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 외암리 민속마을 - 현대 속 조선을 만난다
우리나라 곳곳에 자리하고 있는 여러 민속마을 중에서도 외암 민속마을은 때묻지 않은 전통마을로 손꼽힌다. 마을은 500여 년 전 예안 이씨 일가가 자리를 잡으면서 지금까지도 조선시대 전통 마을의 원형을 간직하고 있다.
마을을 방문하면 입구를 지키고 있는 장승을 시작으로 디딜방아와 초가지붕, 충청도 고유의 고택과 기와집들이 관광객을 맞는다. 특히 외암 마을에서는 초가돌담길이 유명한데 총 5.3km에 달하는 돌담길은 현대 속 조선시대를 그대로 옮겨놓은 듯 정겹다. 외암 마을은 최근 사극이나 영화 촬영이 진행되면서 영화 마니아들의 발길이 부쩍 늘었다. 대표적인 것만 해도 영화 <취화선>, <태극기 휘날리며>, <클래식> 등이 있고 드라마는 <덕이>와 <야인시대> 등이 이곳에서 촬영됐다.
외암 마을은 현재 국가지정문화재 중요민속자료로 지정해 보존중이다. 전체 60여 호의 가구는 지금도 예안 이씨들이 대거 거주하고 있는데, 하늘을 찌르며 서 있는 반가의 기와집 중 중요민속자료인 외암 참판댁과 아산건재가옥, 도지정 문화재인 외암선생 문헌판각은 눈여겨볼 문화유산이다. 또 다른 멋은 ‘체험’이다. 관광객을 위해 마을에서는 민박체험과 농촌체험을 결합한 팜스테이를 운영중인데 솟대를 비롯해 연 만들기, 탁본 뜨기, 고구마 캐기, 모내기, 굴렁쇠 굴리기 등 다양한 프로그램이 마련돼 있다.
▲교통편 : 기차로 온양온천역이나 아산(온양)버스터미널에서 하차. 강당골행 시내버스를 타면 30분 거리다. 고속철 이용시엔 천안 아산역 앞에서 버스를 타고 온양역으로 이동하면 된다. 승용차는 경부고속국도 천안IC → 21번 국도 → 온양온천 → 39번 국도 → 송악외곽도로 진입통로 → 외암 민속마을
▲숙박과 먹거리 : 온양온천역 주변에는 온천호텔이나 여관이 많아 이용하기 좋다. 또 외암 민속마을 보존회(041-544-8290)에서는 관광객을 위해 팜스테이를 운영중이다.
▲주변 볼거리 : 설화산, 광덕산, 봉곡사, 맹사성고택, 온양온천, 현충사 등
7. 경남 하동군 - 대하소설 ‘토지’ 속으로 떠나다
경상남도 하동군은 ‘토지’의 주요배경이 됐던 곳으로 최근 인기리에 방영됐던 드라마 ‘토지’의 오픈 세트장도 이곳에 있다. 하동군 악양면 평사리 일대에 자리한 최참판댁과 세트장은 실제 평사리 마을과 자연스럽게 어우러져 있어 어느 곳이 촬영장이고 사람이 사는 마을인지 구별하기가 힘들 정도다.
드넓은 평사리 벌판을 굽어보고 있는 최참판댁은 울창한 대나무숲을 등진 채 언덕배기에 자리하고 있다. 초당, 뒷채, 안채, 별당채 등 각 공간에는 소설과 드라마의 상황을 머리에 떠올릴 수 있도록 등장인물 사진과 해당 장소에서의 주요 장면을 설명해 놓아 마치 이야기 속의 주인공이 된 듯한 느낌마저 자아낸다.
최참판댁 옆에 위치한 드라마 오픈세트장도 둘러볼 만하다. 이곳은 단순히 드라마 촬영만을 위한 것이 아니라 평사리 민속문학마을 가꾸기 사업의 일환으로 제작돼 아기자기한 맛을 풍기면서도 튼실하게 지어졌다. 20동의 초가와 물레방아, 읍내장터 등 소설 속 평사리 마을을 그대로 재현해 놓았으며, 최참판댁과 마찬가지로 드라마 장면 사진과 설명을 단 입간판이 있어 책장을 넘기듯 소설 속으로 방문객들을 빠져들게 한다.
하동군에 왔다면 이외에도 놓치지 말아야 할 것들이 있다. 하동은 섬진강과 지리산, 그리고 남해와 한려해상국립공원을 보듬은 천혜의 관광지로 발길이 닿는 곳마다 구수한 고향의 정취를 자아낸다. 특히 화개장터와 쌍계사는 필수 경유지로 꼽힌다. 어느 노래가사처럼 ‘전라도와 경상도를 이어주는’ 화개장터, ‘있을 것은 다 있고 없을 것은 없다’는 이곳은 우리나라 5대 시장 중의 하나다. 현재 화개장터는 과거의 영화가 여전하지는 않지만 물건을 구경하고, 흥정하는 사람들의 진지함은 여전히 활기차다. 일주문과 청학루 등 수많은 문화재를 간직한 쌍계사는 섬진강변 국도부터 사찰까지 이르는 벚꽃터널이 유명하지만 한적한 길을 따라 오르는 가을 정취도 남다르다.
