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의 향기/되새기고 싶은 글

법정스님의 홀로 사는 즐거움, 중에서

vincent7 2016. 7. 28. 22:18



        오늘의 나는 어제의 내가 아니다. 지금 이 자리에 이렇게 있는 것은 새로운 나다. 개울물이 항상 그곳에서 그렇게 흐르고 있어 여느 때와 같은 물이면서도 순간마다 새로운 물이듯이 우리들 자신의 '있음'도 그와 같다. 그러니 흐르는 물처럼 늘 새롭게 살 수 있어야 한다. 그래서 "최상의 선은 물과 같다" 고 했다. 물의 덕은 만물을 이롭게 하면서도 다투지 않고 남들이 싫어하는 낮은 곳에 머문다. 그러므로 물을 도에 가깝다고 한 것이다.
        행복은 문을 두드리며 밖에서 찾아오는 것이 아니다. 내 안에서 꽃향기처럼 들려오는 것이 행복이라고 한다면 멀리 밖으로 찾아 나설 것 없이 자신의 일상생활에서 그것을 느끼면서 누릴 줄 알아야 한다. 철이 바뀔 때마다 꽃과 잎과 열매를, 바람이 숲을 스치고 지나가듯이 무심히 바라보고 있으면 내 안에서도 어느새 꽃이 피고 잎이 펼쳐지고 열매가 열리는 소리가 들린다. 안과 밖이 떨어져 있지 않고 하나가 되면 모든 현상은 곧 우리 내면의 그림자다.
        며칠 전에 항아리에 들꽃을 꽂아 보았더니 항아리가 싫어하는 내색을 보였다. 빈 항아리라야 무한한 충만감을 느낄 수 있다. 텅 빈 항아리와 아무것도 올려 있지 않는 빈 과반을 바라보고 있으면 바라보는 내 마음도 어느새 텅 비게 된다. 무념무상 (無念無想), 무엇인가를 채웠을 때보다 비웠을 때의 이 충만감을 진공묘유(眞空妙有) 라고 하던가, 텅 빈 충만의 경지다. 빈 그릇에서 배운다. 글 : 법정스님, "홀로 사는 즐거움" 중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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