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의 향기/찻잔 속의 글

기적은 그러니까

vincent7 2016. 8. 13. 14:43



기적은 그러니까



 

 



”내가 좋아하는 사람이 나를 좋아해주는 건

기적이란다.”

 

어린왕자가 그랬지요.

 

세상에서 가장 어려운 건 사람의 마음을

얻는 일이라면서요.

 

여러분은 어떤 기적. 어떤 마법 같은 일을

기다리고 계신가요.

 

보물 가득한 방의 돌문을 열거나

상대방을 마음대로 조종하는 주문

납이 금이 되는 연금술,

그런 건 현실엔 없습니다.

 

우리 입술에 허락된 주문이란 그저

순한 언어로 안녕한지 물어주는 것

‘그럼에도 불구하고‘ 와 같은 몇 음절

그 정도 아닐까요.

 

“우리가 잠시 서로의 눈동자를 들여다보는

것보다 더 큰 기적이 일어날 수 있을까”

 

헨리 소로의 문장에 굳이 기대지 않더라도

이 순간이 바로 기적입니다.

 

다른 곳이 아닌 이 우주, 이 은하, 이 별에서

다른 종이 아닌 인간으로 숨을 얻어서

다른 시간대가 아닌 바로 지금

우리가 이렇게 잠시 마주 하고 있는 것

그것 자체가 말입니다.

 

그러니까 기적은,

일어나는 게 아니라 ‘일으키는‘ 것이 아닐까요..

 

 

허은실  《  나는, 당신에게만 열리는  》중







Saint Privat / Poisson rouge