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엇보다 등산에서의 절정은 정상에 도착한 후 밑을 내려다보는 순간이다.
아둥바둥 사는 삶의 터전이 여기서 보니 아무 것도 아니구나 하는 생각이 든다.
모든 종류의 엔도르핀이 쏟아지는 기분이다.
사람이 기분이 이렇게도 좋아질 수 있다는 사실이 신기하다.
첫째, 올라갈때의 그 헐떡거림을 좋아한다. 서서히 몸이 달구어지면서 등에서부터 땀이 나기 시작한다.이무에도 땀이 나고, 깔딱 고개를 오를 때면 가슴이 터질 듯하다. 나는 그 순간을 가장 좋아한다. 그 동안의 수고, 고민, 갈등, 피곤함이 땀에 묻어 다 나오는 느낌이다. 헐떨거림에 섞여 다 공중으로 사라지는 착각을 한다. 산행 중에는 머릿속도 깨끗이 정리된다. 불필요한 걱정, 쓸데없는 생각, 막연한 불안감, 사람에 대한 미움과 갈등 등이 씻은 듯이 사라진다. 육체적으로 힘들면 그런 것들이 얼마나 영양가 없는 일이란 것을 새삼 느낄수 있다.
둘째, 등산을 하면 내 자신에 대해 좀 더 알 수 있다. 특히 몸 상태를 점검할 수 있는 좋은 기회이다. 오랫동안 담배를 피던 내가 담배를 끊게 된 것도 등산을 하면서이다. 숨 가쁜 것이 장난 아니란 것을 본능적으로 느낄 수 있었기때문이다. 몸무게를 많이 줄여야겟다는 결심도 하게 된다.엔진 사이즈는 변하지 않았는데 차체 무게가 10킬로이상 늘었으니 차가 잘 움직이지 않는 것은 당연한 일이다.
셋째, 머리가 맑아진다. 초반의 숨가쁨이 어느 정도 지나면 머리가 맑아지는데 최근에 이렇게 머리가 맑은 적이 있었는가 하는 생각이 든다. 육체적인 힘듦은 머릿속을 맑게 한 것이다. 내가 얼마나 띵한 상태로 살고 있었는지 그런 상태에서 중요한 의사결정을 했는지 반성도 하게 된다. 당연히 생각하지 못했던 아이디어가 떠오르기도 하고, 잘못된 의사결정에 대해 반성도 하게 된다. 연락하지 못하고 지냈던 친구 생각도 나고, 소홀히 했던 고객의 얼굴도 떠오른다. 새로운 결심도 하게 된다. 고민했던 것에 대한 해결책도 떠오른다.
넷째, 중간의 휴식 시간도 내가 좋아하는 시간이다. 정상에 도착하기 전 땀을 흘린 후 마시는 생수 한 모금, 사과한쪽, 그리고 잠시의 숨 고름... 아직 정상에는 모 올랐찌만 오르는 순간순간 그 과정이 나는 좋다.
다섯째, 등산 후에 먹는 파전과 동동주, 땀을 흠뻑 적신후에 하는 사우나도 일품이다. 세상에 그렇게 맛있는 음식이 있을 수 있을까?사우나도 그렇다. 일주일 간의 피로와 노곤함, 산에서 흘림 땀, 등산으로 인한 온몸의 결림이 씻은 듯이 사라진다. 그리고 그 후에 오는 나른함과 쾌감은 그 무엇괃도 바꿀 수 없는 즐거움이다. 정말 세상에 부러울 것이 없다는 생각이 든다. 등산을 하고, 사우나를 한 후에 "나 같은 놈은 정말 죽어야 해, 이것은 사는 것도 아니야..."라는 생각을 하는 사람이 있을까? 그런 생각이 들기나 할까?
등산은 운동을 하면서 동시에 생각을 할 수 있는 특성을 갖고 있다. 심장을 튼튼하게 하면서 동시에 머리 속을 맑게 한다. 등산은 최고의 명상기회를 제공한다. 등산만큼 쓸데없는 생각을 버리는 기회도 없다. 등산만큼 머리를 맑게 하는것도 없다. 등산만큼 내게 반성의 기회를 제공하는 것도 없다.
무엇보다 등산에서의 절정은 정상에 도착한 후 밑을 내려다보는 순간이다. 아둥바둥 사는 삶의 터전이 여기서 보니 아무 것도 아니구나 하는 생각이 든다. 또 도저히 오를것 같지 않던 정상도 한 발 한 발 오르니 결국은 오를수 있구나 하는 생각도 하게 된다. 이것저것 따지기에 앞서 그 상쾌함과 통쾌함은 말로는 표현하기 힘들다. 모든 종류의 엔도르핀이 쏟아지는 기분이다. 사람의 기분이 이렇게도 좋아질 수 있다는 사실이 신기하다.
등산이 좋은 것은 무엇보다 인생과 비슷하기 때문이다. 오를 때가 있으면 내려갈 때가 있다는 것, 올라갈 때보다는 내려갈 때 조심해야 한다는 것, 힘들기도 하지만 그 만큼 좋은 순간도 있다는 것, 목표도 중요하지만 과정도 중요하다는 것, 같이 오르지만 결국 혼자만 가야 하는 길이라는 것 등 많은 깨달음을 준다. 그래서 나는 산이 좋다.
- 한근태 ㅣ 한스컨설팅 대표,서울과학종합대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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