▲교통편 : 경부고속도로를 타고 내려오다가 통영-대전 고속도로로 옮겨타고 함양과 진주를 지나 하동IC로 빠져나오면 된다.
▲숙박과 먹거리 : 구례에서 하동에 이르는 길목에 위치한 미리내호텔이 하동군에서 유일한 관광호텔이다. 이외에도 쉬어가는누각모텔, 죠이랜드청학텔, 그랜드모텔, 화개파크 등의 모텔이 곳곳에 위치해 있다. 먹거리로는 시원하고 수수한 국물이 일품인 섬진강 재첩국이 빼놓을 수 없는 지역별미다. 하동의 야생녹차도 유명하다.
▲상세정보 : 하동군청 문화관광과 055-880-2360/ www.hadong.go.kr
8. 영월 김삿갓 유적지 - 방랑시인 김삿갓의 문학과 풍류
‘병연’이라는 본명이나 ‘난고’라는 호보다 ‘김삿갓’이라는 이름으로 더 유명한 조선의 방랑시인 김삿갓. 강원도 영월군 하동면에는 그의 문학세계를 한눈에 볼 수 있는 김삿갓 시비와 문학의 거리, 묘와 생가 등이 자리한 김삿갓 유적지가 자리하고 있다.
난고 김병연은 순조11년 홍경래의 난 때, 조부 익순이 홍경래에게 항복한 죄로 폐족된 이후 황해도 곡산으로 피신해 성장했다. 20세가 되는 해 장원급제를 했으나 그 내용이 조부를 모욕한 것이어서 관료의 길 대신 참회의 길을 택한다. 그의 시들은 조선후기 시대를 비판하는 해학과 풍자, 풍류를 담고 있어 많은 이들의 사랑을 받았다. 영월군 하동리 노루목은 경북 영주와 충북 단양이 경계를 이루는 3도 접경지역으로 산맥의 형상이 노루가 엎드려 있는 듯 보여 노루목이라 불린다. 이곳의 정취는 김삿갓이 생전에 ‘무릉계’라 칭했을 만큼 빼어난 경치를 자랑한다.
영월군은 태백산맥에서 갈라져 김삿갓 유적지에 이르는 계류를 ‘김삿갓 계곡’이라 이름 붙였으며 매년 10월초에는 ‘난고 김삿갓 문화 큰잔치’를 개최하고 있다. 이 시기 하동면을 방문하면 추모제와 퍼포먼스, 관광객이 참여하는 떡매치기, 칡 술 시음 등 다양한 행사와 대규모 백일장이 개최된다. 올해 축제는 10월7일부터 10일까지 열린다. 가족과 함께라면 2003년 10월에 개관된 김삿갓 문학관도 들러볼 만하다. 이곳에서는 멀티미디어를 활용한 다양한 자료가 상영돼 이해를 돕는다. 오전9시부터 오후6시까지. 입장료는 어른 2,000원, 어린이는 1,000원이다.
▲교통편 : 대중교통편을 이용할 경우 영월 기차역이나 영월 버스터미널에서 하차, 하동시내행 버스를 이용한다. 승용차는 영월 → 595번 지방도로를 따라 10km 정도 진행 → 고씨동굴과 단양 방면 삼거리에서 직진 → 김삿갓 유적지입구 팻말을 따라 들어오면 된다.
▲숙박과 먹거리 : 김삿갓 계곡을 중심으로 숙박과 음식점을 겸한 민박이 즐비하다. 김삿갓식당민박(033-374-9666), 산사랑민박(033-374-1191), 사리골민박(033-374-0088) 등이 있다.
▲주변 볼거리 : 조선민화박물관, 고씨동굴, 묵산 미술관 등
▲상세정보 : 영월군청 문화관광과 033-370-2255
9. 템플스테이 체험 - 고요한 산사로의 초대
가을은 들떴던 마음을 차분히 가라앉히는 계절이기도 하다. 이번 가을엔 단풍으로 곱게 물든 사찰을 찾아 몸과 마음을 위한 여행을 떠나 보는 것도 좋겠다.
