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을과 겨울사이
나뭇잎이 팔랑거리며
옷 벗는 소리를
흘깃흘깃 곁눈질로 훑으며
감성을 점검할 사이도 없이
가을은 아득한 곳으로 가고 있습니다
시시각각으로 파고들던 그리움
그 틀 안에 갇혀서
터는 일이 혹독하더니만
나무가 몸을 털어
여문 씨앗을 뱉듯이
내 속에 허천나게 갈구했던 것들도
톡 뱉어져 나왔습니다
비명 내질러도 까딱도 않을 기다림마저
가느다랗게 되어 파르르 떨어지고
서글픔만 안고 끝내 홀로 남았습니다
다 떨구어 버리고
서운함에 퉁퉁 불어 있는 마음
녹녹할 때까지
사람들로부터 멀치감치 떨어져 있습니다
가을과 겨울 사이에서
'글의 향기 > 주머니속의 애송시' 카테고리의 다른 글
세상에서 가장 아름다운 초대 / 김종원 (0) | 2012.11.06 |
---|---|
편지-김남조 (0) | 2012.11.03 |
그는 떠났습니다 ... 이정하 (0) | 2012.11.02 |
헤어지는 지금..........류시화 (0) | 2012.11.02 |
갈대...천상병,신경림 (0) | 2012.11.01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