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다는 언제나 상큼하다.
폭풍우 몰아치는 바다는 먼발치에서 그냥 바라보기만 해야 하지만
하늘도 푸르고 바다도 푸른 날
배를 타고 바다로 나아가면 세상이 온통 나를 위한 축복인양 느껴진다.
송악산 선착장에서 유람선을 타고 마라도를 향해 떠난다.
일본군이 만들어 놓은 진지동굴이 늘어서 있다.
드라마 대장금의 촬영장소로도 알려져 있지만
강제 노역 동원으로 도민의 피와 땀과 한이 서린 곳이다.
배는 거침없이 물살을 가르며 남쪽으로 향한다.
고개를 돌리면 가파도가 보이고
뒤돌아보면 산방산, 송악산, 사계리 해안이 그림처럼 펼쳐지고
한라산은 아스라이 자리하여 넉넉한 모습으로 섰다.
마라도가 점점 다가선다.
북위 33도 6분 33초, 동경 126도 11분 3초, 국토의 최남단에 떠 있는 섬이다.
세계 해도에 표시된 등대가 있으며
섬 전체를 뒤덮다시피 한 천연잔디가 아름다운 곳이다.
30여분의 항해 끝에 선착장에 내리면
몰려 나온 골프카트로 정신이 사납다.
널널이 걸어도 한시간 반이면 섬을 한바퀴 돌텐데...
차라리 더 재미있을 것 같은 자전거들은
천덕꾸러기가 되어 빈 자리만 채우고 있다.
0.3㎢의 조그만 면적이지만
해안은 대부분 가파른 절벽으로 이루어져 있고
평평한 너른 들이 펼쳐져 자연풍광이 수려하다.
2000년 7월, 섬과 주변 해역은 천연기념물 423호로 지정됐다.
그저 바라만봐도 가슴이 확 트인다.
부지런히 고개를 돌리는만큼
가슴에 쌓이는 것은 평화와 안식의 여유다.
걸어야 마라도의 맛을 느낀다.
인구는 얼마 되지 않지만
성당도, 교회도, 사찰도 있다.
마라도의 남단.
하늘에 살고 있는 천신이
땅에 살고 있는 지신을 만나기 위하여
내려오는 길목이라고 한다.
고즈넉이 저 벤치에 앉아 기다리면
문득 천신을 만나는 행운이 오지는 않을까?
마라도에서 먹는 짜장면도 추억이다.
원조임은 내세우는 집을 찾아도 좋고
이창명의 짜장면 시키신 분을 찾아도 좋고..
5천원의 가격이 좀 비싸 보이지만
최남단에서 먹는 해물짜장이니까.
마라도.
빚진 게 있으면 갚아도 좋고 말아도 좋대서
가파도와 마라도라는 우스개 얘길 떠올린다.
와도 그만, 말아도 그만.
마라도는 그 모습으로 늘 그자리에 서있을 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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