로 ...오세영
      
        

       
      
      
       

      그대는 아는가 모르겠다 
      혼자 흘러와 
      혼자 무너지는 
      종소리처럼 
      온 몸이 깨어져도 
      흔적조차 없는 이 대낮을 
      
      
      
      울 수도 없는 물결처럼 
      그 깊이를 살며 
      혼자 걷는 이 황야를 
      

      비가 안 와도 
      늘 비를 맞아 뼈가 얼어붙는 
      얼음번개 
      그대 참으로 아는가 모르겠다 
       
      고독....문정희 
       
       
       



      강물은 깊을수록 고요하고 그리움은 짙을수록 말을 잃는 것


      다만 눈으로 말하고 돌아서면 홀로 입술 부르트는 연모의 질긴 뿌리 쑥물처럼 쓰디쓴 사랑의 지병을 아는가 그대 머언 사람아...




      사람을 그리워하는 일



      하필 이 저물녘 긴 그림자를 끌고 집으로 돌아오다가 한 그루 나무처럼 우두커니 서서 사람을 그리워하다.


      사람을 그리워하는 일, 홀로 선 나무처럼 고독한 일이다.


      제 그림자만 마냥 우두커니 내려다보고 있는

       



      나무처럼 참 쓸쓸한 일이다




      / 오인태


          -Think Twice / Brook Benton-