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의 향기/찻잔 속의 글

내게도 사랑이 다시 올까?

vincent7 2012. 6. 18. 02:00

내게도 사랑이 다시 올까?

사랑 없이 우리가 살아갈 수 있을까? 불가능하다. 우리는 외로운 존재이기 때문이다. 비록 사랑이 외로움보다 수명이 짧기는 하다고 해도, 사랑을 하지 않고는 살 수 없다는 것은 꼬마 아이들도 안다. 20대에는 그랬다. 결혼 전에는 그랬다. 밥은 안 먹어도 사랑은 먹어야 했다. 그렇지만 나이가 들어, 결혼을 하면 상황이 바뀐다. 역설적으로 '사랑? 그까짓 것!' 하는 식의 태도가 더 편하다. 사랑 타령은 유행가에나 있고, 사랑에 목매는 사람들은 약한 존재이거나 세상물정 모르거나 아니면 복에 겨운 사람 취급을 당한다. 사랑? 애들 짓거리가 된다.

얼마 전 30~40대 주부를 대상으로 하는 필자의 백화점 강연회가 있었다. '내게도 사랑이 다시 올까?'라는 제목으로, 주부들의 사랑을 다룰 예정이었다. 너무 주제가 좋다는 담당 직원의 기대에도 불구하고, 수강 인원이 너무 적어서 폐강을 했다. 창피한 마음보다는 답답한 마음이 들었다. 또 얼마 전 필자의 저서 < 스타트 신드롬 > 에 관해 독자들과의 대화 시간에도 같은 답답함을 느꼈다. 너무 솔직해서 유익했다는 이 모임에서, 한 주부가 남편 이외의 남자를 사랑해 몹시 괴롭지만 남편과 다시 시작하고 싶다는 고백을 했는데 모두 공감했다. 심지어 눈물을 흘리는 분들도 있었다. 하지만 그분 이외에는 결코 자신의 사랑 이야기는 하지 않으려 했다.

< 우먼센스 > 에서 조사한 남편 이외 사람과의 사랑에 대한 기혼 여성의 태도를 보아도 마찬가지이다. 이 조사에서 보면 남편 이외의 사랑이 있는 사람이 10명 중 2명이 약간 넘는다. 하지만 남편 이외의 사랑이 필요한 사람은 10명 중 6명 이상이나 되며, 나 말고 다른 사람 중 적어도 10명 중 3명 이상은 틀림없이 남편 이외의 사랑이 있을 것이라고 판단하는 사람은 절반이 넘는다. 풀어보자면, '나도 사랑이 필요하기는 하지만, 난 아니고 넌 그렇고 그래!'라는 식이다.

왜, 그녀들은 절대 바람은 아니라면서 선을 넘지 않는 일종의 일탈을 꿈꾸는가? 일탈을 부추기는 것은 애정에 대한 욕구 때문이다. 태어나자마자부터 생긴 이 욕구는 세월이 흘렀다고 사라지지 않는다. 어느 광고 카피처럼 '아내가 아닌 여자'로 대접받고 싶은 마음에 '남편이 아닌 남자'를 찾는다. 하지만 양심과 도덕으로 무장한 초자아는 선을 넘지 못하게 한다.

그러면서도 남들 이야기만 늘어놓는 이유는 무엇일까? 남의 비밀을 훔쳐보고 싶은 관음증적 호기심 때문이다. '나는 도덕적이지만 너희는 아닐걸!' '내가 하면 로맨스지만, 너희가 하면 불륜이야!' 하는 나르시시즘 때문이기도 하다.

다른 사람 사랑 이야기에 쏟는 관심을 내 사랑에 쏟는다면 인생은 훨씬 행복해진다. 내 남편이 남자로 돌아와 나를 여자로 보게 만드는 것은 몇 가지 원칙이 있으니 이것부터 실천해보자.

먼저 사랑의 중심은 나 자신이라는 사실을 명심해야 한다. 30~40대가 다른 사람들의 불륜에는 열광하면서도 자신의 사랑에는 눈뜬장님처럼 행동하는 이유 중의 하나는 사랑의 중심이 밖에 있기 때문이다. 자신이 사랑의 주체이며 목적이라는 것을 잊지 말기 바란다. 사랑은 자신이다.

두 번째는 표현의 문제이다. 사랑은 표현해야 한다. 상대에게 사랑의 표현을 요구해야 한다. 자신을 표현해야 상대가 안다. 서로를 모르면 오해가 생기게 마련이다. 물론 절제와 인내의 미덕도 반드시 지녀야 한다. 하지만 사랑에 있어서는 가능한 한 많이 표현했으면 한다. 얻는 것이 잃는 것보다 많다.

세 번째는 사랑의 기초적인 원칙을 지키는 것이다. 사랑은 호기심과 매력에서 시작하지만, 배려와 친밀감으로 무르익고, 신뢰와 존중으로 지켜나가는 것이다. 결혼생활이 어느 정도 익숙해지면 호기심과 매력만으로는 물론이고, 배려와 친밀감만으로도 사랑을 지키기는 어렵다. 서로를 믿고 업신여기지 않음이 더 중요하다. 적절한 타이밍을 읽고 행하는 기술을 익혀야 한다. 사랑도 기술이다.

글쓴이 김진세 박사는…
여성 심리와 스트레스에 관한 연구를 하며 여자보다 여자 마음을 더 잘 아는 정신과 전문의로 통한다. 고려대학교 의과대학과 동 대학원을 졸업하고, 여성 정신 건강에 관한 논문으로 신경정신과학 의학박사 학위를 받았다. 파리6대학 의과대학에서 메조테라피 학위를 획득했고 현재 고려제일신경정신과 원장, 한국성과학연구소 이사로 있다. 저서로는 < 심리학 초콜릿 > , < 스타트 신드롬 > 등이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