조용한 사찰의 침묵을 깨는 것은 나지막히 울리는 풍경소리뿐이다. 사찰에 들어서면 스님들이 두 손을 모아 합장하며 반갑게 맞아준다. 옷을 갈아입고 나와 먼저 다도체험을 시작한다. 스님을 따라 조심스럽게 차를 우려내 본다. “첫 번째는 쓴맛, 두 번째는 단맛, 세 번째는 짠맛, 네 번째는 떫은 맛”이 난다는 스님의 설명에도 처음엔 도무지 차이점을 못 느끼겠다. 몇 번씩 반복해 보니 새삼 깨달음이 온다. ‘아, 차 맛이 이렇게 다르구나.’
사찰 체험에 빠지지 않는 것이 발우공양이다. 스님들과 함께 죽 일렬로 늘어 앉아 스님의 설명대로 발우공양을 시작한다. 발우공양은 생각만큼 쉽지 않다. 처음 해보는 발우공양에 긴장할 법도 하다. 반찬도 몇 가지 안 되는 식단에 공양을 마친 후에는 백김치를 이용해 밥그릇을 슥슥 닦아 가며 설거지를 하고 천수물을 깨끗하게 받아내야 한다. 천수물을 깨끗이 받아내지 못한 줄은 다시 그 물을 나눠 마시게 된다. 발우공양을 마치고 나면 음식의 귀중함을 몸소 느끼게 된다.
사찰의 저녁이 깊어 가면 소리 체험과 저녁 예불에 나서게 된다. 일반인들에게는 허용되지 않는 사찰 범종을 쳐 볼 수 있는 시간도 마련된다. 가족들끼리 돌아가며 소망을 담아 범종을 울리다 보면 가족들간의 사랑도 더욱 새록새록해진다.
▲상세정보 : www.templestaykorea.net
10. 여수 섬여행
여수는 ‘멋’과 ‘맛’이 살아 넘치는 곳이다. 바다와 섬들로 둘러싸인 수려한 풍광은 둘째 치더라도, 회 한 접시만 주문해도 한 상 가득하게 맛깔스러운 요리들을 차려내오는 넉넉한 인심이 여행길을 더욱 풍성하고 즐겁게 만들어 준다. 꼭 빼놓을 수 없는 코스는 바로 섬이다. 여수는 약 300여 개의 부속 섬들을 거느리고 있는 섬들의 천국이다.
인근 바다를 항해하다 보면 곳곳에 나타나는 섬들이 오히려 섬들의 바다를 지나고 있다는 기분이 들게 한다. 이 중 오동도는 1968년 한려해상국립공원으로 지정된 바다 위의 화원. 특히 동백꽃의 고향이라 불릴 만큼 섬 곳곳에 동백나무 군락이 조성돼 동백꽃이 절정을 이룰 때면 섬 전체가 진한 동백향으로 물든다. 이것뿐이랴. 오동도에는 약 190여 종에 이르는 희귀 수목들이 빽빽이 들어서 있어 이를 둘러보는 재미가 쏠쏠하다.
혹시 여수에 공룡이 살았다는 이야기를 들어본 적이 있는지. 반도 끝자락에서 배로 약 15분 정도 떨어진 거리에 위치한 사도는 천연 기념물 제434호인 공룡 화석지와 바닷길이 열리는 현대판 모세의 기적이 일어나는 곳이다. 특히 1억년 전 나무가 퇴적된 것으로 보이는 규화목 화석층도 볼 수 있다. 섬 한바퀴 도는 데 30분 정도밖에 걸리지 않는다.
여수 섬 관광에서 빼놓을 수 없는 곳이 바로 거문도, 백도이다. 여수항에서 뱃길로 약 1시간30분에서 2시간 정도면 다도해해상국립공원으로 지정된 거문도에 도착한다. 거문도에서 날씨가 좋은 날은 저 멀리 제주도 한라산이 보인다고 한다. 그래서인지 거문도에서는 제주도의 향취가 은근슬쩍 느껴지기도 한다. 제주도에서만 먹을 수 있다는 갈치회를 거문도에서도 맛볼 수 있는 것을 보면 맞는 말인 것 같다. 천상의 비경이라는 찬사를 받는 백도는 거문항에서 유람선을 타고 약 40분 정도 가야 한다.
백도 유람을 더욱 재밌게 하는 건 기암 괴석들에 얽힌 여러 전설과 이야기들이다. 성모 마리아상을 닮은 바위, 거북이와 같은 괴석 등 사람들이 부여한 의미로 인해 백도는 단순한 볼거리를 넘어 더욱 정겨운 느낌이 더한다.
▲교통편 : 거문도와 백도는 여수항에서 여객선이 출발한다. 사도는 부정기 여객선이 있으며 돌산대교에서 약 1시간30분 걸린다.
▲숙박과 먹거리 : 여수에는 시설이 좋은 숙박시설들이 많이 있다. 벨라지오관광호텔(061-686-7977), 노블레스관광호텔(061-691-1996) 등이 있으며, 먹거리로는 장어, 한정식, 돌산갓김치 등이 유명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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