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의 향기/주머니속의 애송시

우린 말이 없었다. / 박만엽

vincent7 2012. 11. 7. 11:5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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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린 말이 없었다.

                                                                            

                                                                            / 박만엽

 

 

침묵한다고 해서

서로 하고 싶은 말들이

없었던 것은 아니다.

 

눈빛을 마주하기가 어색했을 뿐

수도 없는 상상의 나래를 펴고

반항이 깃듯 결백을 쏟아 붓고 있었던 것이다.

 

침묵하면 할수록

오해가 커질 수 있다는 것을

몰랐던 것도 아니다.

 

하지만 침묵했던 이유는

 

사라진 믿음과 증명할 수 없는 결백이

서로 뼈아픈 설움의 응어리가 되어

목 언저리와 가슴 속에 깊이 박혀

말을 할 수 없었기 때문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