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의 향기/주머니속의 애송시

그대 침묵으로 바람이 되어도....이 해 인

vincent7 2016. 9. 15. 11:33




                                            


 


그대 침묵으로 바람이 되어도....이 해


 


눈을 감아도


마음으로 느껴지는 사람


그대 침묵으로 바람이 되어도


바람이 하는 말은


가슴으로 들을 수 있습니다


 


아침 햇살로


고운빛 영그는 뜰잎의 애무로


신음하는 숲의 향연은


비참한 절규로 수액이 얼어


나무잎이 제등을 할퀴는 것도


알아보지 못한채


태양이 두려워


마른 나뭇가지 붙들고 메말라 갑니다


 


하루 종일 노닐던 새들도


둥지로 되돌아 갈때는


안부를 궁금해 하는데


가슴에 품고 있던 사람의 안부가


궁금하지 않은날 있겠습니까


 


삶의 숨결이 그대 목소리로 젖어 올때면


목덜미 여미고


지나가는 바람의 뒷 모습으로도


 

비를 맞으며

나 그대 사랑할 수 있음이니


그대 침묵으로 바람이 되어도


바람이 하는 말은


가슴으로 들을 수 있습니다


 




 


 



 


바람을 따라서 흐르다 보니 오늘도 문밖입니다.


바깥세상이라고


작은 한 몸 누일 자리가 없지는 않습니다


문 안팎의 구별이 부질없어서, 그밖에도


온전한 푸르름을 키우고 낙엽을 바람에 다 내어줄 줄 아는


키 큰 나무들 드문드문 삽니다.


 


'배꽃 하얗게 지던 밤에'이철수 판화산문집에서



 




 


 


 



FOEM:그대침묵으로 바람되어도....이해인


MUSIC :Sehnsucht, D.636
Matthias Goerne, Baritone / Elisabeth Leonskaja, Pian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