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의 향기/주머니속의 애송시

그리운 당신 오신다니 ... 안도현

vincent7 2012. 6. 24. 17:18

그리운 당신 오신다니 ... 안도현

그리운 당신 오신다니
어제도 나는 강가에 나가
당신을 기다렸습니다.
당신이 오시려나 하고요
보고 싶어도
보고싶다는 말은 가슴으로 눌러두고
당신 계시는쪽 하늘만 바라보며 혼자 울었습니다.
강물도 제 울음소리를 들키지 않고
강가에 물자국만 남겨놓고 흘러갔습니다.

당신하고 떨어져 있는 동안
강둑에 철마다 꽃이 피었다가 져도
나는 이별 때문에 서러워하지 않았습니다.
꽃진 자리에 어김없이 도란도란 열매가 맺히는
것을
해마다 나는 지켜보고 있었거던요.
이별은 풀잎끝에 앉았다가 가는 물잠자리의 날개처럼 가벼운것임을.
당신을 기다리며 알았습니다.
물에 비친 산그림자 속에서 들려오던

뻐꾸기 소리가 당신이었던가요
내 발끝을 마구 간질이던 그 잔물결들이 당신이었던가요
온종일 햇볕을 끌어안고 뒹굴다가
몸이 따끈따끈해진 그 많은 조약돌들이
아아, 바로 당신이었던가요.

당신을 사랑했으나
나는 한번도 당신을 사랑한다 말하지 못하고
오늘은 강가에 나가 쌀을 씻으며
당신을 기다립니다.

그리운 당신이 오신다니
그리운 당신이 오신다니.

 

 

 

 

 

Forever / / Ocarina