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의 향기/주머니속의 애송시

눈길...고 은

vincent7 2015. 2. 17. 11: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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눈 길

 

                                                                        

                                                                                   - 고 은 


 

 

 

이제 바라보노라.
지난 것이 다 덮여 있는 눈길을
온 겨울을 떠돌고 와
여기 있는 낯선 지역을 바라보노라.

 


나의 마음속에 처음으로
눈 내리는 풍경.

 


세상은 지금 묵념의 가장자리
지나온 어는 나라에도 없었던
설레이는 평화로서 덮이노라.

 


바라보노라. 온갖 것의
보이지 않는 움직임을.
눈 내리는 하늘은 무엇인가

 


내리는 눈 사이로
귀 귀울여 들리나니 대지의 고백.
나는 처음으로 귀를 가졌노라.
나의 마음은 밖에서는 눈길
안에서는 어둠이노라.

 


온 겨울의 누리를 떠돌다가
이제 와 위대한 적막을 지킴으로써
쌓이는 눈더미 앞에
나의 마음은 어둠이노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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