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린 말이 없었다.
/ 박만엽
침묵한다고 해서 서로 하고 싶은 말들이 없었던 것은 아니다.
눈빛을 마주하기가 어색했을 뿐 수도 없는 상상의 나래를 펴고 반항이 깃듯 결백을 쏟아 붓고 있었던 것이다.
침묵하면 할수록 오해가 커질 수 있다는 것을 몰랐던 것도 아니다.
하지만 침묵했던 이유는
사라진 믿음과 증명할 수 없는 결백이 서로 뼈아픈 설움의 응어리가 되어 목 언저리와 가슴 속에 깊이 박혀 말을 할 수 없었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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